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책을 읽지 않았다. 맞다. 읽지 못했으며 또한 읽지 않았다... 읽을 수 없는 기분과 마음이라는 핑계에 확실히 지고 말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로서 독서의 양적 질적 성장은 확연히 고꾸라져버린 것 같지만 이 또한 내가 만든 현실들이기에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직시할 뿐이겠다. 내가 이랬구나 라는 자각. 내 시간이 6월엔 이랬었구나 라는 생각.
(적게 읽었지만 좋은 책을 발견했다는 생각에 그나마 위로가 된다.....)
통찰 지능 ★★★★★
DQ 디지털 지능 ★★★★★
선릉 산책 ★★★★
헬프미 시스터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6월. 그리고 7월이 흐르는 중, 돌봄은 언제나 무거운 책임을 요한다. 사계 중 특히 여름의 돌봄은 힘들다. '힘들다' 는 형용사 뒤에 말줄임표를 계속 붙이고 싶어질 정도랄까..... 일을 다시 시작하고 워킹맘이 되면 늘상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할 말을 잃게 만든다는 걸 자각하게 된다. 돌봄이나 육아만큼 ROI 가 처참히 무너지는 영역이 없을 것이며 말해 뭐할까. KPI 나 OKR 따위 애초에 이 영역에서는 통할 수가 없는 노릇......
여름엔 특히 더. 5시 새벽 기상은 여느 때와 같지만 그렇다고 여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 아침' 을 보내본 이들만이 알 수 있는 오전 시간이 있으니... 등원 출근 퇴근 하원을 반복하는 것만도 사실은 퍽이나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며 하원 후 다시금 가사 육아 노동이 반복되는지라. 무럭무럭 자라는 두 아들을 순서대로 씻기고 먹이고 놀리고 학습시키고 재우는 것. 그 시간 틈새에서 '치우고'라는 행위는 무한반복... 그렇다. 가사와 육아와 일. 이 세 가지를 등에 짊어지는 인간의 인생에서 사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사치다. 자신의 위한 시간을 마련한다는 것이 솔직히 사치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솔직히 너무 잘 알게 되어서 때로는 돌봄의 영역에 전혀 속하지 않은 이들을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사는 세계가 다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생각의 스펙트럼엔 차이가 발생할 테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내어주는 아픈 시간을 통과해 보지 않았다면 절대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여전히 누군가들은 함부로 말하고 그것이 '함부로'의 좌표에 속한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 그런 이들과 마주하면 그저 함구할 뿐이다. 너무나도 얕고 어린 생각들 앞에서는 특히 더 할 말을 잃게 되고 그냥 침묵하게 되는 시간이 더욱 잦게 되어 간다.
눈 질끈 감고 나의 사람들을 지킬 생각만 한 채로.
7월엔 다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입술을 깨물며 내내 곱씹는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