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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02. 2019

6월의 책들  

빼곡한 다이어리를 다시 채워보며...

6월엔 뭐 그리도 동분서주했었는지.

지나간 한 달의 다이어리는 칸마다 빼곡한 숫자와 글자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다. 뿌듯하면서도 어딘가 여유나 쉼 없이 그저 '틈새 시간'을 찾느라 눈을 굴리고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쉴 새 없이 움직였던 '나' 같아서, 어딘지 모르게 안쓰러우면서도 이 모든 시간의 연속선 상에서 '나'의 '진심' 이 이만큼이었구나 싶어서.. 스스로 고맙기도 했던 한 달. 



그 한 달이라는 시간 안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언제나처럼 이렇게 기록하는 순간이면 

벅차오르는 기쁨과 어떤 회상의 순간들이 다시 나를 찾아온다. 기억이 재현되듯. 글자를 타고 이야기는 다시 흐른다... 



해 질 녘에 좀 더 많이 읽었던 6월이었다... 그 시간이 벅차서 내내 간직하고 싶었고..





소설 / 에세이 / 인문  : 10권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

김민식 PD 님의 에세이는 언제 읽어도 '유쾌하다'라는 형용사가 잘 어울린다. 존대어로 쓰인 구어체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어딘지 모르게 옆에서 말을 거는 듯한 음성지원이 되는 단행본이다. '여행'이라는 화두가 요즘 다시 떠오르는 것 같은데, 언제나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하나의 로망에 불과한 그 여행이라는 것... 습관처럼 여행을 떠나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할까 싶다만, 어쩌면 저자의 메시지대로 일상 자체를 삶의 여행처럼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한다면, 이 시간들 자체가 모두 '여행'이고 '경험'이고 그 자체로 '삶' 이겠다. 그 시간들이 바로 '나'의 태도와 습성을 만드는 걸지도 모를 테고. 


7월엔 여행을..... 바라던 바다를 볼 수 있을까. 부디 그럴 수 있기를.. 



        

영혼의 책 54  ★★★★★



에크하르트 툴레부터 헤르만 헤세, 마더 테레사, 융에 이르기까지. 고전과 영성의 경계를 넘나들며 울림과 깊이가 서린 문장들이 가득 담긴 '영혼의 책'을 읽었던 해 질 녘, 그 오후 6시를 기억한다. 읽는 내내 마음이 평온해지면서 어딘지 모를 '갈증'을 느끼고 있을 무렵, 중간쯤 읽었을 때 울렸던 전화기를 통한 메시지, 마음을 들뜨게 만든 몇 가지의 이야기들과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내 영혼이 다시 맑아짐과 설렘과 어떤 기대심을 충만하게 채울 수 있었던 게 이 한 권의 '책' 덕분인 것 같아서 새삼 감사했었다. (그렇게 끼워 맞추기를 여전히 잘하는 나일지도 모르고)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의 소재는 언제나 글감이 되고 만다. 이 소설 한 권을 읽으면서 나의 '친애하는 당신'을 떠올렸고,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면 내 딸이 되어주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무슨 말이 필요 있을까 싶다. 가족 간의 유대와 사랑, 그리고 타인과 타인의 교류는 삶의 피폐함이나 삭막함을, 적절한 따뜻함과 유연함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아직은 그렇다고 믿고 싶다. (개인적으론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으면 싶다. 상업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 정도로 그칠지 모를지언정...)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가스 라이팅'이라는 단어가 읽는 내내 떠올랐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드러나지 않게 상처로 일그러진 사랑의 부재가 몸이 다 큰 어른이 되었을 때 어떤 부작용처럼 또다시 일그러진 사랑의 모습으로 재탄생될 수 있는지. 심리 상담사례를 스토리텔링 화하여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불어넣어준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를 통해 다시 한번 '사랑'을 어떻게 '잘'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사랑의 근원지가 '나'를 위한 사랑이 돼야 좀 더 건강한 사랑을 줄 수도 있는지를... 여러 '사랑'의 단상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전히 '사랑' 은 그래서 어렵다. 그렇지만 어렵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일생일대 최대의 가치이겠고... 




