HSP 크리에이터가 계속 만드는 이유
지난 글에서 ‘감정의 파도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일을 ‘좋아하게 된’ 이유에 대해 조금 나눠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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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가 이렇게 오래 SNS를 운영하고
콘텐츠 만들기에 재미를 느끼게 될 줄,
사실 나 자신도 몰랐다.
요즘 사람들의 SNS에 대한 시선은 참 이중적이다.
매일 쓰면서도 경계하고,
부러워하면서도 의심하고,
어쩌면 살짝 깔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처럼 자극에 예민한 사람이
이 세계를 두 해 넘게 경험하며
지금도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건,
그 안에 분명히 나만의 이유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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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가 되기로 한 건
처음부터 열정이 넘쳐서가 아니었다.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나는 이제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갇혀 있던 그 시기,
조용한 곳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고
그 방법 중 하나로 ‘콘텐츠 만들기’를 택했을 뿐이다.
나는 이미 한 번,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직업을 내려놓은 경험이 있다.
그때 알게 됐다.
내가 아무리 정체성을 쌓아도,
그건 바깥의 조건 하나로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이제는,
이 일에 사활을 걸지 않는다.
나를 구성하는 수많은 조각 중 하나로
이 일을 바라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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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나도 의심했다.
이런 평범한 일상을 누가 궁금해할까?
나는 백수 아줌마고,
가끔 우울하고,
별일 없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그런 나의 이야기를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이 신기했고, 고마웠다.
콘텐츠를 찍기 위해
익숙한 공간을 다시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그 사물이 낯설게, 혹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찍어보며
나는 내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내가 사는 삶도 꽤 괜찮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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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만나는 사람은 비슷해지고
가는 곳만 가게 된다.
편하지만, 좁아진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니
다양한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이도, 지역도, 직업도 다르지만
나의 취향과 감정에 공감한 사람들.
어느 순간
나보다 7살, 15살 어린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서로의 마인드셋, 일하는 방식,
요즘 세대의 트렌드까지
배우는 입장이 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나’를 진심으로 드러내는 것만으로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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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도파민을 자극하는 SNS 구조가 버겁다.
기분이 출렁일 때면,
댓글 하나에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일을 계속하고 있다.
왜냐하면 콘텐츠는
나를 괜찮게 여길 수 있게 해주는 하루의 시선이자 연결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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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당신의 일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나요?
• 요즘, 새롭게 연결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 콘텐츠를 만든다면, 당신만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브런치 글은 매주 수요일, 토요일에 발행됩니다>
당신의 리듬에도 조용히 스며드는 이야기로,
매주 두 번 찾아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