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븐 Nov 08. 2019

2020년, 업그레이드 인간을 꿈꾸며

트렌드 코리아 2020 

2020년 10대 키워드의 가장 중요한 세 축은 세분화, 양면성, 그리고 성장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20 - 





새로운 해가 앞으로 두 달 남짓 남았다. 

경자년, 영리하고 잔재주가 많은 '쥐'의 해라고 한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다이어리를 장만하곤 하는 나는, 내년의 다이어리에 고정적인 일정들 (가령 역할로 인한 각종 집안 대소사들)을 정리하고 내년의 목표와 비전을 기록하면서 이상하게도 묘한 설렘과 어떤 각오로 인한 약간의 긴장감에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아마도 쥐띠라서

내년은 '나의 해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어린 이 확언을 어떻게 하면 현실에서 그려낼 것인가를. 너무 진지하게 고민해서 그런가 싶다. 아니면 2020년의 10대 트렌드라고 대한민국 자타 공인 소비 연구 집단이 발표한 열 개의 트렌드 중 요즘 들어 정말이지 온 감각과 에너지를 집중해서 몰입 중인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보다 나은 '나'라는 '업그레이드 인간의 끝판왕'으로 좀 더 '성장' 하고자 했던 '나'의 마음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고. 



트렌드 코리아 2020, 김난도, 전미영, 최지혜, 이향은, 이준영, 김서영, 이수진, 서유현, 권정윤, 미래의 창, 2019.10.24.



쥐.... 나의 해다. 꺅-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라는 게 느껴지는 건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다. 

각종 가요대전이나 드라마 수상자들을 뽑는 각종 연말 시상식들이 TV와 미디어 매체로 하여금 줄줄이 소식처럼 들릴 때, (제야의 종소리를 드라마 대상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유치 찬란한 내기를 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아이 없는 기혼 시절에 나 가능했었던 지난한 날들) 그리고 바로 '트렌드 코리아'를 접하면서 새로운 새해의 키워드들을 마음에 담아 둘 때. 영특하다는 쥐의 해, 조금은 더 두근거릴 수 밖에 없는 2020년의 트렌드 코리아 10개의 키워드를 새해를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이때 마음에 담아두고 생각을 해 본다. 이 시대의 흐름들에 대해서... 




멀티  페르소나 : 다양한 가면을 가진 나 

라스트 핏 이코노미 : 마지막 순간 구매/소비/경험의 중요성 

페어 플레이어 : 공정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

스트리밍 라이프 : 소유가 아닌 공유하고 흐르는 라이프스타일 추구 

초개인화 기술 : 그때그때 상황과 맥락에 따른 소비

팬슈머 : 내가 직접 투자와 제조 과정에 참여해 상품, 브랜드, 스타를 키워냄 

특화 생존 :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 

오팔 세대 : 신노년층, 58년 개띠, 5060 신중년 소비자 타깃 

편리미엄 :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이다. 

업글 인간 :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자기 계발형 인간 




생각해보면 이미 이 트렌드는 자연스럽게 시작되어 이 시대를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 

내가 노출된 환경 (육아, 직장, 30대 중반 직장인, 개인사업 꿈나무 등등)으로만 봐도 그렇다. 육아는 장비빨이라고 했던가. 시간을 절약하고 몸 하나라도 편하고자 사들일 수밖에 없는 각종 '편리미엄'을 추구하는 소비재들. 밀레니엄 시대가 다가온 만큼, 초 개인화된 개개인들의 자신들의 맥락과 상황 안에서 '특화 생존' 하면서 스스로 재화를 생산해 내는 생산자로서의 적극적인 활동을 해내게끔 연결되는 '팬슈머' 로서의 시간들, 무한 경쟁시대라서 반대로 무임승차자에 대한 거친 비난이 쏟아지기 십상인 '페어 플레이어'를 하면서도, 속내와 가면을 여러 개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인 '멀티 페르소나'  이미 직장 안에서만 봐도 성장하려는 이들은 평생직장이라는 명함을 걷어 차 내고 개인 경쟁력을 쌓고 또 개인의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찾기 위한 '공부' 나 '자기 계발'에 한창이다. 독서 모임이 BM 이 되어 해당 분야의 사업들이 줄줄이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런 트렌드의 자연스러운 결과이지 않을까. 





2020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를 조망하는 본서의 이번 10대 키워드들이 보이는 가장 큰 경향성 중의 하나는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맥락에 따라 세분화되면서 '진짜 나'와 '다른 나'의 구분이 선명해지고 그 상황의 정체성에 맞는 소비가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고정적으로 뭔가를 소유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만 스트리밍 해서 생활하거나 (스트리밍 라이프)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물기보다는 '진짜로 자기 마음'에 드는 브랜드나 상품을 직접 키워내거나 (팬슈머) , 자기가 진짜로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시간 확보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거나 (편리미엄), 지금과는 다른 나를 꿈꾸며 성장에 올인하는 (업그레이드 인간)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나이 지긋한 실버 세대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과거와는 다른 자신'을 뽐내고 있다 (오팔 세대).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소비자의 니즈에 특화시킨 상품이 필요하고 (특화 생존) , 기술 역시 상황에 따라 바뀌는 소비자 하나하나에 맞춘 기술로 (초개 인화 기술) 대응해야 한다. 





주유소에서 커피를 마시고 서점에서 잡화를 사는 시대. 

노마드족을 위한 공유 오피스는 기본, 이제는 '한 달 살기' 로서 소유가 아닌 '집'이라는 공간이 '공유'가 되어 버린 시대.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이 시대 속 각종 산업계 안에서는 그 분야 별 '생존'을 위해 '콘텐츠'와 '이야기'를 만들어서 자신만의 브랜딩, 마케팅을 해낸다. 