나이 듦의 심리학 ★★



애석하게도 제목이 한몫한 듯한 이 책에서 적당한 수준의 실망감과 동시에 그래도 한 번 정도 '나이 듦'에 대해서 되짚고 넘어가 볼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 (라고는 하나 '나이 듦'이라는 소재는 그만큼 중후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만한 것은 분명하겠다) 




다정한 구원 ★★★★★


말해 뭐 할까. 그녀의 신간 소식을 예고편처럼 알게 되자마자 내내 기다렸었다. 리스본에서의 딸과의 여행지에서 그녀가 '아버지'에 대한 추억, '가족'의 시간을 회상하면서 담담히 그려낸 에세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언제나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서정적이고 다정한 문체 덕분에, 금세 읽어버릴 수 있을 만한 속도를 애써 느리게 곱씹듯 읽으려 했던 나를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떠올리게 된다. 



읽는 내내 바랐다. 나도 언젠가 그녀처럼, 쌍둥이들과 함께 타국을 거닐며 그 시간을 기록해볼 수 있기를. 이왕이면 그토록 바라 마지않는 나의 최애 도시인 '샌프란시스코' 였으면 좋겠다고. 우리 셋은 그렇게 골든 게이트 브리지와 피셔맨스 워프, 롬바르트 거리와 시빅 시티를 거쳐, 바다가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크랩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우리'를 떠올려 본다. 그럴 수 있기를. 이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너는 너로 살고 있니 ★★★

김숨의 소설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이상하게 깊이 침잠하는 느낌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더더욱. 병상에 누워있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돌보는 '나'의 시선들을 문장으로 읽으면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이 투영되는 느낌을 적잖이 받았다. 한 문장이 시 같은, 아름답고 영롱한 문체가 이상하게 서글퍼졌던 것은, 어쩌면 '편지 형식'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살아있어도 죽은 듯한 '나'와 죽어 있지만 마치 살아 있는 듯한 '그녀'가 교감하는 이야기들이 주는 느낌이, 읽는 '나'로 하여금 계속 어떤 감정들을 두둥실 마음 안에서 부유하게 만들었기에...




위즈덤 ★★★★★

이 책은 두고두고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 꺼내보고 싶어 지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정말이지 '가득' 해서, 양장본의 묵직함이 조금은 아쉽지만, 그만큼 고맙고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누구나 알만한 명사이고 유명한 공인이지만, 그녀의 삶 자체만 두고 보자면 가히 '기적'에 가까운 드라마틱 한 현상들은 어쩌면 그녀가 삶을 온전히 유지하고 지켜가면서 어떤 '깨달음' 들을 일상 곳곳에서 있는 힘껏 지키고 믿고 또 행했음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다... (7월에도 이 책은 두고두고 재독을 하리라고 다짐을 해 본다. ) 




쇼코의 미소 ★★★★

다시 읽고 싶었던 건 단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지막 즈음의 '작가의 말'을 읽고 싶어서였다는 이상한 핑계를 대본다. 서점의 소설 코너에서 두리번거렸던 작가.... 의 모습이 생각이 나서라는 엉뚱한 핑계... 그녀의 그때의 모습은 지금의 누군가의 현재일 수 있음에... 이상하게 책을 읽는 내내 울렁거림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아아. 이건 리얼 팩트 영화보다 더 진한 감동과 재미와 웃음과 뭐랄까 삶의 '정수'를 보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그야말로 박막례 할머님의 '인생 어록'을 두고두고 메모지에 적어 두고 울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게 만드는... 그녀와 손녀의 드라마틱 70세 초입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책. 이건 표현이 쉽지 않다. 그저 이 정도 그녀에게 빙의된 채 한 마디로 갈음할까 싶다.  


'염병, 가스네 야. 여행은 눈으로 하지만 추억은 돈으로 만들어야 된다. 내 편들아. 사랑해'  



        



경제 / 경영 / 자기 계발 : 6권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

'너나 위' 님이 어떻게 월급 연봉을 몇 년 안에 몇십 년 치 연봉으로 만드셨는지에 대해서 그의 강의나 숱한 투자 칼럼들을 지켜보면 그의 '태도'와 '삶'을 대하는 현재와 앞으로의 모습들이 여실히 그려져 있었다. 그런 그가 책을 출간하는 소식과 더불어 실제 책 출간 전후로 사전 완판(?) 이 눈에 훤하듯 그려졌던 건 그를 신뢰하는 분들의 '팬덤' 이 무시하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인정한다. 그의 팬덤은 진실되고 튼튼하고 결국 '결과'를 만들어낸 그를 따르는 건 어쩌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알차게 구성되어 있는 이 책, 단숨에 읽고 나서 어딘지 모르게 말이 행동보다 조금은 더 앞선 내 현재를 따끔하게 만들게 했다. 따가워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가 전해준 메시지는 마음 깊이 이미 못 박히듯(?) 간직한 채.... 그렇게 그와 비슷한 현재의 행보를 느리지만 나 또한 꾸준히 뒤따라가 본다.. (투자는 쉽지가 않다...) 




