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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02. 2019

넥스트 챔피언

'다음' 아닌 이미 '지금'의 태도로 일한다면...

CSV는 슈퍼맨처럼 온 세상을 구하려 들지 않는다. 사회 문제를 자신의 핵심 역량에 기반해 해결해나가려는, 어쩌면 조금 더 인간적인 배트맨에 가깝다. 


- 넥스트 챔피언 - 




때는 바로 어제. (이는 우연인가 필연인가) 

대'고 갱님'의 IR 자료와 분기 분석 보고 자료를 찾던 중이었다. 역시 고객님'은 앞에 '대'를 붙일 만큼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라는 것을 매년 발행하고 계셨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마지막 보고서의 페이지에 적혀 있는 컨설팅 업체 이름을 보고 대충 짐작을 하긴 했지만, (보고서는 '돈' 이 있으면 만들 수... 도 있다. 물론 하향 평가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 보고서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몇십 명의 사람들과 수백 시간의 구글링과 데이터 수집이 기본이라는 '땅굴 파는 시간'을 나도 해 보았기에) 



어쨌든지 간에 이 기업은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시장과 고객, 자신들의 제품 (숱한 협력업체들을 '거느리고 계시는') 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먹히는지'에 대한 지속 가능한 전략을 아주 깔끔하고 멋들어진 문체와 단어, 그리고 디자인 조합으로 '보이고' 있었다. 



그 안에 돋보이는 단어. 바로 CSV였다. 

기본이다. 사실. 요 근래 더욱 '수익' 만을 말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행여나 살아남더라도 오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는 건 어떠한 '사회 환원' 혹은 '환경' '가치' '선함' '성장' '혁신' '성과' '동반' '상생' 이런 단어들과 어우러진 어떤 활동들을 곁들이지 않으면 오래 살아남기가 힘들기에. 아니 그래 보인다. 여전히 '사업'의 드러나지 않은 복잡 무쌍한 판과 전략들을 나 같은 미생은 너무나도 부족하여 역시 알 턱이 없다...



보이는 건 화려할 수 있어도 그 안의 생테계가 얼마나 초라할 수도 있는지는.... 파고들어야 알 수 있다.



'넥스트 챔피언' 은 바로 이 CSV와 기업, 그리고 비즈니스 전략을 담아내고 있는 '묵직한' 책이다. 

읽는 데에 상당히 오랜 시간과 에너지를 요했다. 그러나 한 번 정도는 읽어 두면 뭔가 뿌듯(?) 한 성취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경영서를 들여다보면서 솔직히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내가 속한 조직, 현업, 현재, 고객, 시장, 분위기, 아니 다 필요 없고 그저 내 옆의 동료가 오늘 어떤 말을 하는지에 대한 요즘의 '분위기'를 비춰 보았을 때.... 부끄럽지만 '우리' 라 하는 이곳에서의 CSV는 1도 보이지 않았기에... 일단 생존이 최우선인 요즘이라 아쉽지만 이건 비단 '우리'만 그런 건 아닐 테다. 전체적인 '위기'인 듯싶다. 그 위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만. 



넥스트 챔피언, 공저, 김태영, 도현명, 흐름출판, 2019.05.27. p. 374



각설하고, 비즈니스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공고히 짜여 있던 사회 시스템과 시장에 균열이 발생하면 기회의 문이 열린다고 한다. 그리고 그 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고 하면서 책은 도입부에 서양 사회의 이름만 대면 알법한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사례와 더불어 - GE, 네슬레, 보다폰 등 국가 업종 규모 업력 제각각 -  '사회적 가치'를 통해 자신만의 지속 가능한 시장을 구축하게끔 '독려 ' 한다.



다시 돌아가 보자. 내가 찾은 그 지속 가능 보고서를 매년 발행하는 '대기업' 은 자동차 업체다. 

(이쯤 되면 들킬지도 모르겠다.) 사실 전장 계통에서 일을 하는, 여전히 미생에 불과한 내가 바라보는 '자동차, 차량, 공유, 경제, 모빌리티, 패러다임, 등등 등등.... 단어 나열도 때론 지겹다. 하도 일상이 되다 보니. 



잘 알지는 못하지만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느낌' 은 늘 가지고 있다. 

