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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l 01. 2019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오래 사랑받는다는 것의 비밀...

선택의 여지가 그것 말고는 없어서 뛰어든다.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과정보다 더 큰 보상은 없기 때문에.

비록 그런 보상이 언제나 금전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비록 애초에 희망했던 것처럼 빨리 축적되지 않을지라도.


-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 






'오래 지속되는 작품을 어떻게 만드는가'라는 궁극의 질문에 꾸준한 관심과 고민을 가진 저자.

그리고 그 영역에서의 커리어를 꾸준히 지속하고 있는 사람의 '마케팅 경영' 책 정도로 감히 구분 지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의 긴 제목 앞의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이라는 수식어가 유난히 마음에 걸렸다.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싶지 않지만 결국 한번 발을 담그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창작'의 고통, 기쁨, 희열과 희비의 교차... 한데 이렇게 감수성만 무장해서 접근하기에는 이 책, 어딘지 모르게 노련하다.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흐름출판, 2019.05.29. p.340



'작품만 만든다고 해서 당신이 바라는 바가 이뤄지지 않는다. '라고 말하고 있기에. 

소위 크리에이터라 불리는 '창작'을 해내는 이들은 (그것이 비단 '카피캣'으로 '패스트 팔로워'  라 할지라도) 어찌 '창작' 만을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일종의 나만의 '플랫폼' 즉 팬덤 구축을 통해 반대로 창작이 '먹히는' 창작물로 연결되게 만드는 것도 '필요' 하니 말이다. 



책은 그런 면에서 크리에이터들에게 일종의 '용기'와 '희망' 뿐 아니라 어떤 이성적인 '조언'을 퍼붓는다. 

오로지 작품'만' 바라보려 하는 나는 부끄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어떤 부분에서는 인정하려 하지 않았고 어린아이처럼 구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쓰는 사람'으로 살아보려 하지만, 그 마음 언저리에는 고리타분하게 '순수성'을 훼손시키려 하지 않은 고집쟁이 성격을 떨치지 못하였으니, 결국 어떤 괴로움을 품고 마는 건 당연하겠다. 



그러나 인정해야 한다는 걸 결국 알게 되고 만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에이터' 라면. 저자의 메시지가 무엇을 말하는지 모를 리가 없겠다. 그가 말하듯 '문학'이라는 것은, 혹은 '글'이라는 콘텐츠는 재미나 감동이나 공감뿐 아니라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누군가의 '비즈니스' 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제대로 '비즈니스'로 만들려 하는 이들에게는 절대 '창작물' 자체만을 보아서도 안된다는 것을...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오늘따라 더 두서가 없다...) 



언제까지 고고한 '척'만 하기엔... '나'라는 이가 만든 '창작물'에 미안할 테다... 




"우리가 만들어낸 창작물이 영원히 힘을 발휘하기란 어렵다.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영원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찬사 받으려는 생각이 너무 지나치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할지도 모른다." 




잠시 반문해보았다. 이 세상에 완벽한 '창작' 이 있을까라며. 

크리에이터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창작자'가 있을까. 혹은 영원한 창작자가 있을까...라는 엉뚱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사실 요 근래 페이스북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되고 있는 '저작권'과 '카피'에 대한 여러 단상들이 갑자기 함께 떠올랐던 건, 어쩌면 책을 사랑하는 이로써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창작물'을 두고서도 이 책이 말하는 대로라면 그 창작물이 영원한 '작품'으로 계속 반복되는 입지를 굳히려면 일종의 '나만의 플랫폼'이라 말할 수 있을 만한 대중적 인기와 거세지는 팬덤 구축이 '필요' 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겠다. 



어떤 노련하고 똑똑하기 그지없는 마케팅이 비로소 그 '창작물'과 만났을 때

결국 그 창작물을 대하는 고객(독자든 소비자든)에게 결국 '먹히고 팔리고 확장되고 인기를 얻는다'라고.... 그 화두를 조심스레 경계에서 그 어느 쪽의 편도 아닌 채 바라보고 있는 나는... 다만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인정할 것들도 조심스레 인정하면서 여러 생각의 교차점에서 혼란스러운 '요즘'을 보내는 중이다.  



되도록 오래 살아남는...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여전히 나를 살아있게 만든다. 그러나 냉정하게 반대로는 그 오래 살아남는다는 건 일종의 '사랑' 없이는 절대 살아남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부합한 어떤 '노력'이라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창작'만'으로는 살아남는 것이 운이 아무리 좋아도 100에 1명이라는 것쯤은 이제는 아는 나이가 되어가는 나는. 


오래.. 사랑받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은 '라이터'는 없을 테지...




어떻게 '패키징' 할 수 있을까에 조금은 고민을 해 보게 된 시간이었다. 

창조의 과정을 겪으며 - 벼락같은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걸작을 만들어내기까지 - 때론 다듬어지지 않는 초석의 작품을 소위 마케팅, 상품광고, 영업력 등의 기획과 실행이 붙여서 잘 꾸며진 하나의 '패키징' 이 필요하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여실 없이 인정했다. 또한 패키징을 잘해도 그 패키징이 살아남으려면 '피칭'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도. 어느 정도의 상업주의와의 타협은 무시 못 할 영역이니 말이다. 다만..'마음' 이 그럼에도 훼손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까. 

또한 반대로 그 어려운 마음을 잃게 되는 것도 '한 순간'에 그칠 수 있을 테니.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얼마나 고독하고 고통스러운 경험인지를 아는 이들은 그럼에도 그 고독한 경험을 주저하지 않는다.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리고 그 '마음'을 계속 유지하며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아울러 '선택의 여지가 그것 말고는 없는' 이들은 비록 완전한 자신만의 창작의 바다 안에서 혼자 외로울지언정, 그/그녀가 조금만 더 '사랑'을 주려 한다면... 한 명의 창작자의 사랑으로 끝나버릴 운명에 처한 창작물/작품에 좀 더 많은 '사랑'을 주려 일종의 '노력'이라는 것을 거쳐야 한다고... 어쩌면 나를 '반성' 해 버리게 만든 이 책을 읽으며 여전히 풀리지 않는 창작의 블랙홀을...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그 블랙홀을 건너려 움직여본다.  

건너다 수렁에 빠지고 다시 겨우 헤어 나와서 다시 건너려 하는, 어떤 일상 속 에너지와 힘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벅찬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나 또한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일단 '한다'. '한다'라고 하는 동사 안에 담긴 어떤 생명력 질긴 뜨거움과 열망을 간직한 채. 노련함은 부족하고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초석이고 그것에 그칠지 모를지언정. 블랙홀도 '바다' 라면 그 바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칠흑 같은 블랙이 될지, 아니면 그 블랙을 '피아노 블랙'이라고 이름 붙여서 어떤 또 하나의 그럴듯한 작품으로 만들지는. 



포기하지 않고 오래 하는 이들이 결국 '이루기도 하는' 두고 봐야 아는 것들일 테니까. 



(오늘 글은 정말이지 내가 생각해도 두서가 없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여러 '책'과 '글'과 '작품' 들에 대한 생각들이 짬짜면으로 불어 터지듯 생각이 폭발했기에, 결국 이런 글이 '탄생' 되었다며. 진정한 '블랙홀'이다.....) 




재독이 필요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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