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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Nov 15. 2017

#21. Epilogue. 끝의 시작  

다시 시작한 '지금'입니다.

누가 그랬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아무 일 없이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저는 살아있는 생동력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쓰지 못하고 읽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유'를 갈망해서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할 수 없는' 환경을 탓하면서 말입니다. 바보처럼 말이죠. 


지루했고, 지쳤었습니다. 

 서른부터 서른넷까지. 괜찮은, 아니 오히려 누군가들에겐 행복하게 보이는(?) 스펙을 가진 제 현실에서 '변화'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저는 '변화'하고자 합니다. 가능하다면 말이죠. 


유시민 작가님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이 좀 더 저를 이끌어 주기도 했고요. 

책을 덮자마자 더욱, '이야길 다시 해 보자'라고 마음먹었으니까요. 


이렇게 사는 것보단, 내가 날 믿는다면
'철이 덜 든 채' 살아보자 라는 마음 말입니다. 



아직은, 여전히 철이 덜 들어 보고자 합니다. 

 엄마로, 아내로, 딸로, 동료로 사는 것보다 '나'로 살아감에 있어서 속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속이지 않다 보니 때론 사회에서 '철이 덜 든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시 용기를 내게 된 '지금'을 살고 싶은 마음이 정말... 진심으로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쓸 거고, 현실의 여유가 정말 없지만 그건 핑계여서 여전히 시간을 내어 읽을 생각입니다. 

읽고 쓰는 삶을 반복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 마음이 오래가기를 바라면서요. 


지치고 싶지 않은데, 그건 장담하진 못하겠습니다. 저도 사람이라서... :( 


열등감과 결핍이 때론 생을 위한 간절함과 기회로 변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다시 쓰기 시작한 올해. 요즘. 저는 정말 행복한 24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치열한 행복이고 아픈 행복입니다. 쉽지 않은 긴 변화를 향한 나와의 싸움이고, 그것이 좋습니다. 


기쁩니다. 

 헤라처럼 기뻐서 움직일 수 있는 제가 이렇게 여전히 살아있음에 신기합니다.

어디서 이런 간절함과 감정선들이 나오는지 저도 사실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감정선은 '쓰고 있는 저'만 알겠지만...가끔 쓰다가 눈물이 나기도 했어요. 아직 살아있는 제 감각에 감사한 오늘입니다.


되도록 오래오래 이 간절함을 지닐까 합니다.
그리움을 놓치지 않으면 꿈은 결국 이루어질 테니까요. 


그립습니다. 여전히 저는.... 그래서 보고 싶습니다.
제가 바라는 어떤 장면을 항상 마음에 그리고 있기에.


 브런치에 고맙습니다. 

 담아만 둔 보잘것없는 원고를. 문장을. 단어를. 사람과 사람 간의 있을 법한 우리들이 사는 이 세상 속 이야기를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당신'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말이에요. 


시간이 지나도 이 글은 남을 테죠.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어떤 날에도, 이 플랫폼이 살아 있다면, 이 글은 남을 테니깐요.  


처음 소개글을 써 내리던 10월 17일을 기억합니다. 

다시 소설을 쓰기로. 나만의 문체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로 그렇게 '헤라와 민'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11월 중순. 약 한 달간 정말 행복했고 아팠고 그립고 마음이 저렸습니다. 사랑스러웠고 또 기뻤습니다. 

헤라와 민을 상상한 아침 출퇴근길, 아이들을 재우고 써 내려가기 시작한 스케치 글들. 단어들 문장들... 

모두 감사한 순간입니다. 


기적을 믿을 수 없는 현실에서도 기적을 바라며 하루 24시간의 '오늘'이 간절합니다. 

여전히 그 마음을 담아 마치 오늘 퇴근길에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마음으로 살고자 합니다.

그 마음 덕에 다시 '시작'해 볼 수 있는 오늘에 감사합니다. 


고양이 여자의 이야기는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길고도 짧게, 부끄럽고 서툰 표현들과 다듬어지지 못한 거치고 제멋대로인 문장들을 귀한 여러분의 시간을 할애하시어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댓글로 진심 어린 공감과 의견을 교환해 주신 2분 (futurewave 님과 Daniel 님) 진심 담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한 마음은, 더 좋은 글로, 진심담은 문장들로 다시 우리들의 연결됨을 믿고 저는 계속 써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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