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권
이번달엔 '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덕분에, 니체를 간접적으로 재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가독성 좋고 친절한 해석을 해 주신 작가님 덕분에 그야말로 따갑고 아프게 관통하는 이 시절의 삶을 '그럼에도' 지나가보자고 입술을 꽉 깨무는 데 어떤 분투력을 지닐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또한 고 김진영 선생님의 '조용한 날들의 기록' 은 말해 뭐할까. '아침의 피아노' 와 '이별의 푸가' 를 다시 읽고 싶어졌을 만큼. 정말 천천히. 선생님의 문장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혼자 책을 읽다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랬다. 속이 소란스럽고 정신은 피폐해져만가고 육신도 그리 좋은 건강상태라고 할 수 없음에도. 나는 조용해질 것을 다짐했기 때문일테다. 일상은 너무나도 시끄럽고.... 아이들의 다툼과 그들의 신경질이 한껏 거실을 메울 때면 그 목소리로 인해 내 일상은 결국 조용할 틈이 별로 없다....
말랑말랑 생각법 ★★★★
: 개인적으로... 막판에 이 신간. 읽고서 그야말로 팡- 하고 시원하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3월에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맑게 웃었던 적은 어쩌면 유일했기에. 이 디렉터분께 감히, 너무 감사했고. 일상을 이렇듯 경쾌하게 지내는 이가 있다는 게 참 부러웠고... 그랬다.
인피니트 게임 ★★★★
마음을 움직이는 일 ★★★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
뉴그레이 ★★★
바이올렛 아워 ★★
디테일의 발견 ★★
고 김진형 선생님의 문장들은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이, 언제나 애정하고 소장하고 또 복기하고 싶은 문장들이 실로 가득하다. 사유의 깊이, 삶을 대하는 한 인간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서. 언제나 이렇듯 책을 통해서나마 배우고 익히고 조금이라도 그와 비슷해지려 노력해 볼 요량이겠다. 또한 문득 '아침의 피아노' 와 '이별의 푸가'를 다시 읽어보고 싶었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문학이 필요한 시간 ★★★
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이토록 멋진 오십이라면 ★★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
유난스럽고 사나운 3월이었다...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그야말로 쓰나미 같은 나날이었다. 남편의 입원, 수술. 이제 막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 그 이후에 매일 울리는 알림장. 챙겨야 할 준비물과 기타 사교육 시작. 학원 차를 안전하고 무사하게 타고 오는 것. 중간 중간 간식을 챙기기 위해 미리 일주일 식단표와 아이들 동선을 늘 확인하고 체크하는 것. 엄마의 불안을 잠식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쌍둥이에게 각각 핸드폰을 마련해 주고 전화 받고 걸기를 연습시키는 것. 매일 학교에서의 생활을 확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숙젯거리를 챙기는 것. 그 와중에 일 까지 몰려서 제안서 준비를 위해 주말에 휴근을 하기도 하고 급기야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기도 했던 것. 남편의 안위와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챙기는 것. 모든 챙기는 일들....
정신과 육체는 하루가 다르게 고갈되기 일쑤였으나. 그럼에도 딱 하나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은 새벽의 30분 런닝이었다. 아이들이 곤히 잠든 틈을 타서 30분만. 그 30분이 내게 얼마나 큰 사치이고 그 시간 조차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나만 아는 사실이겠다. 누군가에게 그 30분은 너무 쉬운 시간이고 쉽게 낼 수 있는 시간이지만. 내게 혼자의 30분은.... 정말이지 이제 '꿈' 같은 시간이 되어 버렸다는 것에 대해서. 이런 시절이 있다는 것은 나만 아는 것이고, 아마 이 끔찍하면서도 지긋지긋한 시절을, 훗날 복기해보자면 그리워할 수도 있을까 싶지만.
때때로, 사실은 아주 자주, 몹시 간절하게도...가족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꿈꾸고만다...... 이렇게 여전히 어리석은 인간인 나로서는... 자꾸 못나고 모진 생각을 하게 되고 말 뿐이다. 그렇게 3월을 보냈고 4월을 얼결에 시작했고. 한 달의 책을 되짚는 시간 동안 못 읽었다 생각했는데 꽤 읽으며 지냈구나 싶어서 나로서도 조금 신기했던 것...
챙겨야 할 일이 정말이지 여직 너무나도 많다... 줄지 않는다. 가족을 챙겨야 한다...... 일도 지켜야 한다......쉴 틈은 없다........쉬어선 안 된다. 아직까지 그건 사치 같기만 하다. 이 시절을. 잘 나아가보자고. 책을 읽는 새벽과 저녁 틈틈한 시간 속에서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딘가 싶다. 읽을 마음은 소실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 와중에 읽는 내가 괴물같이 느껴짐에도..
어느새 봄이다.... 도서관 가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봄이 왔다는 걸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