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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1. 2017

10. '하는 것'의 위대함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   

아침의 주문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이들의 등원 준비를 시작한다. 2시간 후, 남편과 아이들의 출근이 이어지고 나면 갑자기 텅 비어진 폭탄 투하 일보 직전의 어질러진 집과 마주한다. 손이 빠른 덕분에 부리나케 정리를 하고 출근을 위해 10분 고양이 샤워를 후다닥 마친다. 그리고 옷을 갖춰 입고 신발을 신고 거울 앞에 선다.


그래. 거울 앞에 서서 외우는 주문 같은 한 마디, 그 한마디로 나의 아침은 시작된다   


‘매일 아침이 정성스러워.
오늘도 정성껏 좋은 하루’   


 오늘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문득 생각에 잠긴다.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말이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볼 때 항상 '상상'하는 버릇이 있어. 마치 눈앞에 이미 펼쳐진 듯한 멋진 장면 말이야.

 

 화내지 않는 것과 화내는 것을 자각한다는 것  

 저번 주말은 꽤 고됐다. 한 글자도 읽지 못했고 한 문장도 쓰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괜히 짜증이 서리고 해야 하는 것을 하지 못했다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짜증이 담겨 있었다. 날이 선 목소리와 괜한 분노는 급기야 사랑하는 이들에게 밀려 들어갔다.   


엄마가 정말 힘들단 말이야! 이유 없이 울지 좀 말아줘

 왜 그랬을까. 하아.. 이유가 분명 있었을 텐데. 어른이 알지 못한 아이의 시선의 어떤 이유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나서 뒤늦게 후회한다. 참 어리석은 행동이다. 바보 같은 엄마의 뒤늦게 깨달음에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엄마 나는 이유가 있어서 울었어요. 엄마와 함께 있고 싶어서 울었을 뿐 이란 말이에요!

 

 말귀를 알아듣지만 절대 딱 부러지게 말하지 못하는 그저 생후 20개월이 지난 아기 들일뿐인데. 분노를 잠시 참고 내 감정을 바깥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왔다고 생각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 그럼에도 후회라는 감정이 든다는 것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에서 밀려온, 나의 마음이다.   


잔잔한 물가 위를 걸어가는 아기 오리 같은 나의 쌍둥이들에게 미안한 주말이었다. 여전히 부족한 애미로구나 


 원인을 알 수 없지만 갑자기 밀려오는 화를 잠시 참고 숨 고르기를 한 후 하는 것과, 아예 그 숨 고르기 조차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감정을 다 뱉어 내는 것. 꽤 큰 차이가 있다. 의식을 붙잡고 이래야지 하는 것과, 그저 의식을 붙잡지 않고 흐르는 대로 가만 놔두는 것. 정답은 없다. 다만 내가 속해 있는 환경, 그리고 나라는 사람이 어떤 역할을 행하고 있을 때,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를 발생시킬 뿐.


 그래도 화내는 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자각하고 나서 다시 돌이켜 본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되었어. 다음엔 주의하자 좀 더 사랑해 주자'라고.

 

 뒤늦은 후회와 함께 강하게 생각하는 것. 그 생각을 하는 것과, 그저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것엔 차이가 발생한다. 최소한 다음에도 비슷한 상황이 다가왔을 때 욱 하려는 내 감정에 ‘STOP’을 걸 수 있을지 모르니깐. 생각을 했기 때문에.   


여기 너무도 좋아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하는 것'을 선택한다. 

 사랑하는 어떤 대상이, 혹은 어떤 목표가 눈앞에 있다고 치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아니 타인의 인정과 사회에서 받는 보상, 그 어떤 결과물도 대가도 따라오지 않아도 그저 스스로가 너무 좋아서 하는 행동 말이다.


 가령 좋아하는 좋은 음악을 듣고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들.  내게는 좋아하는 그것들을 하는 시간과 하지 않는 시간들을 겪었을 때 꽤 큰 감정의 차이를 맛보곤 한다. 하고 싶은데 하지 못했을 때의 감정일지 모르겠다. 사실 좋아서 '하는 것'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단적으로 해도 그것들은 안 해도 그만 해도 그만인 것들에 속할지 모르겠다. 음악 듣고 명상 하루 안 해도, 안 읽고 안 써도 별반 삶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진 않을 테니깐.