최소한 이 산업은 본질적으로 차량-인간-생명-환경이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며 거기에 우리 고객님들이 그들의 '지속 가능' 한 전략으로 CSV를 보고서의 반 이상의 페이지를 할당하면서도 입이 마르고 닳도록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인간, 존중, 생명, 환경, 사회, 공헌, 가치, 혁신, 그를 위한 동반 성장, 기업 공헌' 등의 콘텐츠들이 나열되어 있었으니까. 그것을 위해 투자, 인수, 합병, 사업 공유 등등등의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들을 멋들어지게 뽐내 주신 그 보고서...



자동차 산업은 매력적임은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론 나의 가족 구성원이'볼모'로 잡혀 있기에... 서글픈 현업임을 감추지 못한다.



보면서 아 이것이 '넥스트 챔피언'으로 가기 위한 필수 활동들인가 싶었다. 

최소한 '이 정도는 해줘야지' 하는... 뭐랄까. 고객들의 '혹'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켜 지속적으로 '이미지'를 '브랜딩' 화하고 그로 인해 마케팅과 영업, 홍보가 우수 품질 제품에 붙었을 때의 '기적 (= 매출 = 이익 = 돈 = 자본주의) ' 이 일어날 테다. 결국 이게 본질이 아닐까. 기업은 '이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하지만 이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익을 토대로 사회에 적절히 공헌하고 환원하면서 다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어, 주주를 넘어선 이해관계자들 모두를 생각할 줄 아는 기업....! 




힘들게 읽은 만큼 사실하고 싶은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부유하듯 문장이 붕붕 뜨지만 다 접어두고 다만 몇 가지의 책 속의 문장들을 대신 남겨 본다... (그게 최선인 듯싶다.. 이 책은)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조직을 사회적 가치에도 최적화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일하는 방식의 오랜 관성과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조직 구성원들을 긴장시키곤 한다. 



파트너십은 누구와도 맺을 수 있지만 그 시너지가 남다른 경우가 있다. 바로 '사회적 기업' 과의 협업이다. 사회적 기업은 곧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조직이다. CSV 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비즈니스 기회나 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이라면 사회 문제 해결과 비즈니스라는 동일한 요소를 사회적 기업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여전히 사람의 문제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과 역량이 자라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꿈꾸는 기업을 통한 사회 혁신 이를 통한 사회의 지속 가능한 진보라는 것은 인재를 지속적을 교육하고 좋은 경험을 쌓아감으로써 가능하다. 그러므로 기업은 당장 그 일을 위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 





돈 버는 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

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상당한 호감과 관심을 가지고 몇 개의 스타트업과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중이다. 이른바 '체인지 메이커' 기업들인데, 단적으로 이번 주, 그 플랫폼 회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영역에 '소액 투자' 자로 활동하고 있고 그들로부터 저녁식사 초대에 운 좋게 '당첨' 이 되어 시간을 쪼개어 가보기로 했다. (설렌다. 언제나 그런 이들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응원하고 조금이라도 '발 담글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넥스트 챔피언은 나에게 그런 이들이지 싶다. 



모두가 체인지 메이커 일 수 있다고 독려하는 또 다른 체인지 메이커들.

그들이 모인 조직, 나아가 기업, 사회적 책임을 넘어서 어떤 '변화'를 당당하게 이뤄내려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결국 기업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을 해결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숱한 이해관계자들과 진실된 소통을 통해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하려 하는 이들. 그런 이들 중 한 명이 되어보고 싶다는 아주 오래 전의 꿈... 을. 



책의 말미에서 현재의 조직과 그 옛날, 이상향을 품고 꿈꿔본 조직을 자연스레 떠올리며.

씁쓸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어떤 '기대'를 품게 되었다. '넥스트 챔피언' 은 결국 여전히 이런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어떤 이상을 추구하는  '나'가 될 수 있고 미래의 '너' 일 수도 있으며,  결국 현실적인 이타 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들이 만나 어떤 멋들어진 결과를 만들었을 때 비로소 '챔피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테다. 어떤 근거로? 음... 나의 노트북과 사원증 앞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스티커가 대신 말해주고 있으니까. 


'모두가 체인지 메이커인 세상'을 바라는 이들이 이렇게 현존한다며... 


하늘에 맑은 구름이 존재하면 좀 더 멋진 풍경이 되기도 한다.. 맑은 구름 같은 한 달을 꿈꾸며...(뭔 소리지)




덧) 이 책 읽느라고 진을 좀 빼다 보니 다른 wish list의 책을 읽지 못했던 안타까움은 7월로 미룬다. 

좀 더 열심히 읽어야 할 한 달이다... 그래도 언제나 '완독' 이 주는 뿌듯함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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