변화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는 새로운 업종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제 하나의 색깔만으로는 돌아선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접점이 전혀 없던 영역의 공간이 함께 모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기존의 공간을 재해석하거나 재생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도는 당분간 공간계의 큰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퇴락의 상징이 된 여관, 낡은 상가, 재래시장 등의 공간을 재해석하고, 현대화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시대적으로도 성장을 가속화하는 주요 모델이 될 것이다. 공간의 재해석은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해 나간다는 점에서 독립 성장이 아닌 공동 성장이 가능하다. 



때론 공간도 경계가 무너지는 것 같다. 카페이자 사무실이자 집 같은 오픈 스페이스들이 우후죽순...




개인이 중요시되지만 '책무' 또한 버리지 못하는 현실과의 타협점은 결국 '책임' 하의 자유가 아닐까. 

쉽게 말해서 '할 건 하고 내 할 것도 악착같이 챙기는 것'이 마음 편한 나로서는 책무를 버리지 못한다. 역할을 버리는 걸 못하는 게 당연하고 사실은 맞다. 그러하니 피하지 못하면 즐겨야 한다. 불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되도록 최선을 다하되 다수의 화평과 동시에 개인의 행복 또한 버리지 않을 강한 의지가 있다면 결국 할 사람은 뭐든 하게 된다... 그것이 꿈이든 목표든 뭐든지 간에. 




아무리 개인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부부라 하더라도 가족이라면 함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자녀 양육이나 집안일 등 가정을 관리해야 할 고유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직장 생활, 자녀 양육, 집안일뿐만 아니라 자기 계발에도 힘써야 하는 딜레마적 상황에서도 밀레니얼 가족은 나름의 해결 방안을 찾는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수행하기보다는 외부 자원을 적절히 활용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적정 행복' 추구자로 변신한 것이다. 





'소비'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때로 '욕망'이라는 것이 나의 것이 아닌 것이 많을 때를 종종 느낀다. 

그래서 가계부를 쓰는 나로서는, 그 소비 혹은 투자가 나의 진정한 욕망인지 아닌지를, 내 맥락과 환경과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아닌지를 생각해보는 편이다. 그래서 한 달 살기는 별로 아직까지도 와 닿진 않지만 (외국 가서 한 달 산다고 일상이 크게 달라지는 건 아니고 단지 식견과 경험이 쌓아지는 것, 그 정도까지) 어쨌든 여가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은 조금씩 이미 예전과 정말 많이 달라진 듯하다. 




소비자의 여가는 틈새 여가와 한 달 살기라는 두 가지 양상이 더욱 세분화 다양화되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략) 


개인의 취향에 따라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점차 다양화될 전망이며, 자신의 취향에 맞게 여가와 휴식에도 테마를 잡고 이를 더욱 다채롭게 즐기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예정이다. 소비자 취향의 세분화는 비단 여가산업뿐만 아니라, 최근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다. 



취향의 시대다. 오색 알록달록, 개개 인성이 더 특화되는..



제일 와 닿았던 트렌드는 바로 '업그레이드 인간' 

결국 타인과의 비교를 통하 성공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의 나로 되는 '성장'에 키워드를 두는 편이 조금 더 본질적인 '행복'의 가치와 맞닿아지는 것 같다. 결국 시대는 이런 인간의 욕망을 간과하지 않고 트렌드로 바뀌어 라이프스타일마저도 변화시킨다. 요즘 제일 꽂혀있는 단어는 결국 '성장'이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 살다가 잘 죽는 삶을 살다 갈 것인가의 질문과도 맞닿아있다. 




'성장' 이 곧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업글 인간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하고자 할까? 행복한 인생의 3대 요소를 건강, 여가, 능력이라고 한다면 이들에게 몸, 취미, 지식의 성장을 위한 업글 소비는 가장 직접적이고 아낄 수 없는 투자다. 


성공보다 성장이 중요하다. 업글 인간은 타인과의 비교나 경쟁보다 자신만의 행복을 중시하는 나나랜드의 개척자들이다. 자기 자신을 중요시하는 트렌드는 불안한 사회 속에 자기중심을 세우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명했고, 2019년의 나나 랜드 트렌드는 타인의 잣대로부터 자유로워진 사람들이 자신만의 삶의 줏대를 외치며 나만을 위한 경제, '미코노미' 의 시작을 알렸다. 




책이 주는 묘미는 결국 질문을 남긴다는 것이다. 

2020년의 트렌드를 한 권의 단행본으로 훑어본 이후, 가까운 미래에 상상했던 사업소득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작은 움직임들을 조금 더 적극적이고 다채롭게 행하고자 하는 의지 하의 질문들로 자연스레 연결이 되었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은? 진짜 내가 바라는 삶은? 진짜 상상했던 장면의 이룸을 위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진짜 아이들을 위해, 후세대를 위해, 나만의 성장이 아닌 '우리' 들의 성장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선순환적 행위는? 



하수인 나는 그렇게 질문을 거듭하며 조금씩 고수로 업그레이드되려 한다.

시대는 흐르고 트렌드는 변화하겠지만 그 안에서 소비를 하든 투자를 하든 '소비자'이지만 반대로 '생산자' 가 될 수도 있는 '나'는.... 결국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삶의 여행을 이렇게 해를 더 할수록 '성장' 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조금 더 선명히 그려내본다. 



빛을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뚝심을 가지고 올라가는 의지의 2020년을 꿈꾼다. 해내리라. 무엇이든.
매거진의 이전글 잘 자려한다는 건, 지켜내려 하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