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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힛시커 Sep 30. 2022

요즘 세상 좋은 세상: 비전문가라서 오히려 좋아 (3)

비전문가의 그림 편

저는 이 글을 보는 분들 100명 중 100명이 다 저보다 그림 잘 그리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어떻게 장담하냐고요?



https://brunch.co.kr/@heatseekerkr/44


https://brunch.co.kr/@heatseekerkr/45






비전문가의 그림 그리기/디자인


-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 누구나 무언가 끄적일 수는 있으니까


제가 100이면 100 저보다 잘 그리실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그리려는 게 박물관에 걸려 길이길이 보존되거나 그림 전문가 품평회에 출품해 기술적으로 요모조모 뜯겨 볼 엄청난 예술작품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비전문가/비전공자가 온라인 세상에 나만의 그림을 선보이기 좋은 이유는 우리는 그들과 리그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림 그리는 시장에 진출할 때 나 자신과 전문 미술인/디자이너 분들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와 그분들의, 소위 말해 '노는 풀'이 다르거든요.


어제 올렸던 '비전문가의 유튜브 활동' 관련 글에서도 살짝 언급했듯, 대부분의 비전문가가 활동할 이쪽 리그는 정답도 규칙도 없습니다. 그림 실력이 뛰어나야지만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림을 못 그린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에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진리가 그렇듯 너무 뻔한 이 말이 정답인 것 같아요.

내 그림을 소비해줄 타겟층을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의 흥미를 유발할 콘텐츠만 잘 기획한다면 그림을 못 그려도 기본적인 드로잉 툴과 시간을 투입해 '성공'할 수 있다.

이걸 가지고 이렇다 할 성공을 해서 어떻게 하면 100% 성공할지를 여러분께 알려드리면 참 좋을 텐데, 저도 이 진리를 마음과 머리에 품고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도하고 있는 과정이에요. 다만 정말 여러 차례 겁 없이 시도해 본 사람으로서의 경험담과 느낀 점, 그리고 여러분들의 열정에 불 지피기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모티콘 그리기


예전에 썼던 브런치 글에서도 밝힌 적 있는데, 저는 한 때 너도나도 다 해본다던 '이모티콘 작가 되기'에 도전했던 시기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카카오에는 4번 출품했지만 떨어지고, 네이버 OGQ 마켓에 하나를 등록하게 되었어요. 당시 네이버 OGQ 마켓은 작품만 냈다 하면 거의 등록시켜 준다고들 말하던 매우 진입장벽이 낮은 플랫폼이었고 그렇게 쉬운 만큼 수익적인 측면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돌아오는 게 없었던, 그냥 OGQ에 내 그림 이모티콘으로 등록됐다~ 정도의 의미로 간직할 수 있는 정도였지요. 그렇지만, 저는 해 본 거잖아요!


저는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제 그림에 특별한 개성이나 매력이 묻어나는 특별한 센스가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퇴근 후 남는 시간 활용해 그림을 구상하고 그리고, 강의를 듣고, 수정해 가면서 여차저차 작품을 완성해 출품을 했어요.


이전에 브런치에 한번 올렸던 이모티콘 작가 도전 관련 글 일부





제가 만든 이모티콘들은 미승인되었으니 승인받는 팁 같은 건 알려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도전했던 2020년쯤 막 유행을 탈 시기라 이제 막 유튜브 영상이나 탈잉 같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이모티콘 그리기 강의가 막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정말 뜻이 있다면 찾아 배울 수 있는 경로가 아주 많습니다.


저는 이모티콘을 그려보면서 예전에 '와 이런 이모티콘으로 돈을 번다고?', '이 정도면 발로 그린 거 아냐?' 했던 생각들을 모두 접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해 보니 그 발로 그린 것 같은 단순한 낙서 같은 이모티콘들도 정말 손이 많이 가고, 역설적이게도 그 작가님들이 "대충 그린 느낌을 내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그렸을지"가 상상되더라고요.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카카오는 끝없이 출품을 받고 있고, 그림 비전공자가 내 그림의 상품화를 노려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전에 강의 들었을 때 이모티콘 구상을 어떻게 하는지 배운 내용을 공유드릴게요.


