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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29. 2017

3. 나의 첫번째 '책' 이야기 #2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를 다시 읽다.

 오늘따라 정말 단어 그대로 지금 이 공간, 이 순간의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마구’ 토해내고 싶어 진다.
자신이 점점 없어 지는 때가 찾아온다. 드라마 한 편 찍는 느낌이다.
인생이 드라마틱하고, 그 드라마는 누군가에겐 그저 현실의 에세이다.


설명할 수 없는 절실함이 있다.   

 나 편하자고 '첫번째 나의 책' 연재글을 과감히 시작했으나, 써내려갈수록 뭔가 과거로의 시간여행? 혹은 두서 없고 정신 없는 개인의 이야기를 접하기 시작한 ‘당신’은 믿어주시려나 모르겠다. 사람의 마음은 내가 자주 생각하는 것을 향해 움직이고 지금 나는 '두번째 긴 책'을 상당히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에, 잠시 첫번째의 reference 를 되새김질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라고 오늘은 심히 고백하고 싶어진다....) 


 보고 싶은 사람이 저 멀리 쉽게 닿을 수 없는 곳에, 그래서 언제 만날 지 모르는 기약 없는 곳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보고 싶어서, 그래서 그저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단히 움직여본 사람은 알 수 있다. 간절해서 정말 단순하게 그것만을 생각하게 되는 나 자신의 모습. 처절하지만 불쌍하다고 스스로 동정하는 순간도 찾아오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내 마음이 그리는 ‘그것’을 향한 절실함 말이다.  


남의 이야기를 읽는데 순간 눈물이 또 흘러 나오는거야 바보 같이...그만큼 이었어. 나의 간절함의 정도는.

 

  3년전, 책을 만들어 내고 싶었었다.그건 강렬한 열망이었다.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를 출판해내기 까지의 과정을 꺼내보기 전에 탄생일화(?) 를 전후한 나의 이야기부터 잠시 풀어보고자 한다. 사실 그게 내겐 삶의 원동력이고 그것이야 말고 어쩌면 가계부 책이 나올 수 있어던 비법 아닌 비법이기도 하니깐.


  막연하게도 정말 그 마음이 너무 간절했었다. 

  누군가 “아니 도대체 왜?”라고 물어본다면, 딱히 이유를 논리 정연하게 대답할 수 없다. 당시의 마음이 그랬고 (삭막함의 도피처이자 힐링도구였을지도) 그래서 무언가에 빠져들 만한 집중 아니 집착의 대상이 필요했고, 그것이 웬만하면 ‘내가 사랑하는 것’이길 바랐다. 단순히 그 마음이 앞섰기 때문에 나는 역시나 ‘사랑하는 나의 글’을 쓰기 시작했었다. 완벽한 전문가의 화려한 스킬 보다는 서툰 개인임에도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 담겨진 간절함이 그 화려함을 이길 수 있다고 믿었기 떄문에 더더욱 글을 써 내려감에 용기도 났다


내가..? 그래 나도...! 라는 마음이 항상 큰 나였어. 난 그런 비정상인 내가 좋았거든. 똘끼도 사랑할 줄 아는 건 덤으로 오는 팁!

  

  현실 속의 내가 마주하는 시간과 공간
그 모든것들은 내겐 전부 하나 하나의 글감이 된다.


  또한 그 글감들은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움직이는 것이 20대의 글쓰기였다면 30대가 되어갈 무렵과 동시에 결혼을 하고 난 이후의 나의 글쓰기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글이라는 것에 가장 큰 차이가 있었다.


맨 몸을 드러내는 솔직함이 필요했다.   

  소설 등단을 위해 줄기차게 초고를 작성하고 나만의 프레임을 만들어 내어 인물을 탄생시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과, 그저 ‘나의 이야기’를 써 낸다는 건 꽤 비슷하면서도 정말 다른 일이다.


  써 본 사람은 아실 수도 있겠다. 머리로 꽤 잔머리를 굴려 가며 때로는 억지로 짜내어 만들어 내기도 하는 이야기가 그렇게 만들어 내야 하는 소설이라면, 결혼 이후의 내가 써 내려갔던 글들은 정 반대의 말 그대로 ‘내 온 치부와 맨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문장들의 모음이었다. 그게 소위 나라는 한 사람의 ‘오늘을 살아가는 에세이’라 감히 정의해 둔다.

온 마음이 다 움직여서 저절로 써 내려가는 나의 글들.
그 순간 살아있는 마음의 감정들,
그건 억지로 만들어 낸다고 나오는 것이 절대 아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그저 표현해 내는 데 전혀 거리낌도 없이 거부감도 없이 그렇게 무언가에 홀려서 써 내려갔던 글들. 너무나도 자유로워서 마치 물에 둥둥 떠 다니는 듯한 글쓰기의 시간들. 난 그 시간들을 통해 당시의 삭막해졌던 마음을 스스로 치료해 갔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그 치료의 시간들을 누군가와 같이 공유 하고 싶었고, 그 도구는 다름아닌 그 이야기들의 모음인 ‘책’ 이었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노트에 ‘휘갈겨’보게 되다가도, 한 권의 정제된 ‘책’으로 나오려면 어떤 구성을 갖춰야 할까 정도의 노력은 그럼에도 꽤나 심혈을 기울였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한 편의 기획서를 거의 이틀 만에 만들어 냈다.


