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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28. 2019

단순하지만 확실한

위즈덤. 

우리 모두에겐 무모함이 필요하다. 적어도 한 가지에 대해서는. 


- 위즈덤 - 





이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 '삶'이 있을까. 

또한 언제나 행복하거나 흔들림 없이 튼튼한 삶이라는 게 있을까. 아마 신 조차도 '자신'의 삶에서 희비를 느끼며 살았을 테고 (그렇다고 상상만) 하물며 인간의 생이라는 것은 언제나 그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들을 반복하지 않던가. 일단 '태어나니 살아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요즘의 나처럼... 일단 '태어나니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약간은 '내려놓고' 정신없이 흘러가는 요즘, 출퇴근 가방이 언제나 묵직했던 것은 6월의 끝무렵에서 만난 이 책, '위즈덤' 덕분이었다. 가지고만 있어도 어떤 '힘'을 전달받는 것 같아서. 그렇게 내내 신줏단지 모시듯 끌어 앉고 며칠을 지냈다. 


위즈덤, 오프라 윈프리, 다산, 2019.06.14. p. 280 



만나서 다행이었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읽고 쓰고 또 말해봐서 다행이었다. 

17,000원이라는 양장본 한 권의 책 값이 이상하리만큼 저평가되었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 책. 사랑하는 그에게 (책을 잘 안 읽고 여전히 읽으려 하지 않아서 안타깝다만) 보고 싶은 벗에게. 단언컨대 추천하고 싶었던 책이 되었으니까. 아니 좀 더 노골적으로 평하자면 나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글귀들이 가득했기에 나만 알고 싶은 책이기도 했고. (좀 무거워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만 양장본의 허와 실이랄까) 



'무모함'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이 페이지에 북마크를 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자가 유명해서 (오프라 윈프리는 누구나 알만 하지 않던가)라는 이유를 대기엔 적절치 않다. 

그녀의 기적과도 같은 삶의 희비, 그 매 순간들 속에서 그녀에게 깨달음을 부여해 준 이야기들, 그 내용들을 자신의 방송 매체 (슈퍼 소울 선데이)에서  '대화'를 통해서 한번 더 깨닫게 되는 시간의 기록들이 담겨 있었다. 마음 깊숙하게 와 닿았던 누군가의 기록물은, 또 누군가가 읽는다. 그리고 그 '순간'에 몰입하다 어떤 '순간'과 만난다. 깨달음까진 솔직히 모르겠지만 최소한 '생각'의 탄생 정도는 되지 않을까... 문장의 힘이란, 언제나 그런 마법이 숨겨져 있기에.



(외우고 싶은 구절이 많았지만 지금 기억나는 건 이 정도랄까...) 


-


"우리는 누구나 있는 그대로 충분히 훌륭하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이 우리 내면에서 무엇을 열리게 하느냐다." 


"깨달음은 선물이다. 어떤 방식으로 오더라도 그 순간은 선물이다. 수피교에는 영혼의 향수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가 우리를 부르면 우리는 그 순간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를 아는 것이 먼저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를 알고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 있다고 할 수 없다." 


-



삶의 굴곡진 순간에서 우리는 답을 찾곤 한다. 

절대 나오지 않은 어떤 대답 혹은 해답을, 내면에서의 농밀하고도 은밀한, 표현도 쉽지 않은 어떤 해답을 구하려는 이들은 어쩌면 그렇게 '삶'이라는 여행을 견디고 이겨내다가 결국 스스로 혹은 타인으로 하여금 어떤 '깨달음' 들을 얻는 시간들과 만나게 될 테다. 



가령... 산후우울증에 허덕이면서 바닥까지 다 찍어본 나로서는 사견이나, 책으로 도망치고 글로 숱한 감정들을 쏟아부어 마치 영혼을 다 갈아 내는 시간을 거쳐 이제는 껍데기뿐인 육신만 남겨졌다 믿었던 바닥을 푹푹 찍고 있던 어느 날..... 정말이지 문득... 정신없이 어떤 문장들을 휘갈기고 난 이후에 흘러내린 눈물, 다시  읽고 쓰기로 결심하고 마냥 실행만 해냈던 시간들, 새벽에 간절히 바랐던 어떤 상상, 그리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입술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나만이 알 법한 어떤 주문들, 그러게 거의 반 미친년처럼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그런 나날들...



같은 바다여도 다른 바다로 해석되는 시간들을 '삶' 속에서 겪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그때의 바다가 지금의 바다와 다른 '나' 처럼..




그 시간 이후의 어떤 '깨달음' 이 있었다. 

'상처 받지 않은 영혼'을 알게 되었고 '영혼의 자서전'을 거쳐 결국 '위즈덤'에 이르기 까지. 삶을 뒤흔드는 깨달음의 순간들과 만난다는 건 얼마나 기쁜 일이던가. '위즈덤'을 읽어 내려가며 '그때의 나, 그때의 우리'를 회상해 보았다. 그리고 바랐다... (여전히 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장 단순했던 그 순수한 마음이, 여전히 자리 잡아 남겨진 '오늘' 이기를. 아마 그래서 이런 터무니없는 의식의 흐름 글에도, 보이지 않는 진심을 담아 '나' 만이 전할 수 있는 어떤 숨겨진 마음을 이렇게 서투르지만 전하려 끝끝내 노력하는 '오늘' 이 또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곳에서 '책'과 '글'을 통해서 말이다. 



필사라는 것이 부분 부분을 발췌해서 하는 것이라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이 책, '위즈덤'의 모든 내용들을 그대로 따라 적어 보고 싶어 졌다. 그래서 사실 대부분의 문장들을 목소리로 남겨 보았다. 읽는 감동도 쓰는 감동만큼 다른 색깔의 진함이 느껴지기에.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삶의 기쁨은

우리가 늘 잘 알고 있듯 '지금 여기'라고 하나 그것을 매번 가슴에 담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현시대에 만만찮겠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진 않다. 지켜내고 싶다. 되도록 진지하게, 진한 어떤 순수함을 품은 채. 여전히 '그리움'을 붙잡은 어떤 바람들은 읽고 쓰는 이런 시간들과 함께 만나, 다시 내게 전달된다. 



그리움이란, 이런 느낌일까. 타인의 사진 처럼, 본 듯, 아직 잡히지 않은 어떤 장면들.. 



바람이 불면 부는 그 방향대로, 마음이 일렁이면 흔들리는 그곳에서. 

넘어지면 일어나면 그만이고, 슬프면 울다가 다시 웃으면 또 그만일 테다. 그 삶의 '흐름'에 순응하되, 다만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지켜내고 싶은 것들을 지키려 여전히 노력해보고 싶다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하듯 중얼거렸다. 




사랑과 믿음, 그 '오늘'이라는 시간의 기억들 속에서

곁눈질하지 않고 진짜 나로 살아갈 것을. 그 '진짜'가 무엇인지를,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를, 여전히 마음이 품어 본 채 '그리움을 붙잡고 살다 보면 꿈은 이루어진다' 고, 그에게 말했었던 그 시절의 '나' 와도 문득 만나며 나는 바랐다. 적어도 한 가지 정도의 무모함은 스스로 용서할 수 있다고, 아니 반대로 반드시 지켜내 보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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