내 이모티콘의 콘셉트를 정해라 (학생, 직장인, 동물, 도형, etc.)

내 이모티콘의 타깃을 정해라 (누가 관심을 가질 것인지)

내 이모티콘의 콘셉트로 타깃에게 전할 짧은 메시지를 이모티콘 개수만큼 리스트업 해라

그 리스트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그려라





웹툰/인스타툰 그리기


사실 처음부터 이모티콘 작가에 도전하려고 한 건 아니었고 당시에 저는 그냥 애플 펜슬이 써보고 싶어서 아이패드를 구매했습니다.


프로 크리에이트 앱


산 김에 사람들이 많이 쓰는 '프로 크리에이트'앱도 구입해서 주변 사람들 초상화(?)도 그려주며 그냥 그렇게 재밌게 노는 용도로만 썼는데, 그러다가 제가 아이패드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평소 그림을 잘 그리던 친한 지인도 아이패드를 샀고 그 지인은 그걸로 혼자 만화를 그리더라고요. 실제로 웹툰 중독자 수준으로 거의 모든 웹툰을 다 보는듯한 그녀는 직접 그려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하면서 곧잘 그렸어요. 유명 인스타툰 계정에 올라오는 작가들의 그림처럼 그림체도 귀엽고 내용도 재밌는 4컷 만화를 그리는 그녀를 보고 저는 제안했어요.


"언니, 이거 인스타에 따로 계정 만들어서 올려봐!"

"아냐.. 나 회사 때문에 바빠서 이거 진짜 가끔 시간 날 때만 그리는 거야ㅠㅠ"

"어차피 지금 당장 팔로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올려보면 안 돼? 나 진짜 언니 잘될 거 같은데?"

"ㅋㅋ 나중에 시간 나면.."


이때 저는 너무 답답했어요. 어차피 올려봤자 잃을 게 없는데 왜 망설이는지 싶었고, 그렇게 혼자 꽁꽁 싸매고 있을 거면 그 실력 나 줘! 하는 마음이었지요. 뭐,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니 완벽히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 섣불리 추진하지 않았던 그녀가 이해는 됩니다. 실제로 저는 유독 맘에 드는 그녀의 그림 한 컷을 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등록했었고, 여러 지인들이 그걸 보고 전문 인스타툰 작가가 그린 건 줄 알고 어느 계정인지 물어보기도 했었거든요. 저는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을 계속 전달했고, 그녀는 드디어 마음을 먹고 최근 인스타 그림 계정 오픈을 준비 중입니다.




내 그림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 굿즈를 제작해 팔 수도 있고, 돈이 없으면 크라우드 펀딩을 할 수도 있고, 프리랜서 마켓에 귀여운 그림을 그려주는 재능을 팔 수도 있고, 당장 돈이 벌리지 않아도 여러분의 유튜브 영상 썸네일을 직접 그려 꾸밀 수도, 로고를 직접 제작할 수도 있지요. 짧게만 생각해도 비전문가인 우리들이 도전해볼 것들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전문적으로 배운 분들을 기술이나 감각적으로 못 따라가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우리가 참가할 수 있는 시장은 그들과 다른 리그라는 것을 다시 상기해 보세요!




이런 걸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본업이 따로 있으실 거예요. 그렇다면 더더욱 안 되면 말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잘 되면 좋고, 잘 안 되면 또 하면 되고, 그만할 거면 경험이었고, 기껏해야 한 주 주말 날렸다 뿐인걸요. 여러분에게는 하고 싶다는 의지와 하는 방법을 배워볼 열정, 시간, 생활을 이어갈 충분한 돈, 아이디어, 그리고 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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