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얼마간은 내가 무슨 정신으로 지냈는지 모르겠다. 무슨 글을 여기에다 써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무엇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글을 써 본다.


출근 못 하고, 밥 못 먹고, 잠은 너무나도 많아졌고.

생각이 처음에는 많았는데,,, 지금은 뇌가 정지된 것 같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이불 빨래만 하루에 5개를 하고,

청소도 하고 하고 또 한다.

그리고 잠을 잔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위험한 생각이나 행동 따위 하지 않기 위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아무거나 하고 있다.


이러다간 정말 일 날 것 같아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검사를 하고 오랜 시간 상담을 했다. 내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전문의는 자기도 모르게 '헉!' 하며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그냥 자동처럼 나오는 리엑션이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버텼냐며, 마음이 정말 힘들었겠다는 말만 계속했다.


40대 중반. 그래도 이런저런 많은 일을 경험했고, 이제는 웬만한 일은 그냥 훌훌 털어버릴 수 있다 생각했는데, 믿을 수 없는 이런 일이.. TV에나 나올 법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게다가 그걸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하는 사악한 인간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살아온 그래도 선하다 믿었던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나약한 존재이다.

작가의 이전글이 답도 없는 소스오패스, 어쩌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