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성공한 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똑같이 해 봤는데 왜 나는 그만큼 성공하지 못했는지 의아했던 적 있으신가요?
누군가는 부자가 되려면 새벽에 일어나 남들보다 하루를 먼저 시작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하고, 누군가는 본인은 놀만큼 놀고 충분한 수면시간까지 다 가지며 이만큼 성공했다고 합니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누군가는 어떤 유료 강의를 듣고 큰 도움을 얻어 수익을 발생시켰다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유튜브의 어느 무료 영상 하나가 큰 인사이트를 줬다고 합니다. 어느 누구는 100권의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하고, 저기 다른 사람은 이 단 한 권의 책이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줄 거라고 합니다. 누구는 매일 운동하면서 건강한 몸과 정신을 길러온 게 사업 성공에 도움이 됐다고 하고, 누구는 몇 달을 폐인처럼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공부해 만든 사업으로 큰 성공을 합니다.
성공한 분들이 책과 영상에서 알려준 방법을 이것저것 그대로 따라 해보고 나서 느낀 점.
결국 내가 성공하면 내 방법이 진리가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온라인 창업을 하는데 10번의 시도 끝에 마지막 1번을 드디어 성공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 수학적으로는 성공 확률이 10%가 되지만, 실제 내 체감은 그건 10%가 아니라 마치 이전까지 0이었다가 100%가 된 듯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게다가 남이 내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더욱 오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설령 내가 10차 시기에서 거둔 성공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겐 마치 100%의 성공 확률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내가 9번의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 끝에 10번째에 성공한 방법을 가지고 유튜브 영상을 만들면, 그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은 나의 10번째 방법이 그들에게 100%의 성공 확률을 가져다 줄 유일무이한 절대적인 성공 공식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유튜브에 찾아보면 성공하는 법에 대한 영상이 참 많습니다. 특히 요즘 MZ세대에서 온라인 창업이나 투자, 자기 계발 관련 분야가 엄청난 인기이기도 하고 이런 분야들에서 어느 정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분들이 본인이 어떻게 했는지를 감사하게도 영상으로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고 계시죠. 영상뿐 아니라 그런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주 많은데요, 창업 관련 서적을 예로 들어보면 제 체감상 한 2년 전쯤까지 나오던 책들은 좀 더 성공에 관한 이론적인 내용에 치중한, 어떻게 보면 독자 입장에서 뜬 구름 잡는 듯한 내용의 책이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 읽어본 책들 중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디벨롭하는지 상세한 방법이 담긴 책도 있더라고요.
한 3년 전쯤부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예로 들면, 그 당시 '스마트 스토어로 하루에 4시간만 일하면서 월 천만 원 벌기', '퇴사하고 스마트 스토어 3개월 만에 월 매출 3천만 원 달성' 같은 영상이 유튜브에 쏟아져 나왔었죠. 저도 되게 관심 있게 봤던 분야인데, 영상마다 월 천만 원대의 수익을 달성하신 비법이나 노하우는 제각각이었어요. 누구는 떼 온 상품을 다시 브랜딩 해서 새 상품처럼 파는 분, 누구는 상세페이지를 공들여 만들어 상품을 파는 분, 누구는 상세페이지는 도매 사이트에서 그대로 퍼 와서 올리되 상품 등록을 기계적으로 수만 개 올려 파는 분. 성공하신 분들이 각자 내놓은 방법이 달랐던 것입니다.
저도 자기 계발과 창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보실만한 글을 쓰고 있다 보니 관련해서 책도 많이 읽고 있고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어쨌든 그분들이 나보다 앞서가고 있으니 배울 점을 배우자 해서 일단 하라는 대로 다 해보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결과적으로는 이런 활동들을 통해 분명히 스스로의 발전은 있었지만 그분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공하지는 못하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매우 중요한 사실을 하나 깨달았습니다.
현재 많은 성공한 분들이 여러 매체에 올려주시는 방법들은 그분들에게 100%가 되어준 방법이지,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그들이 그 방식으로 성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진리라고 믿고 따르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성공하고 그 방법을 공유하면, 사람들은 이제는 나의 방식이 성공하는 답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방식이 나에게도 100% 먹히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다!
성공한 분들의 영상과 책을 많이 보다 보면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이 몇 가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셋의 중요성, 위기에 닥쳤을 때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용기, 적극적인 자세, 완벽히 준비하려고 하지 않고 일단 해 보고 고쳐나가는 태도 등 - 우리는 그들이 알려주는 이 공통적인 부분을 흡수하는 게 영상을 보고 책을 읽는 본질적인 목표인 것이지, 단순히 그들이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고대~로 따라 한다고 갑자기 한 달에 월 천만 원 벌게 되고, 퇴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포인트!
그분들이 하라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은 운동을 더 잘하기 위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방법들을 따라 해 보면서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나은, 건강한 습관들이 몸에 배고 나면 그 체력을 가지고 얼마나 몸을 키울 수 있는지는 결국엔 내가 알아가고 만들어 내는 나만의 방법에 달린 것이지요!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면 책과 영상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하는 법에 관한 20분짜리 영상 하나 보고 갑자기 꽂혀서 똑같이 사이트를 만들고 상품을 올린다고 당장 주문이 들어오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좌절하고 "저거 다 사기꾼이네!" 하는 게 아니라 "이걸 보고 쇼핑몰 개설하는 법을 배워 한번 해 보게 됐구나, 이제 여기다 뭘 어떻게 더 해보지?" 하고 생각과 계획을 디벨롭하는 계기로 삼는 건설적인 자세를 탑재하게 됩니다. 내가 3천만 원 번 사람의 영상을 보고 저대로 하면 3천만 원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영상에서 내가 3천만 원을 버는 데 도움이 될 몇 가지만 배워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여태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정말 많은 콘텐츠를 보고 무작정 많이도 따라 해 봤던 제 경험담입니다..:)
저는 위 진리를 깨닫고 소위 말해 '어그로성' 글이나 영상을 보고도 그저 홀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러고 나니 이때까지 배운 것들을 토대로 내가 뭘 할 수 있고 해보고 싶은지 아이디어가 생겨, 저만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단계에 진입했어요. 이 이야기도 어느 정도 진척된 후 브런치에 풀어 보겠습니다.
결론은, 내가 해서 성공하면 그게 답이다.
남의 답만을 좇지 않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