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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an 22. 2020

돈이 아니라 내가 남아야 한다.

벌거벗을 용기 

꽃 피는 삶을 펼치는데 앞에서 살펴본 성찰, 관계, 자산, 업(일), 건강이 기초가 되어줄 겁니다.

이를 통해 나의 아레테를 깊이 성찰하십시오. 건투를 빕니다. 


- 벌거벗을 용기 - 





모 자산 운용사의 은퇴연구 보고서를 언젠가부터 꾸준히 받아서 보기 시작하는 중이다. 

아마 1억 돌파 이후 기혼으로 돌입하면서 우리 집 재정관리가 미혼인 1인 가구에서 2인 가구로 '변화' 하기 시작한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가계부를 재정비하면서 막연한 불안감이 생겼다. 2인이 4인이 되면? 우리 부부의 노동 소득이 언젠가 끊기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후 대비와 죽음의 준비라는 생각을 달고 살았던 것 같다. 



여전히 '은퇴'라든지 '노후' 혹은 '웰다잉'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산다. 

그러다 보니 김경록 선생님의 저서가 너무나도 반가웠다. 이 분의 은퇴와 투자 칼럼을 읽었었기에. 뭐 하나 버릴 것 없는 이웃 고수 어른의 혜안을 읽는 느낌이었던지라. 더군다나 '인생의 전환점에 가져야 할 한 가지'라는 부제가 찍힌 이 책은 단언컨대 그이에게 읽히게 하겠노라는 얕은 욕심마저 서리게 만든다. 물론 그이는 안 읽을 테니 대신 서평이라도 써서 보여줘야지 싶다. 



벌거벗을 용기, 김경록, 흐름출판, 2019.12.27.



노력하는 인간이야말로 힘들다고 생각한다. 

괴테도 그랬다지.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는 법'이라고. 반은 맞고 반은 아닌 것도 같지만, 이 아리송한 표현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편이다. 결국 삶을 치열하게 살면서 고군분투하려는 자는, 퇴보 보다 전진하려는 사람은 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실천하고 그렇게 계속해서 반복이라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 그런 면에서 '힘들다'라는 표현은 어느 정도 맞는다고 본다. 더군다나 그 삶에 '돈'과 '시간'이라는 것은 뗄 수 없는 관계, 그 두 가지를 삶에서 잘 가지고 태어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두 가지를 삶의 무기 삼아서 나아가는 삶을 산다는 것. 정말이지 쉽지 않은 것일 테다. 



살면서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대한 성찰, 관계, 자산, 은퇴 전후의 업, 그리고 건강까지. 

흔히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다. 결국 한번 태어나서 사는 인생, 나름의 그 시간도 '관리' 해야 한다는 메시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아울러 책이 참 고마웠던 건 어떤 면에서의 '자신감'을 불러일으켜 주셨기에. '잎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괜찮다'라며 몇 가지의 아주 중요한 삶의 5가지 포인트를 살펴보면서 저자의 혜안, 투자 경험, 지식, 철학을 담아내니 어떤 페이지 하나 허투루 읽게 되지 않는다. 




흔히 대인관계를 넓히고 햇볕도 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는 말들을 합니다. 물론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전에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입니다. 나를 긍정해야 밖에도 나가고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에 이르면 인생관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칼바람이 불 때는 온천이 하나 있으면 좋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만의 온천을 하나쯤 가져야 합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님이라는 온천이 있고 형제자매가 있고 친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 떠나갑니다. 온천이 하나둘 사라집니다. 새로운 온천을 개발해야 합니다. (중략) 


축소되는 관계를 확장하고 기존에 있던 약한 관계를 강하게 만드는 것도 좋은 온천이 됩니다. 사회봉사나 새로운 일을 통해 관계를 확장하고 가족 관계의 질을 높여봅시다. 




나라는 사람의 생을 나무라고 보자면 그 나무를 가꾸고 지켜내는 것 자체는 그야말로 기적이겠다...




아무래도 현재 내 상황(?) 상 자산과 업에 대한 부분을 특히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커리어, 하다못해 사업장 전환의 단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나로서는. 현재의 자산 현황을 한 번 더 체크해 보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의 또 반성의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경제학자들은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도 알아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돈은 어느 수준까지는 행복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필수 요소이지만 그 이상이 되면 중요한 변수가 아닙니다. 이를 '이스털린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 리처드 이스털린의 이름을 딴 이론입니다. 


경제학자들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재적 속성을 가진 활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합니다. 내재적 속성의 활동은 타인과의 연결, 자신의 유능감, 자율성, 참여 등과 관련 있고 외재적 속성의 활동은 재화의 소비, 지위, 소득, 명예 등과 관련 있습니다. 


잘 버티려면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하고 모든 일에 좋은 의미로 둔감해지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둔감함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낙천적인 인생관에 바탕을 둡니다. 부모를 비롯해 주위에 온천같이 포근하고 너그러운 존재가 있으면 낙천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나를 덮치는 파테르, 둔감하게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답은 없고 다만 방법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잘 죽는다'라는 이 강하고도 짧은 '우리 부부의 소명'을 좀 더 현실적으로 고민하다 보면 노동 소득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야 함을 느낀다. 그렇기에 그이와 나는 늘 각자 따로 또 같이 준비한다. 그이는 커리어라는 세계에서 꽃을 피우려 애쓰는 중이고 (꽃을 피운다는 면에서 굳이 고위직 높은 연봉이 기준 되는 건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경제적인 면으로만 보자면 그는 꽃을 피우려 한다) 반대로 나는 개인 브랜드를 항상 고민한다. 



고민하며 펼쳤던 책 덕분에, 반대로 그 '책'을 통한 브랜드를 어떻게 잘 만들어 가는지도 고민한다. 더 절절히...