온 마음이 집중되는 그 시간은 절대 지치지 않잖아.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그 시간속 착각들 조차 사랑했어..

  


  물론 그것도 긴 시간이었을, 아니면 누군가가 느끼기엔 너무 성의 없다 느껴질 만한 시간일지 모른다. 다만 투자한 시간이, 짧다고 하여 그 안에 들어간 나의 에너지, 마음의 진정성이 작거나 적은 건 절대 아니었다.

  

  우리는 알지 않는가. 절실하고 간절해서 너무나 절박했을 때 그럼에도 포기 하지 않고 부단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유형은 대게 소위 또라이, 바보 소리 들을지언정 자신의 그 행위에 꿈이라는 순수함을 지켜내기 위해 그렇게 꾸준히 뜨겁게 몹시도 치열하게 상처투성이를 자처하지 않는가.  

 

투자 대비 생산성은 단연코 최고였다.   

  절실하고 뜨거운 마음에 주저하지 않는 실행력이 합쳐지면 몰입의 결과물은 꽤 만족스럽다. 기획서를 작성해 내는 그 단 며칠동안 나는 마음이 이끌리는 꿈에 홀린듯, 그러나 전혀 힘들지 않게, 그렇게 나의 이야기가 왜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는지, 기획서에 정제된 에필로그와 플로로그, 그리고 컨텐츠들의 목차와 초고 정도를 정리해 나갔다. 마침표를 찍고 커버레터에 약간의 디자인 수정을 하고 난 순간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아무도 없이 불꺼진 사무실 복도를 지나 나오는 작은 회의실, 그 안에서 눈물 글썽거렸었던 나. 가슴이 설레서, 그래서 그 설렘과 동시에 내가 내 자신이 기특해서 흘러 나온 눈물...스스로 그 정도의 마음이라고 감히 여기에 남겨 둔다. 나의 첫 번째 책은 그렇게 진심이 담긴 눈물로 시작되었다. (아 좀 쓰고 보니 부끄럽다. 역시 아직 부족하다 나의 필력이란) 


툭툭툭 떨어지는 빗소리를 차 안에서 함께 듣고 있는 게 얼마나 멋지고 기적적인 일인지...! 그런 마음과 같았어.

  

첫번째 책의 컨셉, 진심은 이랬다.

  서점 매대의 경제/경영서에 가면 수두룩 밥상인 소위 비슷한 정보 지식들의 총서, 자기계발서와 같은 ‘은연 중의 내자랑’같은 식의 경제서가 아니길 바랐다. 그래서 참 열심히 기획 의도를 표현해 내고자 했다.


  ‘경제적 자유와 삶의 철학에 ‘돈’이라는 꿈의 도구’에 대해 그냥 내가 경험했던 시간들을 솔직하게 표현하여, 비로소 읽는 대상들로 하여금 ‘그들만의 이야기’를 다시 재창조 해 내는데 작게라도 좋은 영향력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다. 그게 당시 나의 진심이었다.   


선순환   

  내가 참 좋아하는 내 삶의 기준인 단어. 나는 그걸 나의 책에서 그려내어 나비효과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누군가가 작든 크든 상상했던 마음 속의 꿈을 이루어 내었을 때,
그걸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다시 그 선순환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을 실행해낸다.


 시작은 작은 물방울의 진동같은 크기였을지언정, 그게 전달되고 또 전달되다 보니 어느새 커져버리곤 하잖아.

  

 내가 경험했었던 것들은, 이미 당신들도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그러니 어려움 없이 움직이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책을 쓰고자 했던 내가 선택한 선 순환의 첫 번째 이야기는 다름 아닌 ‘돈’에 대한 나의 단상이 적힌 이야기였다.


  사실은 대부호 혹은 전문 투자자도 아닌 일반인에 불과한 내가 무슨 재테크 경제서라며, 스스로 생각하면 가끔 아니 지금도 너무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당시 ‘책’을 내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에 내가 꽤 잘 한다고 하여 나름의 ‘객관적 평가’를 받기도 했었던 (경제 공모전, 에세이, 금융 지식의 보유로 인한 투자 대비 결과물 등등) 소재를 찾다 보니 딱히 그것 빼고는 별로 생각나는 것도 없었다.


  다만 그저 원고기획을 할 때 선택한 소재는 반드시 내 마음의 화두 중 몇 가지 키워드여야 했는데, 당시의 내 머릿속 키워드는 바로 '사랑' '돈' '꿈' 이었다.


