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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pr 16. 2019

꾸준함이 주는 것들

숫자로 다 표현하진 못하겠지만. 

자, 이제 너 혼자 건너봐. 어른이 된다는 걸 두려워해서는 안돼.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 





1년 반. 나는 내가 인정하는 '어른' 이 되고 싶었다. 

내게 솔직한 어른으로.. 나를 감추지 않고 '살아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냥 살고(?) 싶진 않다는 욕심 때문일 지 모른다. 그 마음이 강해질 무렵 이 곳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브런치에서 소위 '작가'의 시간으로 살아온 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내다. 신생아 다둥이 육아에 지치고 또 지쳤을 무렵, 다시 복직을 해 나가고 시간이 '더' 없었던 순간조차도, 나를 붙잡으려는 듯, 그렇게 시간을 붙잡고 마음을 써 내려갔다. 아이러니한 순간(?) 마저도 나는 '쓰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여전히 퀘스천 마크가 붙지만.... 아마 이런 시간 때문이었으리라. 



가장 나로 살았던 시간

가장 도망쳤던 시간 

가장 기다렸던 순간 

가장 꾸준했던 장면




사람에겐 인정 욕구가 있다. 

더 많이 인정받고 싶어 하고 사랑받고 싶어 한다. 그만큼의 소유욕도 생긴다. 누군가에겐 되기 어려울 수 있는, 그리고 소수의 구독자를 가진 지금의 시작에서 누군가들의 10K가 넘는 구독자수 혹은 자주 눈에 뜨이는 소위 브런치 안에서의 '간판 작가' 들의 글에 내 글이 묻히기(?) 라도 하면. 여간 아쉽지 않을 수도 없는 이유다. 사랑받고 싶은 '사람' 이니까.. 그렇지만 말이다.



지금 사랑받지 못한다고 사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구독자가 10명이 되어갈 무렵, 나는 1천 명의 사랑을 받고자 했다. 그래서 반대로 10명을 충분히 사랑해 내기로 했다.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냥 썼던 것 같다. 소위 말해서 '졸꾸' 말이다. 졸라 꾸준히... 졸도할 정도로 꾸준히. 졸려도 꾸준히. 



진짜 쓰고자 하는 이들은 그냥 쓴다. 

이건 마치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이 그냥 돈을 핑계 없이 모으고 불리고 관리하는 것처럼, 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소위 '닥치고 쓰는 것'에 집중을 한다. 물론 쓰면서 나도 한 때 이런 알량한 마음을 품고 지냈다. 



- 저 글 별론데... 구독자 수가 많네. 저렇게 가벼운 글(?) 이 먹히나

- 와 씨 이건 대박, 진짜 좋은 글인데, 에게. 구독하는 사람이 별로 없네. 나만 알고 있어야지. (행운!) 

- 나만 보는 글이 좋은 걸까... 누군가 한 명이라도 읽어 주셨으면 좋겠다. 댓글이 달렸음.. 좋겠다...

- 글.. 재능이 없는 걸까. 왜 매번 낙방이지. 그만둘까 공모전...(그런데 달력엔 언제나처럼 동그라미가 쳐져 있다. 빌어먹을) 

 


탁탁탁..... 이 소리가 얼마나 고마운지.... 아직도 여전히 고맙다. 타자를 칠 수 있는 열 손가락이 있다는 것에. 



별 별 생각을 다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시간이 흐르고 '기적' 이 일어났다. 너무 신기하게도. 


2018년 4월. 브런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세이 글이 쌓일 무렵, 영세하지만 (상업 출판계 안에서 출판사의 크기는 무시할 순 없다. 팩트다) 좋은 담당자분이 계시는 아기자기한 출판사에서 상상만 했던 에세이 책을 내게 되었다. 



2018년 6월. 구독자를 더 모으고 싶단 열망과 바람 하에 위클리 매거진에 도전해서 합격을 했다. 그리고 약 두 달간 연재를 시작해 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반년의 시간을 거쳐 현재, 오디오북으로의 출간으로 이어지는 감사한 행운을 얻었다. 이제 곧 론칭을 앞두고 있고 나는 지난주 녹음을 끝냈다..



