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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Aug 23. 2017

11. 편지 한 통

이찌고 이찌에 : 一期一会(いちごいちえ)

4년 전 일기에 편지 한 통이 써져 있었다. 

 내 일생 '단 한번의 시간'과 만났고 이별 했었다. 그렇다고 믿었다.

절박함과 간절함, 순수함이 뒤죽박죽 섞여 있던 나날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때의 내가. 때묻지 않아서 감정을 다 발산할 수 있었던 그 용기들이.

나를 둘러싼 그 소중한 모든 시간들이 


문득 지금 듣는 음악 덕분에 다시 꺼내 본다.


붙이지 않았었던 편지였던 것 같아. 보낼 걸 그랬나...





숨김없이 말해 볼께요

더이상 숨길 필요도 숨기고 싶지 않으니깐요


당신이 모르는 나쁜 기억들은 여전히 아직 마음 깊숙이 모두 남아 있어요.

입 밖으로 튀어나오는 말들은 때론 당신과 나 사이를 떨어뜨리려고 작정한 것 같았죠.

그래서 내가, 당신이,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들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날 잠시 떠나갔던 시간들을 아직도 기억해요.

난 그게 끝이라고 생각했었죠.

 마음은 원하는 대로 쉽게 흐르지도 못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그것들

늦은 밤의 드라이브. 음악. 이야기, 목소리로 대신해 볼 거예요  


그래요 마음은 쉽게 흘러가 버리지 않을테니깐요.

원하는 대로 흐르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죠.


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기억해요? 기억해요.  


그러니 더 이상 숨김없이 내게 말해 줄래요

내가 모르는 그 작은 비밀들이, 여전히 모두 당신과 나 사이에 남아 있다는 걸 말이죠.


입 밖으로 튀어 나오는 모든 '오늘의 이야기'가 선명하게 되돌아 올 거예요

이젠 마음이 그렇게 원치 않게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을 테니깐요.


쉽게 포기해버린 과거들이었지만

이제 그 과거가 나를 이기도록 놔두지 않고 있거든요.


그러니 난, 당신은,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그게 뭐가 됐든 어떤 형태가 됐든 말이죠.


나 이미 믿어요.

다시 시작 되었다는 걸..


매일이 Brand New Day 라고....그렇게 써내려가고 있어.





그때 헤어지지 않은 걸 요즘은 천만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니 또 새로운 시간이 펼쳐지니깐.

여전한 나의 '이찌고 이찌에'
그냥 오늘 이 글로 이 공간에서 대신할께.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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