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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Oct 02. 2018

달과 6펜스,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책의 프롤로그를 쓰다가...

방금, 공저로 작업 중인 책의 프롤로그를 넘겼다.
제일 마음에서 전하고 싶었던 것을 말하듯 적다 보니 분량을 꽤 초과해 버렸으며 아무래도 이 예감은 틀리기를 바라지만 어긋나진 않을 것 같다. 통편집 혹은 대다수의 단락이 삭제되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기시감이 맴돈다.

아쉬워서. 이곳에라도 남겨놔야겠다 싶었다.
좋아하는 책의 이야기를 활용하기도 했으니. 아무래도 이 글을 읽는 '당신'과는 검열 없이 자유롭게, 나누고 싶었던 이 진심도 함께...






무언가에 뜨거웠던 적이, 당신은 있나요. 사랑이든 꿈이든, 돈이든 부자이든. 

우리 삶에서 한 번쯤은 마음 안에 담아 두고 있는 ‘달’과 같은 것 말입니다. 갑자기 가계부 이야기를 하다가 달이니 꿈이니 하는 엉뚱한 헛소리로 들이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책을 읽으시려는 당신께, 잠시 ‘달과 6펜스’ 이야기를 해 드리려 합니다. 


읽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인 ‘달과 6펜스’는 잘 나가는 증권 중개인이었던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가 마흔이 된 어느 날, 그동안 이룬 재산 및 가족마저도 등지고 ‘그림’에 대한 열망 하나로 집을 나섭니다. 말 그대로 그림에 미쳤던 셈이죠. 수중엔 6펜스 정도 되는 간간히 그림 그릴 도구를 살 돈만 적당히 벌고 나머지 시간 동안은 평생 그림만 그립니다.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실력이 형편없다며 비웃기만 하지만 결국 그가 죽고 난 후에야 비로소 주인공의 작품은 빛을 발하지요. 


6펜스와 달. 사실 저는 이 소설을 스물한 살에 읽었습니다. 

한창 글쓰기 관련 문학 공모전에 도전하고 있던 ‘문청(문학청년)’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상향이나 꿈이라는 건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니 멋지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솔직히 두려웠습니다. 주머니에 ‘6펜스’밖에 없다면 ‘달’을 얻기 위해 현실의 고루함과 비참함을 견딜 각오가 되어 있을까? 좋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것은 정말 불가한 것인가라고 스스로 자문해 보기도 했습니다. 


역시 저는 속물이고 욕심쟁이였습니다. 달도 6펜스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그때부터 은연중에 이런 마음이 생긴 것 같습니다. 돈은 꿈을 이루기 위한 좋은 도구이자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저의 가계부는 철저히 이 ‘본질’ 안에서 움직입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만의 시스템을. 모든 건 사실 생각해 보면 '시스템'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걸 주체적으로 만드느냐 혹은 객체적으로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것 안에서 움직이느냐에 따라 길이 나뉩니다.. 


4년 전 출간했던 첫 번째 책인 ‘하루 10분 거꾸로 가계부’에서도 20대와 30대의 가계부 이야기의 근저에는 사실 소박한 ‘꿈’ 이 늘 먼저였습니다. 그 당시의 이루고자 했던 꿈을 현실로 끌어당겨 오기 위한 일정 수준의 필요한 ‘돈’이 얼마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지를 예측하여 일종의 꿈을 향한 재무적인 로드맵과 마인드맵을 그리고 그 안에서 가계부가 움직이도록 스스로 셀프 재무 세팅을 해 나갔습니다. 표현이 거창하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 모두 ‘가계부’인 셈이고, 그 가계부의 원천은 모두 ‘꿈’과 ‘돈’ 이 함께 합니다. 즉 제 마음속의 ‘달’과 ‘6펜스’ 모두를 이루고 싶은 제 마음이 담겨 있던 셈이죠.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나만의 부자의 기준, 혹은 어떤 꿈을 마음에 품고 어떻게 살고 또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해본 적이 있으신지, 조심스럽게 당신께 묻고 싶습니다. 물론 일상의 생계를 무시하지 못하는 우리들은 늘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만들어 나가기에도 팍팍한 현실을 견디기에도 충분히 무겁다는 것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위 커다란 ‘부’를 이룬 사람들은 그들만의 삶의 철학이 있고 꿈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럼에도 우리는 마음속에 ‘달’을 품어야만 비로소 깨닫는 어떤 부에 대한 진실도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돈은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기회와 행운을 가져다 줄지도 모를 일이고 말입니다. 


당신의 달이 6펜스로 시작했어도 마음에 품고 있는 달이 밝게 당신을 비춰주고 있는 한,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냉대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혜롭고 슬기로운 6펜스의 관리를 통해 당신만의 꿈꾸는 삶이 현실과 가까워 지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가계부를 습관처럼 써오며 작고 큰 소박한 꿈을 이뤄봤고 여전히 저만의 달을 마음에 품고 오늘이라는 시간을 고군분투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당신 또한 당신만의 꿈꾸는 가계부 하나쯤은 마음에서도 현실에서도 품어 보시기를, 그 힘찬 시작을 지금부터 응원합니다. 





라고 썼다만..... 처음의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조금씩 변해가는 이번 책에서. 이 메시지와 느낌만은 고스란히 담기길 강하게 소원해 본다. (달아달아 밝은달아) 



오늘 첫째아기가 날 따라하며 건네준 말, '사랑해 용서해' 그 말이 내 얼어붙은 감정을 다 녹였다...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쩌다또재테크책   #또가계부   #사실부자기는합니다책과글사랑부자   #곧클라우드펀딩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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