'개인 경쟁력' 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 아울러 발견했다면 어떻게 '창발'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또한 창발 된 그 분야에서 유지라는 것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요즘이다. 쉽게 말하자면 창업 하나를 해도, 가정 살림에 집중하는 편을 택한다 해도, 부업을 한다 해도. 결국 모든 것은 '삶'의 장기 레이스에서 '나'를 긍정하고 관리하고 믿으면서 계속해서 길을 걸어가려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본다. 



힘을 기르는 것....... 그래야 돕고 싶은 이웃들을 조금 더 잘 돕고 그렇게 잘 죽음으로 나아가려는 힘을.

요즘 진지하게 생각하고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책 속 구절구절 하나가 다 내게 건네주시는 은사님의 혜안 어린 목소리 같기만 하다. 읽기를 잘했지 싶다. 딱 좋은 타이밍에. 




관계에서도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야 합니다. 실천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며 존중은 상대방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부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산 관리는 두꺼운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습니다. 절대로 단칼에 베어지지 않습니다. 톱으로 켜듯 꾸준해야 합니다. 자산 관리도 대박이라는 칼 대신 자산 배분이라는 톱이 필요합니다. 


장기 프레임을 갖고 나이 들수록 소득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개인의 자산 배분은 생애설계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상대적으로 좋아합니다. 이는 자산 관리를 단기 프레임과 가격 프레임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자산 관리를 장기, 소득, 생애설계 프레임으로 보면 투자자산이 자산 관리의 중심이 됩니다. 이런 프레임에 기반해 자산 관리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수익이 굳건해지는 힘이 발휘됩니다. 




아이를 기르면서 나에게 투자하기 쉽지 않은 것이 어찌 보면 부모의 숙명일지 모르지만

반대로 그렇게 때문에 더 투자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무를 다하지만 아이들은 떠날 테니까. 평균 수명은 길어지지만 살면서 은퇴 시기는 하나의 과정처럼 다가올지 모른다. 의외로 순식간에.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에 돈을 두어봤자 이자가 거의 없는 이 와중에 결국 '나라는 사람에게 투자해서 '일'을 통해서 경제적으로 순환을 시킬 줄 아는, '돈 버는 나'를 만드는 게 훨씬 이롭다. 그래서 자꾸만 마흔 이후의 삶을 고민하게 된다. 고민한다고 답은 안 나오지만 최소한 그 이후의 삶을 그려보게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에 더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지도 나오게 되니, 그래도 다행이지 싶다. 아직까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사는 '나'를 발견하노라면. 




일을 해서 월 100만 원 버는 사람은 예금 6억 원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관점으로 해석하면 월 100만 원 버는 일이 상당한 경제적 가치가 있습니다. 노후의 일은 생각보다 경제적 효과가 큽니다. 일을 하면 경제적 효과 이외에 비경제적인 효과도 따라옵니다. 건강이 좋아지고 관계망이 넓어집니다. 그냥 이 사람 저 사람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는 것은 생뚱맞지만, 일을 매개로 만나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관계망이 탄탄하면 우울감도 줄어듭니다. 


퇴직한 뒤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극명해집니다. 주된 직장에 있을 때와 퇴직 후 재취업했을 때의 소득은 너무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이 돈 벌려고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라는 말들을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와 사회가 평가하는 가치가 차이 나는 가치의 괴리가 일어나는 거죠.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길 없는 길의 중심에는 항상 일이 있습니다. 퇴직자 교육 과정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과목이 경력 관리와 재취업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60세가 넘어도 청년처럼 팔팔한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어렵겠습니까? 인생 후반의 일은 돈뿐 아니라 건강, 관계, 의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일은 나이 들어도 삶의 토대가 됩니다. 




회사에서 결국 남는 건 월급이 아니라 '사람'이다. 

삶에서 남는 것도 결국 '돈' 이 아니라 '나'이고 내 주변의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그렇기 때문에 살면서 주기적으로 관계 정리는 필요하고, 무엇보다 정리하기 이전에 '나'라는 사람이 '나'에게도 '남'에게도 좋은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다 보면 어떻게 하루 24시간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어렴풋이 내면에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예상보다 빠른 퇴직의 현실, 재취업 준비를 한다면 보다 일찍,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 

전문성을 확보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아울러 '개인'을 초점으로 일자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다행히 우리 집 재무 주치의로서 자산관리를 하고 있기에 그이와 나의 노동 소득 단절 혹은 급감을 대비해서 어떻게 금융 및 불로 소득으로서 우리 집 자산을 체계적으로 구조화시켜 나가야 하는지 등등.  이 모든 생각들은 하나로 귀결되어 간다. 



혼자가 둘이 되고 그 둘이서 각자 따로 또 같이 나아가는 중인 요즘.... 그이에 대한 연민이 더 싹튼다.. 열심히 사는 우리라 그런걸까.



결국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사랑을 주고픈 이들에게 경제적 심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다가 잘 죽는 것... 

생의 본질은 결국 변하지 않는 것만 같다. 쌍둥이들에게 투자 통장을 만들어 주려는 마음도, 그들이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에 익숙하며 주고받음의 관계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논과 밭을 잘 일구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을 기르도록 해 주는 것. 그런 힘을 만들려면 우선 나부터 그런 혜안과 태도를 지녀야 함을, 아이들을 기르면서 더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니까. 혼자만 잘 살자면 이렇게 열심히, 다시 용기 내려는 힘도 덜 생길 테니까.

그만큼 사랑하니까. 오늘도... 그 사랑을 지키려는 '힘'을 길러본다. 

이렇게 읽고 쓰고 생각하고 움직이면서.. 



앞에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일단 걷기로 한다... 조금 더 열심히. 헤븐. 너만의 방법으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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