2018년 10월. 써 내려가고 싶었던 돈 관련 자유 글(?)을 마음껏 쓰던 와중에 공저의 실용 원고 출간 계약이 이루어졌고 (물론 브런치를 보고 오신 건 아니다만) 한창 공저 작업에 집중하고 있던 중에 같은 분야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 계약 의뢰를 받고 계약을 거쳐 원고 기획과 목차를 거쳐 (도중에 인터벌이 길었지만) 그리고 현재 초고를 보내 놓고 동시에 지속해서 교정 교열 및 살을 붙이는 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2019년 4월. 저번 주엔 올해 초 연재를 시작했던 다 함께 쓰는 매거진에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을 올렸다. 그리고 그 매거진 글이 공저로 출간 계약이 되어 현재 초고 작업을 거치고 있다. 



그리고 어제, 1111명의 구독자, 그리고 내가 구독한 111명의 작가분들 

숫자에 연연하고 싶지 않지만, 이곳에서 글을 써내시는 '작가' 분들이라면 은연중에 '구독자' 수가 주는 묘한 쾌감의 맛을 즐기실지 모르겠다. 나 또한, 비록 적다면 적도 많다면 많을지 모르는, 한데 신기하기만 한 이 숫자를 어젠 문득 발견하고 기억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오늘도 '기록'을 행하는 걸지 모르겠다. 이 플랫폼이 없어지는 날까지, 어쩌면 11111이 될 때도 미소 지을 것 같다. (아니 2222 혹은 3333 :) 난 이렇게 일상의 장난질(?)을 너무 사랑한다.) 



제게는 고마운 숫자입니다. 1111명의 분들, 그리고 111명의 분들과의 연결. 고맙습니다. (이제 만명 가볼까요 :) 섬데이- 빵긋) 





지난 30개월 동안, 나는 '마음'을 되찾았다

사실 저 위에 열거한 물리적인 성취보다 더 큰 걸 얻었다는 건 이런 맥락에서다. 아이를 낳고 한동안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었다. 별로 살고 싶지 않은 시간의 깊이였을 만큼 나는 철저하게 그렇게 어두운 감정과 타인의 시간에 매몰되어 붕괴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무언의 절실함이 이끌었던 걸까. 결국 생의 유일한 의미는 '잘 살기' 위한 과정의 것들..

그 간절한 마음이 나를 이내 '키친테이블 라이터'로 만든 걸지 모른다. 새벽에, 오밤중에, 핸드폰을 켜고 손가락 타자를 치게 만드는 시간들. 머릿속에 담겨 있는 일상 속 글감은 틈새 시간을 공략해서 언제든 시간이 났을 때 메모를 하고 기록을 해서  한 편의 정제된 콘텐츠 원고로 이곳에 조금씩 페이지를 채워 나가려 안간힘을 썼던 시간들... 



내팽개칠 순 없다. 나라는 사람의 온전한 생은, '나' 만이 책임 지고 가질 수 있단 소리다. 



꾸준했으니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꾸준할 것이라 확언 하기에 내일이 더 기대된다. 

이젠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조금은 기대되는 사람이 되었다. 많이 변했구나.. 싶다. 변했다는 건 나로선 '성장' 했다 라고, 여전히 '자라고 있구나'라고 스스로에게 되새김질해 본다. 



어떻게 잘 살고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를 마음에 품고 살다 보니 이젠 거침없어지기도 했다. 

하고 싶은 말, 보고 싶은 사람, 살아서 연출해 내고 싶은 꿈의 장면 까지도. 좀 더 열심히 움직여보고자 하는 생을 향한 '깡' 이 붙어 버렸나 싶다. 이 또한 나쁘지 않다. 되도록 오래 간직하고 싶을 뿐... 



1111명 분,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당신' 께도. 

고맙다는 이 마음의 한 마디를 하고 싶어서 이른 아침 출근을 하고 현업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남겨본다던 글이 어느새 이렇게 또 '장문' 이 되고 말았다. (문제다. 이래서야... 양으로 승부를... 볼 심보는 아니었다만. :) )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고마울 겁니다. 

저의 '당신' 들게... 그리하여 이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건, 바로 '글' 이겠지요. 그리하여 

'헤븐 다움' 만이 써낼 수 있는 날것의, 거칠지만 또 거침없을 진솔하고 솔직한 일상 속 단상과 마음들을



여전히 이 곳에서 고백, 해. 보겠습니다. 



아침을 맞이한다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고마움 인가요. 그 아침에 글을 쓸 수 있는 이 삶도..기적, 아니던가요. 



#아침_단상_감사_어느새_장문이라니_나원참_일단_양으로_승부한다 

#1111명의_보이지 않는_독자님들께_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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