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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un 11. 2019

영혼의 책

Be Here NOW...Heaven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부정적인 것까지 포함해, 

모든 경험을 지나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 람 다스, 1971년, Be Here Now, 영혼의 책 - 





걷고 또 걸을 수 있는 요즘에 감사하다. 

양육의 세계에 발을 들인 이후 우리 부부에게 흔하지 않은 귀갓길의 산책은 각자든 함께든 '바쁨'이라는 쓸데없는 시간의 흐름에서 잠깐의 템포를 느리게 맞춰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들곤 한다. 요즘은 '혼자'의 산책을 즐기며 귀갓길을 오고 가는 시간. 그 시간에 나는 '생각'을 떠올려본다. 



언제나 아쉽고 또 매우 소중해서 사무치게 그립기도 한 단어. '시간' 

자본과 자산의 근본 루트이며 결국 잘 살았다고 소위 말할 수 있는 삶의 근간은 결국 '시간'의 '흐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고 사는 나는 사실 이 책을 많이도 기다렸다. 워낙 믿고 보는 출판사의 영향도 적진 않았으나 그보다 소개 페이지를 읽고 있던 중 여전한 '떨림'을 느끼고 말았기에.  어떤 '이름'을 만났을 때 나를 가슴 뛰게 만드는 존재들이 있다. 이 책 속에서 발견한 그/그녀의 메시지를 한번 더 훑어보고 현존하는 '시간'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영혼의 책' 덕분에 6월 초입에 들어서 이 시간이 더욱 풍성하게만 느껴진다. 



영혼의 책 54, 제임스 M. 러셀 저, 판미동, 2019.05.31. p.359


유월의 시작에 다시 만나게 되는 몇 개의 문장이 반갑다. 그래서 고맙고..



익숙한 고요함이 반긴다. 

'영혼의 책' 은 우리에게 '월든'으로 잘 알려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부터 시작해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와 같은 책으로 이쪽 분야에서 꽤 명성이 자자한 '에크하르트 툴레'에 이르기까지 (나는 사실 이 둘만 보고 이 책에 마음을 덥석 빼앗겨 버렸다) 영성 고전 책을 '간단히' 다루기 위한 사명 하에 책을 엮어냈다고 머리말에도 소개해 주시지만, 아니나 다를까. 'speed lead'라는 칸으로 친절하게 진액과 같은 문구들을 소개해 주지만 또한 그 내용까지 이어지는 각 저자들의 깊은 메시지는 사뭇 책의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완독 했음에 세상 뿌듯함을 느끼며) 



혼자 보기 아까워서 두고두고 기억하고 싶은 몇 개의 문구들을, 협소한 이 공간에라도 감히 남겨 본다...




"하지만 나는 왜 이러한 내적 체험을 끊임없이 되풀이할까? 나와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 앞에는 현재의 갓난아기 수준의 삶과 비교되는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나는 그러한 미지의 대륙들이 놓여 있다고 확신한다."   - 프랭크 루박, 1937년, 편지 - 



"지혜는 줄 수 있는 게 아니라네, 현자가 전해 주려고 해도 언제나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리는 게 지혜지. 지식은 전해질 수 있지만 지혜는 안 된다네. 우리는 지혜를 발견할 수도 있고 지혜를 경험할 수도 있으며 지혜로 무장할 수도 있고 지혜에 힘입어 놀라운 일을 해낼 수도 있지. 하지만 지혜를 전달하고 가르칠 수는 없다네."   - 헤르만 헤세, 1922년, 싯다르타 - 



"갈망이 없는 삶은 그야말로 암흑과 같고, 앎이 없는 갈망은 모두 맹목적이며, 노력하지 않는 앎은 모두 헛되며, 사랑이 없는 노력은 모두 공허하다."   - 칼린 지브란, 1923년, 예언자 - 



"존재는 태어나면 죽게 마련인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로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영원히 항상 그 자리에 있는 하나의 생명이다. 그러나 존재는 닿을 수 없으면서도 또한 모든 생명체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본질로서 볼 수도 없고 파괴할 수도 없다. 자신의 가장 깊은 자아이자 자신의 본성으로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  - 에크하르트 톨레, 1999년,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가끔 좋은 문장들은 이렇게 구슬에 담아내어 꺼내보고 싶게 만든다. 마음의 구슬을 더 채워나가고 싶기도 하고. 


The Power of Now라고 했던가. 

그야말로 그의 저서들을 한퀴에 정주행 했던 시간이 스치고 지나갔다. 뭐 하나에 의지하려고 발버둥 치려 했었던 미안한 과거의 기억은, 그럼에도 그 미안함이 현재의 고마움으로 바뀌어, 그의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며 표현할 방법이 적절친 않지만 나는 어떤 무언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현존'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깊이를, 그로 인한 삶의 '본질'과 '자아'를 솔직하게 들여다보게 된.. 루트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장본인이랄까. 그의 메시지를 다른 책에서 재회하게 되었을 땐, 이상하게 뭉클했다. 그리고 돌아보게 된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성숙된 영혼으로 시간을 흐르고 있는가를. 

책이 주는 최고의 묘미는 아마도 '사색' 이 아닐까 싶다. 이런 류(?)의 사색을 산책 길에 곱씹다 보니 감정으로 시작된 상상은 생각의 파도를 거쳐 어떤 '현실'적이고 '이성' 적인 어떤 것들까지 닿아진다. (어쩌면 비즈니스란 이런 엉뚱한 사색 속에서 탄생되는 건 아닐까. creative curve 도 있지 않는가.. 싶고) 



우리는 가끔 살면서 자아가 분리되는 경험을 하지 않던가. 두 개의 영혼, 그러나 하나의 자아. 그래서 외롭지만 또 괜찮을..                    



여전히 무르익지 못한 영글지 않은 영혼이어도 

이렇게 조금씩 '성장' 하고 '성숙' 되어 '오늘'을 현존하려 노력하는 나를 믿어 본다. 읽고 쓰는 지금의 행보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적인 성과물 하나 있지 않은 채 쳇바퀴 같다고 생각될 수 있는 루즈함이 대부분일지 몰라도. 나는 현재, 이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 존재함에 좀 더 스스로를 향한, 그리고 주변의 '사랑'의 대상들을 향한 깊은 성숙함으로 그렇게 그들의 영혼과 나의 영혼이 맞닿아지기를.



오늘도 이렇게 바라마지 않는다. 

당신의 영혼에 나의 영혼이 가닿아, 우리가 동시대를 흐름에 있어서 부디 기쁜 순간이 좀 더 많아지기를. 욕심을 조금 부려 보자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생각한 대로'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오늘'과 '내일' 이기를... 



Be Here Now..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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