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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01. 2018

5월의 책들

취했던 취하는 취하고 싶었던 

5월은 '취했던, 취하는, 취하고 싶었던' 한 달이었다. 

책을 그만큼 취한 듯 읽어 내려갔던 건 아니고, 다만 정말 캔맥주 한 캔을 하루의 마무리 주술처럼 홀짝 거리면서 그렇게 한 단어 한 문장 한 페이지를 넘겼다. 그래서였을까. 장면에 캐릭터에 문장과 대사 하나하나에 그렇게 '취했던' 한 달이었을지도 모른다. 



5월에 만난 책들 


거짓말 대본집 1. 2 

서른둘에 썼다는, PD 앞에서 펑펑 울었다는 그녀를 이해하고 또 그만큼 애정 한다. 그래서 난 그녀를 넘을 수 없다... 사랑해요-라는 이 거짓말 같은 진실된 문장을 남기며 


드라이빙 미스 노마 

어떤 삶으로 살고 싶은지, 그리고 죽음 전의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연출하고 싶은지 더 구체적으로 그려봤다. 그래 난 역시 '살아있는 장례식'을 치르고자 한다.  



사적인 시차 

그녀와 닮은 듯 다른 나를 다시 그려본다. 또한 이야기의 끝자락에서 엄마가 된 그녀의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다. (덧, 나도 타투를...?!)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타임 특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게 즐거움이기보다 필요조건일 뿐인데. 그럼에도 장사와 지갑 열리게 하는 사업 매력은 어디서 나올까 하는 호기심이 있다면 추천 (뻔하게 알고 있었지만 역시 정제된 문장으로 보면 고개 끄덕) 


킁킁 가게 (동화) 

최고의 동화. 어떻게 이런 상상력과 투명한 문장이 같이 결합할 수 있지. 역시 그래서 동화 쓰기는 쉽지 않다. 쉽지 않은 만큼 동화가 좀 더 읽히기를 바란다. 이런 동화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행복에 빠진 고동구 (동화) 

쌍둥이 주인공이 나와서 그랬는지 좀 더 친근했었던- 늘 겪는 일화를 동화로 마주하면 또 다른 깨달음이 주어진다. 


관계 수업 

저자의 가치관은 리스펙트 감. 그러나 이야기들로만 현실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고.....(한숨-풉)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 

제목에서 이미 마음을 홀려 버린. 그 나이의 개성 강한 두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무척이나 고개를 끄덕이며 봤다. 다만 나는 주인공처럼 '율이'와 같은 대상이 존재한다면 (그럴 리 만무하나)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 테야 라고 당돌하게 생각해버린. 



연금술사 

다시 읽었더니 또 다른 장면이 상상이 되었던. 파울로 코엘료는 분명 우주의 에너지, 스스로의 파워 게임을 알고 계실 게다. 분명 그럴 거다. 아니 그렇다. 그러지 않고서야....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라는 작가에게 좀 더 다가간 느낌. 왜 지금까지 소설만 읽었을까 싶었어.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 불어왔다. 

이제는 부부가 된 두 저자의 서로 다른 시선 속 서로 다른 듯 같은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난 그럴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없을 거다. 최소한 나의 배우자는 읽고 쓰는 삶과는 거리가 있기에 (읽으면서 질투심 모락모락) 


공부하는 엄마에게 

공부하는 엄마의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게 되어 버린 나 또한,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생을 살고 있으며 책을 위한 한 문장 한 단락을 써 내려가셨는지, 감회도 알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읽다가 가끔 눈시울을 붉혔다. 예전 생각에. 세상 모든 엄마 이전의 '나' 로서 살아가려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언제나 애정하고 격찬한다. 


읽다 

역시나 그의 생각에 동의한다. 세상의 모든 문장들과 작품들은 고전을 현대 작가의 문체와 개성에 맞게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작업일 뿐이라는 것을. 그래서 더 '읽고' 싶게 만들었던 책


비행운 

'너의 여름은 어떠니'와 '큐티클' 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나를 돌보는 느낌이 좀 더 충만하기를 바라며. 또한 '내 우울이 맘에 든다면 그걸 알아차려 주기를 바라'는 건 나 또한 당연해라고. 주인공을 안아주면서 말해주고 싶었어. 그러니 이젠 슬퍼하지 말라고. 네 탓이 아니라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세상엔 또 다른 부류들이 존재한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체계에 맞춰진 '평범'이라 일컬어지는 집단들. 그 외의 소수 집단들을 우리는 '평범하지 않다'라고 정의한다. 그 평범하지 않게 보이는 이들의 짧은 듯 긴 단상을 남기는 이야기들. 감히 입 밖으로 내뱉기가 조심스럽지만. 그러나 다만 조심스러울 뿐. 감추진 않을 테다. 아니 감추지 않으셨음 한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생을 살아가는 것 딱 그뿐일 테니까.. 



사랑의 온도 

한눈에 반한다는 건 육체적인 거예요.라는 그녀의 청량한 목소리가 생각이 난다. 읽는 내내 음성 지원되어서 즐거웠었던. 


인간실격 

소설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에세이일 테다. 이건 분명. 모든 저자들은 경험하지 않은 세계를 쓸 수가 없다고 보는 나로서는 (아주 절실한 상상도 간접적인 경험이라면)... 요조의 마음을 이해한다. 아니 나도 때론 요조로 살고 있기에. 


혼자서 본 영화 

5월의 책을 꼽는다면 사실 킁킁 가게와 많이 고민했지만, 5월의 마지막 날 다 읽은 이 책, 혼자서 본 영화를 꼽겠다. 이미 정희진이라는 여성에게, 선배에게, 작가에게 매료되었으니. 앞으로도 그녀의 책을 이야기를 칼럼을 일부러라도 찾아볼 듯싶다. '위플래시'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을 때. 알 수 있었다. 내가 가끔 삐뚤어지는 '그 못된 마음'을 그녀도 자라면서 겪었을 거라고. 감히.... 읽으면서 생각했다. 그녀에게도 잊을 수 없는 몇 가지의 장면들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것처럼. 나 또한...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걸지도. 





 

6월엔 신기하게도 이미 12권의 책이 예약(?) 되어 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가끔 신기하지만. 어쩌면 독서나 글쓰기, 아니 뭐가 됐든 나의 현존은 아마 이런 것 때문이 아닐까 싶어.  펼치는 그 순간의 중독 때문에.. 


마음으로 했었던 어떤 말이, 누군가의 글로 발견되었을 때. 
언제나 동요한다. 그래서 끊을 수가 없다. 중독을 택한다.   




고마워 5월. 안녕 6월- 어서와요 '지금 여기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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