  사랑이나 꿈을 이야기로 펼쳐 내기에는 내가 살아온 시간,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그 대단한 소재를 다룰 만한 필력이 상당히 몹시 대단히 '딸리는'나라는 걸 잘 알았기에, 잠시 마음에서 접어 두고, 당시 제일 잘 솔직하고 자유롭게 나의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는 소재로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선택은 참 잘했다 싶다. 덕분에 이렇게 책도 낼 수 있었으니깐. 처음 선택한 원고의 소재는 '돈'이었지만 그보다 간절히 바랐던, 나의 이야기의 화두는 여전히 '사랑'과 '꿈'임을 잠시 밝혀둔다.


확언에는 큰 힘이 있음을 믿고 있기에,
언젠가는..언젠가는..언젠가는.....!
종교가 딱히 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신을 찾을 떄가 있어. 신이 있다면 내 목소리에 부디 용기를 주시길...외치곤 하거든


세상에 나왔다. 나의 첫 번째 책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  

  표현해 냄이 부끄럽기 그지 없지만, 소위 대 부호는 절대 아님을 여기서 다시 한번 말해 둔다. 가끔 속사정(?) 을 모르시는 지인분들은 나를 부러워하는 눈초리를 가끔 보내기도 하신다. 최소한 비슷한 연령대 중 이루었던 경제적 자유라는 측면에서는. (그게 출판사가 날 선택한 이유기도 하지만) 


  거꾸로 가계부 속 이야기는 똑똑한 짠순이에 포커싱 되어 있었을 지 모른다. 그런 느낌이었다면 사실 좀 슬프다. 초기기획 의도와 써 내려가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쩔 수 없이 이야기가 흘렀음은 인정하나, 혹시라도 숨겨진 진심이 전해졌다면 아마 느껴질 지 모르겠다.


  마음에서 바라는 크고 작은 꿈을 현실로 끌고 오기 위해 어렸을 적부터 내가 실천했던 돈을 다루는 방법과 마인드에 대해, 약간의 개인적인 시크릿 팁이 모아진 나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백하게 써 내려가고자 했었다는 걸.



초판이 나온 날을 아직도 기억해. 석양이 내리는 집엔, 혼자가 아닌 둘이 있었어. 나랑 나의 책..


  초짜 저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알투스’에는 물론 아직도 감사한 마음 뿐이다. 나의 처음 의도와 출판사가 원하고자 했던 길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우선 끝까지 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 준 유일한 연결고리였으니깐.   


  마치 ‘나만 바라봐 나는 이랬어’식으로 거칠게 써 내려간 원고로 보였을 지 모르는데, 얼마나 실망하셨을 지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나만의 문체, 나만의 느낌’이 있다는 점과, 너무나도 날것인 솔직한 저자의 살아있는 글감들에 매력을 느끼셨다고 했다.     

  

 또한 솔직함 덕분이었다. 사실 일부러 소재를 찾으려고 애쓰고 싶지 않았다. 원고를 써 내려갈 때도 그 솔직한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였을까. 사실 독자층과 소위 ‘팔리는 책’도 염두해 두어야 하는 출판사와, 너무나도 자유롭게 수영하듯 써 내려가고 싶은 저자의 이기적인 마음 사이에는 엄밀한 간극, 틈이 존재했다.   


틈이 보일지언정, 일희일비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바라고자 하는 장면을 끌어당기려 하는 고요한 내면의 힘 때문이었어..


아쉬움이 없다고는 솔직히 말할 수 없겠다.   

  처음이라서. 모든 게 서툴렀던 나였음에, 목차부터 시작해서 그 목차라는 프레임에 짜여진 글도, 나의 이야기도, 정제된 문장과 객관적이어야 할 문장들의 연속도. 사실 쓰면서 사실 완주가 가능할지에 대한 불안함과 힘듦은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끝까지 차곡차곡 원고의 한 꼭지 한 꼭지를 채워 나갈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나의 첫 번째 책에 담겨진 ‘날것의 내 이야기들, 솔직함’ 때문이었다. 정직하고 솔직하게 아무 가감 없이 타인의 그 어떤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그저 나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힘듬 보단 오히려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고 그래서 끝까지 써낼 수 있었다.  


너무나 솔직하게 사랑했던 나의 시간들이었다.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가 서점 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을 본 순간의 내 마음이 어땠을 지는, 지금 이 글을 읽는 ‘감사한 당신’께서 조금이라도 부디 같이 상상해 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


  미친 듯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해서 흘러내리는 눈물? 혹은 간절하게 사랑하는 대상이 저 멀리 떨어져서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기적적으로 눈 앞에 나타났을 때의 그 전율. 그 정도의 느낌으로 감히 표현해 본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언젠가는 이라고 줄기차게 외치다가 '드디어' 가 되었을 때의 느낌...또 올거라 믿어. 다시 또 다시.

  

  아마 처음 자신의 이름이 ‘저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점이라는 참 멋진 공간에서 자신의 책과 첫만남을 경험해 본 작가님들이라면 아마 더 잘 아실 수 있으리라 본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아직 내게는 턱없이 미안하고 부끄러운 수식어긴 하지만)   


다분히 고의적으로 잠들지 않은 밤시간, 지금 저희 집 거실엔 타이핑 소리가 들립니다.
 Good night. Missing you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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