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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pr 02. 2023

3월의 책들

15권 

이번달엔 '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덕분에, 니체를 간접적으로 재독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가독성 좋고 친절한 해석을 해 주신 작가님 덕분에 그야말로 따갑고 아프게 관통하는 이 시절의 삶을 '그럼에도'  지나가보자고 입술을 꽉 깨무는 데 어떤 분투력을 지닐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또한 고 김진영 선생님의 '조용한 날들의 기록' 말해 뭐할까.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다시 읽고 싶어졌을 만큼. 정말 천천히. 선생님의 문장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혼자 책을 읽다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랬다. 속이 소란스럽고 정신은 피폐해져만가고 육신도 그리 좋은 건강상태라고 없음에도. 나는 조용해질 것을 다짐했기 때문일테다. 일상은 너무나도 시끄럽고.... 아이들의 다툼과 그들의 신경질이 한껏 거실을 메울 때면 목소리로 인해 일상은 결국 조용할 틈이 별로 없다....







비문학: 인문철학,사회과학,경영경제,교육,예술 등 : 9권


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 이번달 이 책




말랑말랑 생각법 ★★★★ 

: 개인적으로... 막판에 이 신간. 읽고서 그야말로 팡- 하고 시원하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3월에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맑게 웃었던 적은 어쩌면 유일했기에. 이 디렉터분께 감히, 너무 감사했고. 일상을 이렇듯 경쾌하게 지내는 이가 있다는 게 참 부러웠고... 그랬다. 


인피니트 게임 ★★★★

마음을 움직이는 일 ★★★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모두가 늙었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다 ★★★

뉴그레이 ★★★

바이올렛 아워 ★★

디테일의 발견 ★★




문학류 (소설, 에세이) : 6권


조용한 날들의 기록 ★★★★★ 이번달 이 책

고 김진형 선생님의 문장들은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이, 언제나 애정하고 소장하고 또 복기하고 싶은 문장들이 실로 가득하다. 사유의 깊이, 삶을 대하는 한 인간의 진정한 모습에 대해서. 언제나 이렇듯 책을 통해서나마 배우고 익히고 조금이라도 그와 비슷해지려 노력해 볼 요량이겠다. 또한 문득 '아침의 피아노' 와 '이별의 푸가'를 다시 읽어보고 싶었던. 





사랑이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 ★★★★

문학이 필요한 시간 ★★★

제인 오스틴 19세기 영국에서 보낸 편지 ★★

이토록 멋진 오십이라면 ★★

다시 내일을 기대하는 법 ★★





유난스럽고 사나운 3월이었다...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그야말로 쓰나미 같은 나날이었다. 남편의 입원, 수술. 이제 막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 그 이후에 매일 울리는 알림장. 챙겨야 할 준비물과 기타 사교육 시작. 학원 차를 안전하고 무사하게 타고 오는 것. 중간 중간 간식을 챙기기 위해 미리 일주일 식단표와 아이들 동선을 늘 확인하고 체크하는 것. 엄마의 불안을 잠식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쌍둥이에게 각각 핸드폰을 마련해 주고 전화 받고 걸기를 연습시키는 것.  매일 학교에서의 생활을 확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숙젯거리를 챙기는 것. 그 와중에 일 까지 몰려서 제안서 준비를 위해 주말에 휴근을 하기도 하고 급기야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기도 했던 것. 남편의 안위와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챙기는 것. 모든 챙기는 일들....


정신과 육체는 하루가 다르게 고갈되기 일쑤였으나. 그럼에도 딱 하나 지키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은 새벽의 30분 런닝이었다. 아이들이 곤히 잠든 틈을 타서 30분만. 그 30분이 내게 얼마나 큰 사치이고 그 시간 조차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나만 아는 사실이겠다. 누군가에게 그 30분은 너무 쉬운 시간이고 쉽게 낼 수 있는 시간이지만. 내게 혼자의 30분은.... 정말이지 이제 '꿈' 같은 시간이 되어 버렸다는 것에 대해서. 이런 시절이 있다는 것은 나만 아는 것이고, 아마 이 끔찍하면서도 지긋지긋한 시절을, 훗날 복기해보자면 그리워할 수도 있을까 싶지만. 


때때로, 사실은 아주 자주, 몹시 간절하게도...가족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꿈꾸고만다...... 이렇게 여전히 어리석은 인간인 나로서는... 자꾸 못나고 모진 생각을 하게 되고 말 뿐이다. 그렇게 3월을 보냈고 4월을 얼결에 시작했고. 한 달의 책을 되짚는 시간 동안 못 읽었다 생각했는데 꽤 읽으며 지냈구나 싶어서 나로서도 조금 신기했던 것...


챙겨야 할 일이 정말이지 여직 너무나도 많다... 줄지 않는다.  가족을 챙겨야 한다...... 일도 지켜야 한다......쉴 틈은 없다........쉬어선 안 된다. 아직까지 그건 사치 같기만 하다. 이 시절을. 잘 나아가보자고. 책을 읽는 새벽과 저녁 틈틈한 시간 속에서 나는 눈을 감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딘가 싶다. 읽을 마음은 소실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이 와중에 읽는 내가 괴물같이 느껴짐에도.. 


어느새 봄이다.... 도서관 가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봄이 왔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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