  좋아하는 어떤 것을 '하는 편'이
하지 않는 편보다 낫다고 본다.
쌓이고 또 쌓이다 보면
‘내일’이라는 미래의 시간을,
한 사람이 가지고 태어났다는 운명까지도
바꾸어놓을 수 있을 테니깐.


 그래서 나는 하는 것들이 하지 않는 것들에 비해 더 많아지면 내 삶의 풍요로워지고 또 만족스러워짐을 느낀다. 사실 뭐 다 자기만족인 것일 테지만.


하는 것의 놀라운 기적

 우스워 보여도 간절하게 어떤 것에 미쳐있는 사람들은 그 ‘하는 것’의 쌓이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그래서 마음에서 바라는 행동들을 꾸준히 그저 해내는 하루를 만들어 나간다. 좀 더 나아가 소위 성공했다고 일컬어지는 훌륭하고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해 보면 알 수 있다.


장난스럽지만 끈덕지게 무언가에 몰두하며
좋아하는 것을 그렇게 ‘하는 것’ 이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실로 놀라운 일들을
우리에게 가져다준다.


 솔직히 말하면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무엇이 더 나 스스로에게 옳고 그른 지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하는 것에 지칠 때가 분명 다가오니깐.


한다는 것엔, 환경도, 비루한 현실도 모두 다 제한이 없다. 한계가 없다. 그저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확신과 의지 하에.


그럼에도 하는 것에 한 표를 던져 보는 오늘 아침이다. 

 왜? 인생의 목표라는 게 저 모퉁이만 돌면 확-하고 움켜쥘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테니 계속 정진하자고 수 없이 되새기다 보면, 결국 그 목표에 사로잡혀 나 자신이 헝클어질지도 모를지 언정, 수많은 굴곡과 거친 시간들 끝에 마침내 뭐가 됐든 어떤 형태로 다가오든 해냄 끝에 다가오는 시간이 주어질 테니 말이다.   


 하루에 일기를 쓴다고 나의 오늘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진 않았다. 가계부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였고. 그렇지만 신기한 인연과 운명(?) 덕분에 책을 출간해 낼 수 있었다.


처음 목차를 기획하고 네이밍을 정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향한 도전과 움직임은 그래서 매번 나를 설레게 하니깐..비긴어게인!

 책 한 권 썼다고 해서 순식간에 삶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매번 웃으려 하는 마음과 웃지 않고 그저 무던한 표정으로 하루를 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다. 누굴 칭찬한다고 반대로 그 칭찬을 안 한다고 해서 나쁜 사람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차이가 발생한다. 알게 모르게 거대한 나비효과가 되어 부메랑처럼 그렇게 돌아온다고 믿고 있다. 칭찬을 한번 해 본 사람이 안 해본 사람보다, 사랑 한번 더 해 본 사람이 안 해본 사람보다, 읽은 사람이 안 읽은 사람보다, 한 문장이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써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그 '해냄'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은 그렇지 않은 삶보다 작고 크게 다른 ‘내일’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신기한 우리들의 삶이 가진 위대한 장치일 테니깐.


여담이지만, 아이를 낳는 것과 낳지 않는 것, 육아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도 꽤 삶의 큰 차이를 준다.
물론 개인 차가 존재하나 최소한 아이를 갖고 생명을 탄생시켜서 육아를 ‘정성껏’ 행하고 있는 엄마 아빠들은 자유와 시간의 소중함, 사람과 사랑의 귀중함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마음에 담고 있있을 테니.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한번 길러 보는 것도 한표 추천해 본다.
비록 굉장히 고된 훈련과 시간의 연습장이 될지 모를 테지만 :(


 이왕 ‘하는 것’을 택했다면 그것이 되도록 모두의 가치와 함께 하기를 바란다. 

 ‘나’만을 위한 좋은 행동에서 시작되었을지 언정, 본디 그것이 가진 가치가 ‘우리’들에게, 좀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주평화까진 아닐지언정) 좋은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순수하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우리의 내일이 더 행복하기 위해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 라는 문제의식을 마음에 담는 사람과 담지 않는 사람의 차이가 분명 있는 것처럼. 그리고 하나 더, 전자가 후자보다는 스스로의 삶도 되도록 행복하려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하는 것에서 따라오는 별책부록 같은 선물이 될지도 모를 테고.   

