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Aug 21. 2017

#3. 열려 있기

내 안의 좋은 에너지에 열려 있으려는 연습

마음과의 대화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자꾸 생각이 나.
너무 아팠던 기억이라 그런 걸까.
큰 일 없이 잘 지내고 있어도 갑자기 문득문득 떠오르면 화가 나고 슬퍼져.
그 기억이 다가오면 그래…   

자꾸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쓴다는 건, 오히려 널 녹초로 만들어 놓을 수 있어.
본능적인 반응이야. 괜찮아.
 달갑지 않은 감정이 네 오늘을 단지 훼방만 놓지 않도록 노력해 보자.     


애쓰다 보니 더 녹초가 되어 버리던 시간들   

 밥을 먹다가도 갑자기 화가 나고 괜히 서글퍼 졌었다. 그래서 결국 또 울고 마는 나를 발견했었던 날들이었다. 아픈 과거가 지나가고 있는 과정이었을 테지만 당시의 그 시간들이 지나가기는 한걸까 라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죄책감에 빠지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회사에서 억울하게 소문을 뒤집어 썼을 때, 누군가에게 원치 않은 놀림감이 되던 순간, 사랑하는 이에게 까였을 때. 물리적으로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한달 여간 입원을 했을 때도. 그 모든 순간들엔 좋지 않은 생각들 투성이였었다.   


막막한 차가운 바다에 둥둥 떠 있어서 곧 가라앉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어...그 시간들은 말이지 너무 차가웠거든

 

 좋은 생각이란 게 도대체 무엇일까라고 반문할 정도로, 어떤 긍정적인 활동과 생각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거기에 자꾸만 다른 부정적인 생각이 스물 스물 끼어 든다. 그러면 그 끼어드는 생각을 밀어내기 위해서 있는 힘껏 반대의 힘을 또 써 댄다. 헌데 그것조차 사실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오히려 나를 점점 녹초로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느낀다. 좋지 않은 제자리 걸음, 도돌이 표의 연속이라는 현실을 말이다.


 생각이라는 녀석을 제자리로 붙들어 두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보내고 있는 나였다. 

 그렇게 내 마음의 감정을 다루는 데도 우리들은 에너지를 쓴다. 좋아하지 않는 감정이 일어나서, 지금 하고 있는 어떤 일을 방해할 때 우리는 그것을 슬며시 한쪽으로 밀어낸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 한쪽으로 밀어내야지 라고 하는 생각 조차도 애써 만들어내는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진 감정일지니, 어떤 생각에 지중하고 무엇을 기억해내고 감정을 만들어내고 감정을 억제하고 강한 충동을 길들이는 등의 이 모든 일들이 사실상 엄청난 에너지 소비를 요구함을 어느 순간 알아채면 기운이 털썩 빠지곤 한다.   


내 안의 에너지에 열려있는 연습  

 그래서 더 열리려고 노력하는 걸 지 모르겠다. 왜 그러 때가 있지 않은가. 기운이 넘치고 어떤 때는 완전히 녹초가 된 느낌이 들까. 정신과 감정의 에너지가 거의 바닥에 닿았을 땐, 그렇게 좋아하던 케이크도, 단팥빵도, 그 어떤 좋아하는 음식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반대로 사랑에 빠졌을 와 같은, 혹은 꿈이 이루어졌을 때와 같은 흥분과 사랑에 넘친 감정 속에 살고 있는 나는 너무나 행복한 나머지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 적이 있듯이.   

 사실 잘 살펴보면 말이다.


바로 내 안의 내부에 엄청난 에너지가 숨어 있다는 것일지 모르겠다.
에너지가 충만할 때는 마치 세상이 다 내 것인 것 같으니깐.


 세상이 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기운이 기운이 강하게 흐르는 제멋대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런 것처럼 느껴질 때 말이다. 호감있던 사람에게 뜻하지 않은 고백을 받는다던가, 진행하고 있던 일이 꽤 순조로워서 결국 해내고야 말았을 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을 때나 그랬음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어떤 소소원들 이루어졌을 때처럼.   


하루가 너무 설레서 그렇게 눈 뜨는 게 즐거웠던 적이 있었어. 지금도 그 에너지의 감정을 기억하니, 다시 만들려 해.

 

 가슴과 마음이, 좋은 에너지로 가득차 있는 나를 향해 열려있을 때 보통 그런 일들이 생김을 경험했었다. 그래서 열려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지를 이제는 잘 안다.


