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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an 30. 2022

2022년 1월의 책들

42권

2라는 숫자가 무려 세 개가 들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가끔 무척이나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 2022년이라니. 우주여행은 이미 현실이 되었으며 모두가 형형색색 모양도 다양한 모바일이라는, 소형 휴대형 컴퓨터를 지니고 다니며 전 세계 곳곳 시공간을 초월하여 불특정 다수와 손쉽게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 그러나 그런 최첨단을 가르는 시대일수록 무언가 어떤 부분들은 점점 더 메말라가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기도 하다. 대중적이지 않으면, 소속이 다르다면, 나와 다르다는 교묘하고도 확실한 선을 그으며 서로를 헐뜯고 공격하고 비방하는 모습. 부와 권력을 더 많이 가진 - 혹은 그렇게 보이는 - 이들에게 더더욱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그것이 미디어를 통해 거짓으로 만들어진 환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묘하게 추종하고 따르게 되는 기이한 모습들. 바야흐로 인플루언서의 시대, 그럴수록 사라지는 '자신'. 그럴수록 누군가들은 눈과 귀를 닫고 어떤 것들을 굳건히 차단한 채 자신의 세계를 살아간다. 아마 그들은 지키기 위해서일테다. 무언가 자신에게 소중한 그 '무언가' 를. 


이 시대에서 개인의 서사따위나 진실은 이미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 버리기 쉽다. 다수의 호응과 만들어지고 또 보이는 것만이 전부인 세상. 가끔은 그런 시대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좀처럼 알 수 없는 묘한 공포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현대로 갈수록 더 극을 갱신해나가는 그런 기분이랄까. 그럴수록. 조용히, 그러나 제대로 읽어나가는 사람들이 더욱 눈에 들어올 뿐이다. 내 눈에 읽는 그와 그녀는 때때로 소란스러운 현실과 타자와의 적절한 거리를 지키려는 사람들. 그렇게 타자와 자신의 '상냥한 무관심'을 통해 서로에 대한 선의와 예의를 아는 사람들... 그런 이들이 고르는 책과 읽어 나가는 그 시간엔 멀리서라도 응원을 보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반대로 나 또한 이 조용하게 굳건히 쌓아내려 가는, 그러나 꽤나 분투해야 가능한 이 시간들 앞에서, 조금은 응원받을 수 있을것만 같아서. 때로 응원이 필요한 순간이 있기에. 읽어서 남는 게 별로 없어도 너의 읽는 이 시간이 너를 더 괜찮은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있을 것이라는. 그런 목소리...






경제경영, 자기 계발, 업무 관련 : 9권 


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 이번 달 이 분야 이 책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UX 디자인의 힘 ★★★

기획자가 일 잘하는 법 ★★★

산업디자인학교에서 배운 101가지 ★★★

세상 모든 창업가가 묻고 싶은 질문들 ★★★

투자 시프트 ★★★

가진 돈은 몽땅 써라 ★★

파워 아워 ★★

100억 머니 시크릿 ★



인문, 철학, 예술, 사회과학, 교육, 종교, 심리 등 : 13권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 이번 달 이 분야 이 책 


인간이란 무엇인가 ★★★★

필로소피 랩 ★★★★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

그림에, 마음을 놓다 ★★★

그림으로 화해하기 ★★★

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미술 365 ★★

가만히 가까이 ★★

예술의 주름들 ★★

리추얼의 종말 ★★

행복의 지도 ★★

시크릿 풍수 ★★



소설, 에세이 : 20권 



노마드랜드 ★★★★★ 이번 달 이 분야 이 책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테그플레이션이 다가오면 대공황이 시작되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요즘이다. 거품이 '펑' 하고 터지면 화폐 따위 종이조각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반대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만이 관건이 되는 것이겠다 싶기도 했던. 괜히 이 고마운 책 한 권과 미디어 속 몇 개의 문장들 덕에 한껏 심각해진 한 달이었지만. 반대로 진지하게 생각할 줄 모른다면 그것만큼 위험한 삶이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다....디스토피아와 자본주의의 묘한 역설을 그려보게 되는 책과 영화. (아 영화 보면서 뭔가 찌릿했던 건 왜였는지......) 





중앙역 ★★★★★ 이번 달 이 분야 이 책 

두 말할 필요 없이 김혜진 소설가님의 책들은 모두 다 읽게 되고 마는 것은, 이렇듯 좋아하는 소설가의 문장과 이야기는 언제나 날카롭게 정직하다. 드라이하게 예리하다. 그들은 역시나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 그러나 확실히 존재하는 어떤 현실의 장면과 인간상들에 대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우리가 유일하게 알아야 할 것들마저도. 


(개정판 표지는 어떤 의미였을까..) 


너를 닮은 사람 ★★★★

어비 ★★★★

최소한의 선의 ★★★★

이별의 푸가 ★★★★

다정한 매일매일 ★★★

종의 기원 ★★★

알로하 나의 엄마들 ★★★

비 온 뒤 (윌리엄 트레버) ★★★

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

무중력의 사랑 ★★★

멜랑콜리 해피엔딩 ★★★

사랑의 기초, 연인들 ★★★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

2인조 ★★

구의 증명 ★★

그러나 불은 끄지 말 것 ★★

내 마음 다독다독, 그림 한 점 ★★

고의는 아니지만 ★★


혼자의 시간에 무엇을 하고 무엇에 집중하느냐가, 바로 그 사람 그 인생을 말하는 것... 그러니 읽고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런 것




사실은 그런 사람이 되어 살고 싶은 것이다. 최소한의 도리와 선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인간. 생물학적으로만 어른의 몸을 지닌 게 아니라 정말 괜찮은 어른에 가까운 그런 인간. 거창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품위와 아름다움을 지니며 늙어가고 싶은 인간. 생각을 글로 투명하고 뚜렷하고도 거침없이 날카롭게 표현할 줄 아는 인간... 신년의 목표라 함은 사실 이젠 딱히 없고 다만 어떤 인간으로 살다 죽을 것에 대한 생각을 해 보며 그런 인간이 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을 지켜나가고 싶을 뿐이다. 그런 마음이 깃들다 보니, 매해의 1월은 좀 더 많이 읽고자 하는 갈증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읽은 책들을 정리하는 한 달의 끝에서 시간을 돌아보니. 나는 또 무엇을 갈망하고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에 집중했는지 잠시 생각하게 되는, 지금... 한 인간이 혼자 있을 때 하는 행동만이 자신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하여 읽어낸, 읽어나가는, 여전히 읽어 나갈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에 기댈 뿐일지 모르겠다. 되고 싶은 인간상과 살고자 하는 세계에 근접해 나가는 '나'를 바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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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책 정리하는데 뭐 이리 진지해서 심각해졌지 싶다가도, 한 달의 책 정리와 기억 정리를 하며 핸드폰 속 사진과 저장된 책 목록들을 살펴보다가...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확실한 동력과 원천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장면'을 지켜내려고. 나는 이렇듯 읽고 쓰며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이것만이 전부인, 나의 확실한 삶의 방향점........ 


몇 십분 집중이 어디니...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나 읽느라 너희들의 이 시간,  자주 밀렸고 여전히 밀린다....
진짜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 감동을 무어라 표현할 수 있겠니....... 



#매일 읽었다. 정말이지 매일. 손에서 눈에서 없어지는 시간 속에서 틈틈이 놓지 않았고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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