 사실 생각해 보면 말이다.
자기 자신보다 더 큰 이상을 추구하며 무언갈 '하고 있을 때'
사실 우리는 그 의미와 진정한 목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추상적으로 들릴지언정, 사실 되돌아 세상을 바라보면 꽤 성공한 사람들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거기에서 찾을 수 있으니깐. 


 그래서 앞으로도 내가,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가슴속에 새기고 살아갔으면 하는 질문은 바로 ‘어떻게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을 줄까’라는 생각을 하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을 하는 것에서 오는 행동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두근거린다 새삼 오늘 아침이 

 아침에 출근길에 별 생각을 다 했지만 그럼에도 주문처럼 외우는 나에게 보내는 하루 한 문장의 인사로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얼른 글로 세상에 표현해 내 본다.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매일의 행동, 이렇게 글을 쓰고 불특정 다수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그 생각들이 단 한 사람 에게라도 읽혔을 때 이 어설프게 표현된 이야기에 담긴 진정 어린 진심이 전하고 전해져서 짧지만 좀 더 괜찮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면 참 좋겠다. 그래서 나의 ‘하는 것’은 오늘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고. 반성 또 반성  T-T


 만약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을 놓고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사랑을 생각하고 사랑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 일은 분명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건 마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 마라톤을 뛸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폰이나 심근 경색이나 심장 마비가 오기 전에 맥박을 감지해 심장에 이상 징후를 포착해 알려주는 스마트워치, 자폐 아동에게 자신의 갇힌 세상과 모두의 세상을 이어주는 전자 기기 같은 것으로 탄생될 수도 있고 말이다.


가치 있다고 여겨서 '하는 것'에 몰두한 어떤 미치광이 집단들이
결국엔 세상을 구원해 낼 위대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여 이로운 우리들의 내일이 되는 것처럼..


 보다 하는 오늘의 모든 것이 인간적이기를

 오늘 내가 회사에서 집에서 아이들 앞에서 누군가들을 만나면서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든 그것이 어제보다 좀 더 인간적이었음 싶다. 그리고 사랑이 듬뿍 담겨서 꾸준히 ‘하는 것’에 집중되는 오늘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당신도 그러하길 바란다. 이 결심이 비록 시험대에 오르는 매 순간을 마주해도 그럼에도 ‘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 설레는 오늘이었으면 좋겠어. 어제보다 좀 더 나아진 오늘을 바라는 마음이라서...

 그리고 확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하는 것’의 가치가 ‘하지 않는 것’보다 옳다는 확신 말이다. 그러면 설상 누군가의 태클과 세상이 정해놓았다고 하는 규칙에 거친 반대가 있을지언정, 스스로 밀어붙이는 힘은 다시 솟구칠 수 있을 테니깐. 스스로에 대한 믿음,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말이다.

  

1시간의 감사함, 그래서 오늘도 '해내요' 

 출근하면서 지금까지, 하루 중 유일할 수 있는 이 자유로운 아침 1시간의 글쓰기는 내가 선택한 내가 하고 싶은 오늘의 ‘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오늘 가슴을 뛰게 하고 아침에 눈을 떠서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나의 습작 노트에, 아니 나의 삶이라는 이야기 책에 담기게 될지를 생각하며 꾸준히 지속되기를.   


 그러다 보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결국 마음이 바라는 장면이
탁-하고 어느새 코 앞으로 다가와 있을지 모를 테고...!  


  ‘하는 것’의 위대함을 믿는 오늘, 그래서 당신도 오늘 마음이 원하는 그 행동을 꾸준히 ‘하기를’ 바란다.

또다시 주어진 참 아름답고 소중한 날이 바로 오늘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과 하는 것이 함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말이다.   


아직 부족한 어미가 오늘은 어제보다 좀 덜 화내고 좀 더 사랑할 거라는 다짐도 함께....!
(매일 아침이 '정성'스러운, 오늘은 특히나 6찬 반찬이다! 미안했어서..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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