 반대로 내면의 어둠 속으로 계속 숨어 들어가고 있는, 가령 과거에 집착하고 안 되는 현실을 비난하고 나를 죄인 취급하고 낮은 존재로 업신여기며 살았던 닫혀있던 내겐 하루의 모든 행동들이 의미가 없었다. 거기엔 에너지도 있기 만무하다. 물론 에너지라는 건 있지만 내 안에 잠들어져 있는 에너지는 바깥으로 표출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막혀있었기 때문에. 좌절했을 때 흔히 기운이 없는 이유는 바로 그 에너지가 닫히면 없어지고 열면 생기는 것 때문일 지 모르겠다.   


열려 있는 내가 되려 꽤 노력했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노력이라는 말이 어찌 보면 안간힘을 쓴다는 말일수도 있지만, 그 안간힘을 쓰지 않고 자연스레 흘러가면서 열려있는 내가 되려 노력하는 삶이라면, 그 애씀은 꽤 괜찮은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외부의 좋은 에너지가 나의 내면으로 들어오려 한다면 그 전에 내가 먼저 열려 있어야 할 테니깐.


내 마음이 얼마나 부드럽게 열려있고
또 반대로 단단하게 닫혔는가에 따라서
내 삶이 엄청나게 행복할 수도
반대로 극심하게 무기력으로 빠져버릴 수도 있을 테니깐 말이다.   


열린 에너지는 늙지 않는다.

 우리가 만드는 마음의 에너지는 그런 것 같다. 원하는 때 언제든지 그것을 불러낼 수 있는 힘 말이다. 그것은 나이와도 상관 없다. 때론 어린 아이도, 나이 든 노인들임에도 활기와 의욕을 가질 수 있다.


 SNS 에 차고 넘치는 주변인들의 삶만 훔쳐 보아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애 있는 아줌마라고 해서 아름답지 않으리란 법 없고, 다 늙어빠진 뒷방 늙은이의 나이 취급 받는다고 해서 일주일 내내 장시간 일할 수 없는 에너지가 없으리란 법 없다는 것을. (물론 꾸며서 이루어 낸 허상의 이미지일 수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스스로의 삶에 진취적이고 솔직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믿음이 강한 사람들의 에너지는 늙지 않는 법이니깐. 하물며 지치지도 않는다. 그들이 단지 행하는 건  마음의 열림과 받아들임 뿐이었을 지 모르겠다.


지금도 떄때로 밀려드는 내면의 좋지 않은 에너지와 마주하게 되면 일단 그대로 두는 연습을 한다. 그냥 가만히 있는 연습 말이다. 그리고 그 대신에 내 안에서 스스로 좋은 건 받아들이는 열림의 연습과, 나쁜 건 그렇게 너무 깊숙이 들어오지 않도록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는 연습을 병행한다. 닫으면 에너지가 그 부정의 기운이 들어오기 이전에 차단 되어 버리고 반대로 좋은 건 열린 마음에서 받아들이니, 결국 작든 크든 에너지가 솟아 넘치는 것도 같이 느낄 수 있다.   


삶은 불확실한 게임일테지만, 이왕 그렇다면 에너지로 '이기는 승부'를 밀어 붙여 보는 것도 꽤 의미 있는 도전 아닐까 싶어
어쩌면 ‘오늘을 산다’라는 표현에는
‘충분한 오늘의 24시간 삶을 누린다’는 마음이 깃들여 있는것 같다.


 말이 참 쉽고 행동엔 늘 어려움이 따르는 게 삶이지만, 그리고 늘 행복할 수는 없는 게 사람 인생이겠지만 말이다. 가급적 오래오래 늘 우리가 만들어 내는 에너지가 충만하고 사랑과 의욕에 차 있었으면 좋겠다. 가급적 오래 그리고 깊은 내면의 울림을 가지고 말이다.


 참 힘들었을 때는 그저 마음을 닫는 것도 하나의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모든 습관들과 마찬가지로 바뀔 수도 있다. 바로 ‘열림’으로 말이다. 닫히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열린 자세. 그리고 진짜 내가 원하는 건 지금 이 순간 기쁘고 사랑하고 내가 원하고자 하는 것을 향한 열망 뿐이라는 걸 기억하면 우린 곧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어쩌면 나의 에너지라는 것을. 

 늘 지쳐 있고 의욕이 하나도 없다면 삶은 아무런 재미도 없지 않는가. 반대로 기운에 충만한 삶이 많아지면 그만큼 매 순간이 짜릿한 흥분의 경험일 테니,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건 단지 이렇게 열려있으면서 그 짜릿한 매 순간을 경험하도록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뿐일 지 모르겠다.


 오늘 걸어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써 내려가는 삶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열려 있는 에너지들의 좋은 것들이 좀 더 가득하기를. 그럼으로서 마주하는 경험들은 분명 훗날 의미있는 것이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그렇게 활짝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좋은 에너지들이 들어와주기를.
그리고 다시 바깥으로 나갈 때 나도 그 좋은 에너지를 누군가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오늘이기를..!


작가의 이전글 10. '하는 것'의 위대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