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권
에바 일루즈 책들을 느슨하게 다시 읽는 중이다. 사실 전연 느슨하다는 표현이 좀 어색할 만큼 꽤 진지하게, 정말 정신을 다 쏟아(?) 읽는 기분이다... 그래서 가끔 머리가 지끈 아파올 때 틈틈이 다른 책들을 껴 읽기를 했었다. 그러다 누군가의 깊이 있는 독서력에 무언의 동력을 얻고 말아, 다시 속도를 낸다..
생각해보면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은 다시 그 무언가를 향해 돌아가기를 자처하는 듯싶다. 읽을 수 없고 쓸 수 없을 에너지 고갈상태라는 내면의 변명에 기대어 그것들을 모조리 포기해버리려 하다가도. 결국 스스로를 기만하지 못하는 인간은 다시 돌아가고 마는 것.. 어쩌면 미약하게나마 의지라는 것이 그럼에도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일까. 노력하려는 건 결국 의지일 테니까. 정신이 동하여 몸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겠다.
역행자 ★★★
하루 한 장 마음 챙김 ★★★★
기억의 뇌과학 ★★★★
남자의 뇌 ★★★★
미술관에 간 심리학 ★★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
키키 키린 ★★★★
2021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
나의 할머니에게 ★★★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
8월엔 엘레나 페란테의 작품을 되도록 모두 섭렵하고 싶고, 아울러 정말 부족한 식견이지만 읽고 싶은 책들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자크 라캉이나 스피노자, 마음의 미래와 푸코의 감시와 처벌 등. 특히 지금 읽고 있는 일루즈 책들은, 이후에 머리에서만 맴도는 생각들을 기록으로 잘 남겨보고도 싶어 진다. 그러기 쉽지 않겠지만... 다가오는 감정들을 활자로 끄집어내면 조금은 그것을 멀리 떨어져 바라보고 가라앉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각해보니 읽기는 역시 쓰기로 인도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쓰기 위해서 오랜 시간 읽는 것이라고. 한 문장을 쓰기 위해 몇 권을 읽어낼 수밖에 없는 노릇이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스스로 쩔쩔맬 때도 있지만. 그 또한 어쩔 도리 없다. 포기하지 못하면 그만큼의 대가를 치를 것을. 더운 계절. 등에선 연신 땀이 마를 날이 좀처럼 없지만. 아이들과 나의 일, 그리고 읽기와 쓰기라는, 쟁취하기 쉬운 듯 보이지만 분투해야만 손에 쥘 수 있는 그것들을 생활 속에서 잘 지켜내기 위해서는. 일상의 부침들을 감내해야 한다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