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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힛시커 Mar 09. 2022

프로 열정러들에겐 이렇게 말해 주세요

걱정은 제가 알아서 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늘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하고 바쁜 일상에서 보람을 느끼는 저, 이런 제가 들으면 더 힘이 나는 말은?


저와 비슷한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싶어 글을 써 봅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요즘 들어 유독 한 오래된 친구의 말이 종종 불편하게 들릴 때가 있는데,

말의 의미 그대로를 놓고 보면 전혀 그럴만한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나는 왜 듣기 불편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예컨대 이런 말입니다.


힛: 와 오늘 진짜 정신없었어, A 하고 B 하고 C 하고 나니 저녁이네!

친구: ㅠㅠ제발 좀 쉬어 ㅠㅠㅠ왜 그리 바쁘게 살아




겉보기에는 전혀 기분 나쁘게 들릴 것이 없는 말이고, 친구의 의도도 선했을 거예요 (쓰고 보니 제가 나쁜 것 같아요..ㅎㅎ) 그렇지만 저는 이런 말을 들으면 뭔가 막힌 기분이 들면서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더라고요.

이 대화를 좀 더 파헤쳐보면 저에겐 이렇게도 들립니다.






힛: 와 오늘 진짜 정신없었어, A 하고 B 하고 C 하고 나니 저녁이네!

(휴 오늘 할 거 후다닥 다 끝내니 후련해! 뿌듯하다 헤헤)

친구: ㅠㅠ제발 좀 쉬어 ㅠㅠㅠ왜 그리 바쁘게 살아

(여유 있게 지내는 게 좋은 건데..)






저같이 자투리 시간까지 아껴가며 무언가 하길 좋아하고 또 그렇게 해내는 것에서 큰 보람을 느끼며, 그래야 뿌듯함을 안고 발 뻗고 꿀잠 자는 분들, 내가 정의하는 "생산적인 하루"에 집착하는 분들이라면 이 친구의 말을 제가 왜 마냥 '아! 날 걱정해 주는구나. 너무 고맙다' 로만 들을 수 없었는지 이해하시려나요?


가끔은 내 가치관을 부정당하는 것도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는 그런 묘한 기분 (저 좀 예민하죠? 아 인정..)



친구를 흉보려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가치관, 성향, 상황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목표를 위해 매일의 시간을 투자하며 꽉 채워 사는 것에서 큰 만족감과 보람을 느끼는 반면, 제 친구는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을 여유 있고 평온하게 보내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저는 많은 브런치 글에서 밝혔듯 언젠가 꼭 제 일, 제 사업을 하고 싶고 그것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것을 위해 시간을 갈아 넣는 것에 타격감이 없지만 제 친구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며 퇴근 후 워라밸을 매우 중시합니다.


저는 지금의 안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친구는 지금의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저는 미래를 상상하며 지금 노력하는 것이 행복하고, 친구는 지금 당장 즐기는 것이 행복합니다.




둘 중 누구도 틀리거나 잘못된 것은 없지요.

다만 이런 성향 차이 때문에 좀 쉬라는 걱정이 걱정 그 자체로 들리기보다는 김이 샐 때도 있습니다.




반면 제가 들었던 말들 중 힘이 되었던 것은 요컨대 아래가 있습니다.

진심이건,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이던지요.


오늘도 열심히였네? 참 너답다

얼른 쉬어! (걱정하는 말투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나음)

대체 그런 시간은 어디서 나는 거야? 대박

고생했네 내일도 더 파이팅하자!

etc.



우리 꼭 누구에게 인정받으려고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괜한 노력이라고 치부하는 듯한 걱정 어린 말투보다는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그냥 그렇게 인정해주는 - 그런 반응들이 제게는 개인적으로 참 큰 힘이 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분 계시지 않나요? 열정 옆에 열정 있으면 더 시너지 확 나는.


물론.. 제가 삶을 대하는 온도가 뜨거운 편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혹시 주변에 저처럼 바삐 사는 걸 좋아하는 지인들이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그 생활을 그렇게 막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은 않는다면? 80% 이상의 확률로 그분들은 그 루틴이 본인에게 맞는 거고, 가만히 쉬라고 하면 더 병나는 분들일 수 있어요.... (마치 저처럼요.)


이런 분들에게는 걱정보다는 차라리 "더 해! 더 바빠보라고!!!" 하면서 ㅋㅋㅋ 응원을 해 주시면 영양제 꽂아준 식물처럼 더 빠르게 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자가 발전으로 동력을 내는, 어찌보면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이들에게 여러분이 가진 응원의 기름을 나누어 주세요!


그게 참 그렇게 고맙고, 그런 분들이 제겐 힘들 때도 주저없이 힘들다고 털어놓을 수 있는 안식처가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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