부동산으로 이룬 자유의 꿈 ★★★★★

진실된 책이 주는 느낌이라는 것이 있다. 과한 수식어나 묘사 없이, 전혀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촌스럽고 투박한 말투, 그러나 '경험' 담이 여실히 담겨 있고 냉정한 이성과 현실에 대한 자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목소리. 자유몽님의 이 책이 딱 그런 책이지 않을까 싶다. 


담담하게 현실을 바라보면서 그 어떤 허무맹랑한 이상이 아닌, 철저한 계획과 공부, 조용하게 움직이는 어떤 뚝심... 어쩌면 숱한 화려한 투자서보다 그의 이 투박한 책 한 권이 이번 달 최고의 자기 계발서는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 본다. 물론 결국 그도 '결과'를 만든 이 중 하나일 테니 어쩌면 중요한 건 '과정' 보다 '결과'인 걸까... 싶어서 역시나 '뜨끔' 했었던. (나의 결과는 여전히 너무나도 작아 보이기에... 아님 이런 나의 생각도 누군가에겐 과한 욕심인 걸까 싶고.. 모르겠다-) 




로케이션 ★★

입지 컨설팅답게 '입지'의 중요성을 여실 없이 공개한 일본 서적 다운 책. 별로 크게 할 말은 없다. 그저 건물보다 '땅'의 시간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한 번 정도 읽어 두어 감사했던 책...




넥스트 챔피언 ★★★

기업의 사회적 공헌 가치와 아울러 경쟁 없는 지속 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이 담겨 있는 공저. 읽는 대 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했기에, wish list에 있었던 다른 책들을 어쩔 수 없이 7월로 미뤄야 했지만... 그래도 뭐랄까. '체인지 메이커'와 커뮤니티, 이 시대, 커리어, 업, 기업, 조직, 사람, 기획, 생각, 나아가....'나' 등등의 조금은 현실적이고도 이상적인 어떤 생각들 덕분에 사고의 확장이 될 수 있었던 책. 아마 경영하시는 분들이나 사업을 이제 막 꾸리시려는 분들은 이 정도 깊이의 책 한두 권은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물론 비즈니스라는 것이 이론대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는 것도 사실일 테지만...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

세상의 모든 '창작' 은 창작물'만' 생각해서는 절대 오래 사랑받을 수 없다는 나름 뼈 때리는 진실과 마주해서 반성을 불러일으켰던 책..... 그럼에도 나는 건너기로 한다. 그 창작의 블랙홀을...



순간의 힘 ★★★★

어떤 순간은 다른 순간들에 비해 '힘' 이 세다. 그리고 영향력이 무지막지할 수 있다는 것을. 고양/통찰/긍지/교감이라는 네 개의 분류를 통해 '삶'의 짧고도 길 수 있는 '순간' 이 '나'에게 주는 힘,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들을 비로소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더 진취적이고 성공적이며 밝은 '내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힘' 이 될 수 있기까지는 어떤 순간들이 필요한 지에 대해, 깊숙하게 생각하고 또 고찰하게 만든 책. 자기 계발서는 역시 외서를 보는 편인 나로서는 칙스 형제의 이 책을 왜 진작에 읽으려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만, 이제라도 읽어서 너무나도 다행이었다. 


한편으론 솔직히 이 책을 시작을 다가오는 7월의 깊은 '독서 모임'을 개시할 날을 목전에 두고 있기에 어떤 긴장감과 기대감마저도 감추지 못하며... 그렇게 책을 통해 생각의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7월이 시작되었고 이미 48시간이 채워지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그 시간을 다만 '채우는' 연습을 이번 달에도 해 나간다. 이미 다이어리에 차 있는 몇 가지의 일정들, 읽고 싶은 책들, 해야 할 일들,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과 가고 싶은 장소들, 바라는 장면들... 여전히 빼곡하게 기록하기 시작한 나는. 



지혜가 좀 더 샘솟는 뜨거운 한 달이기를. 

순탄하지 않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내면에 지니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기다리던 책의 도착 소식을 기다리듯, 어떤 반가운 소식들을 상상한 채. 


바다, 하늘, 바람, 그리고... 이야기. 언제나 그리운 것들. 



#안녕_6월_안녕_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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