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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18. 2019

로케이션

나는 좋은 땅을 원한다... (라는 어설픈 고백을 같이 흘리며) 

입지에서 중요한 건 사람이 '얼마나 지나다니느냐'가 아니라 '왜 지나다니느냐'이다.


- 로케이션 -





20대에 뭣도 모르고 '장사'를 해본 적이 있다.

별 건 아니었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용기와 도전정신이 어디에서 나왔나 싶지만...) 단기 푸드트럭을 운영해봤다. 정말 잠깐이었다. 이거 저거 따지고 남는 돈은 용돈벌이 수준이었지만 그 경험은 지금 따지고 보면 몇십 배 이상의 경험이었으리라. 그래서였을까. '장사' 나 '사업' 기타 '자본'이나 '매출' 이런 단어를 접하는 책을 발견하면 언제나 그 시절이 떠오른다. 여담이나 그때 터무니없이 운이 좋아서 잘 되었다면(?) 아마 직장생활은 내 영혼(?) 상 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하하.... (그래도 월급은 소중하다. 사업하는 것보다 몇 백배는 쉬울... 테니)



'로케이션'을 읽어 내려가면서 10년도 더 된 그 옛 시절이 생각났던 건.

물론 책은 전반적으로 일본의 컨설팅 업체의 '입지'와 '매출'에 대한 통계 및 분석 자료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뭐랄까. 머리 (객관적 팩트)는 알아도 가슴 (주관적 경험, 실패와 도전, 성공 등등) 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 '입지'가 무슨 소용이랴 싶었기 때문에.



로케이션, 디 아이 컨설턴트 외, 다산북스, 2019.05.30. p.256




자본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시스템을 인정하고 또 되도록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연장선에서 만약 '사업' 혹은 '장사'를 하려 하는 이들은 반드시 '매출 (결과)'을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할 테다. 최소한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둔 선수가 아니라면 말이다. 더군다나 약간 냉정하게 들춰내자면, 누구나 손해 보는 장사는 하고 싶지 않은 법이다. 그 맥락에서 책은 말한다. 매출이라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입지와 상권 요인이 있다고.



책의 권고 메시지는 큰 범주에서 이 정도일까 싶다.

'매출의 90% 가 입지로 결정되니 그 입지를 되도록 잘 고르자! 왜?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신의 가게가, 사업이, 장사가 안 망하고 잘 유지되며 결과까지 만들어내려면'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나중에 바로잡을 수 있지만, 입지는 한 번 정하면 다시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꿀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고 그 안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것인지 대한 판단에 따라 매출은 달라진다.'


'매출 요인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수치화하는 작업은 더 나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뭐든 일단 발로 뛰어야 하지 않을까. 일단 알려면.. 



다만 사업이라는 것이 머리와 수치로 빠삭하게 안다 한들 뭔들 못할까 싶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사업이나 장사와 같은 '자영업' 영역에서 나는 '운칠기삼 운구 기일'이라고 보는 편이다. 모든 성패의 결과는 '운'의 영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완벽히 100% 운 덕분이라곤 말하고 싶지 않다. 한번 태어나서 뭔가를 스스로 해보려 하는 이들의 끝없는 '노력'과 '시간' 이 유지되려면 그에 따르는 '희망' 이 있어야 도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따라서 운은 내 관리 영역이 아니지만, 반대로 내가 주도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도 존재한다. 

운 탓만 하고 있기에는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 아쉽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선'과 '최고'가 되려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이후에 얻어지는 결과는.... '진인사대천명' 아닐까. 이는 운 덕분이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생각의 연장에서 보자면 '장사'를 함에 '입지'의 영역도 후자이지 않을까. 운이 아닌 철저한 파악을 통해 입점 이후에 꾸준히 그 입지를 '관리' 하는 것... 말이다. 



삶은 그래서 방향 아닐까. 가다가 선택하고, 그 선택을 가다가 '운'을 만나 '감사' 하며 다시 또 흐르는...




그렇게 '로케이션'의 영역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그 사업은 비로소 결과를 만들어 내고 '오리진'으로 인정과 신뢰를 사람들 (고객들)에게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유지' 함에 있어서 지속적인 신뢰를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땅'에 입점한 들, 그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그때 나는 왜 이곳저곳 움직이려 하지 않았을까라는 우매한 질문을 이제 와서 뒤늦게 해 본다. 

푸드트럭을 며칠간 대학교 후문에서 운영했던 나는 사실 운영자 명함도 못 내비치는 그저 '플레이' 수준의 안일한 경험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참으로 부끄럽다. 하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아마 그땐 재미의 영역이 더 강해서 시작하고 마무리한 것이었지, 어떤 '생존'이나 '절실함'이 영역이 아니었기에 나는 노력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했으니까. 다만 서른이 넘어 '땅'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뒤늦게 깨달아가며 어떤 '절실함'의 영역이 커져만 가니. 



입지'를 볼 수 있는 혜안을 만들고 싶었던 서른 이후의 삶에선... 

좀 더.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스스로를 여전히 어떤 영역(?) 에선 채찍질하는 요즘이다. 이 마음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기에, 오늘의 과업들과 작은 행동의 습관을 이어가며 24시간을 채워나가 보며. 



비옥한 토지에서 결과가 잘 나오겠지만, 반대로 척박하다고 결과가 다 못 나오는 것도 아닐.. 것이다. 태양은 언제나 공평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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