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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븐 Jan 21. 2020

'언젠가'를 '오늘'로 바꾸는 질문들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기다리는 시간을 그만 끝내버리기를, 

그리하여 당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며 누려 마땅한 멋진 삶을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나중이 아닌 바로 지금. 


-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 





1년 12달,  하루 24시간. 온전히 '나'로 산다는 건 사실 포기했다. 

'포기'라는 단어가 조금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이니 부인하진 않는다. 지금은 '그럴 때'니까. 나름의 '받아들임' 이 있은 이후의 마음은 꽤 평온하니 말이다. 영유아 아이를 학대가 아닌 사랑의 마음으로 돌보며 살리고 그렇게 보살피며 육성하려는 보통의 부모라면 말이다. (어제도 아이를 학대한 계부의 미디어 사회 뉴스를 접하고 마음이 참담했었다...) 물리적인 손이 많이 가는 신생아기와 영유아기를 거쳐서 청소년기를 지나기까지. 



한 사람이 '성인'이라는 그 단계까지 가는 것은 '혼자'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엄마가 되어서야 이제야 절절히 깨닫게 되니 말이다. 나의 부모들의 성실함, 정직함, 희생과 인내 없이는 이렇게 자라지 못했다는 것. 그들이 만약 하루 24시간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식대로만 살아왔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그러하니 온전한 '나'는 '일정 부분' 포기한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러나...



오늘부터 딱 1년, 이기적으로 살기로 했다, 샘 혼, 비즈니스북스, 2020.01.20.



다만 말이다. 작가가 언급한 10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공감을 했다. 

미국 전역, 한 해 동안 완벽하게 '샘 혼'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삶에 초점을 맞춰서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데 하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그야말로 매 순간 자신을 위해 사는 삶... 물론 그렇게 사는 것도 사실 얼마나 힘이 드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던가. 그러나 이왕 한 번 사는 것, 미루는 것이 많은 삶보다는 실행하는 것이 많은 삶이 조금은 더 남지 않을까 싶다. 아니 확실히 그러할지도..




당신이 오늘로 바꾸고 싶은 '언젠가'는 무엇인가? 언제 시작할 작정인가? 

꿈꾸던 일, 원하던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달력에 날짜를 표시해야 한다. 


당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하려는 결심이 방해를 받는 상황이라면, 먼저 당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런 사람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습관 변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첫 번째 요소는 목표를 공유하고 지지하는 동료를 곁에 두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살면서 나의 '지지자' 들과 사랑을 주고받기에도 모자란 생이다. 그러하니 쓸데없는 소모적 관계들로 인해 상처 받을 것.. 없다..




결국 책은 삶의 '본질'과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나를 위해 사는 삶이나 그렇지 않은 삶이나, 결국 삶은 고행이라는 것. 그렇지만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언젠가'를 '오늘'로 되돌이키게 만드는 것도 결국 '나'라는 것... 쉽지 않겠지만 정말 삶을 보다 윤택하고 '남는 인생'으로 살기 위해서는 이런 일정 부분의 의식적 노력은 정말 필요하겠다. 




당신 삶의 그림에서 자신을 빼버리지는 않았나. 늘 다른 사람을 우선하고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삼고 있지는 않은가. 심지어 그 사람이 당신 곁을 떠나 자기 삶을 개척하는 상황이라 해도. 이제는 당신을 그림의 중심으로 집어넣을 때가 아닐까. 




내 앞에 당면한 일상 속 책무에 성실한 수행을 해낼 것을, 나는 올해의 기준으로 삼았다. 

엄마, 며느리, 아내, 동료, 딸, 누나, 작가, 사업 꿈나무 (먼 미래일지도 모르지만) 퇴사 준비생... 이 모든 프레임도 결국 내 선택에 의해 만든 것들이고 그렇다면 아래의 10가지 질문에 이 책무들을 수행하면서도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나는 아래와 같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게 되었다. 쓰고 머릿속으로 잠시 그려 보니.... 이상하게 속이 후련해지는 건 왜일까 싶다. 기록과 상상의 힘은 이렇게 오묘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아래 질문들을 적고 떠올리니 새삼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있는 것,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더 선명히 보이더라.



1. 평가, 제삼자의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볼 때 만족하는가

질문에 반문(?)을 엉뚱해 해 보자면 이젠 그 제3 자라고 하는 타인의 시선에서 많이 벗어났지만 여전히 의식이라는 걸 한다. 의식마저도 하지 않을 '자유'와 '용기'를 지녀 본다. 타인의 시선과 기준은 최소한의 사회적 규율과 도덕규범 내에 지키도록 노력하되, 내 삶을 바라볼 때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지 싶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일어나려는 '현재'의 이 삶에 만족한다. 지금 이 순간, 하루 한 권의 책을 읽고 기록하는 이 삶을 사랑한다.. 



2. 창조, 오늘 잠들기 전에 더 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한 문장이라도 더 읽고,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보다가 숙면을 취하고 싶다.. 그뿐이다. 



3. 삭제, 놓지 못하고 있는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있는가

있다. 그리고 정리 중이다. 주변의 잡음과 같은 목소리들과 의식적인 차단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조금 더 집중한다. 불필요한 관계는 멀어지고 있고 실제로 연락을 먼저 하지 않는다. 마음 편하다. 결국 연락을 먼저 하지 않으니 상대방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더라. 상호가 아니라 일방적 관계라는 걸 다시금 알 수 있었다. 다행이다. 교훈이 남아서. 




4. 시작, 지금 당장 삶에 즐거움을 더할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 

아침, 쌍둥이들과의 등원 길에 꼭 끌어안고 한 번 더 웃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는 것. 점심, 글을 쓰는 가장 기다리는 나만의 휴식 시간. 저녁, 육아와 집안일을 마친 이후 틈새 저녁 독서와 일기, 기록으로 '나'를 다시 되찾으려는 의식적 노력의 반복. 반듯한 옷차림, 미소, 목소리... 사랑이 담긴, 목소리... 




5. 축복, 아침을 시작하는 나만의 의식이 있는가 

있다. 나만의 명확한 리추얼이. 미라클 모닝과 감사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6가지 아침의 석세스 코드를 우리 단톡 방 식구들과 인증하고 나면 기분이 좋다. 이 또한 감사한 일상이 아닐 수 없다. 



6. 조화, 하루 안에 나의 우선순위가 골고루 들어가 있는가 

아니. 사실 '나'의 우선순위보다도 아직 '아이들' 이 언제나 우선순위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우선순위는 쌍둥이들이기에...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단 한 가지, 읽고 쓰고 싶은 것들. 좀 더 '힘'을 길러서 아이들을 살피는 것들. 그것들을 위한 소박한 일상 속 실천들을 행한다. (쓰고 보니.. 들어가 있나 싶기도 하다. 하고 싶어서 실제 하고 있는 것들이 담겨 있으니 고맙다...) 



7. 결합, 일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나의 관심, 취미, 재능이 있는가

관심과 취미는 사실 넘친다. 문제는 재능. 여전히 의심한다. 나에게, 사물과 사람과 환경을 관찰하고 그것을 글과 콘텐츠로 엮어서 이것이 커리어로 연결될 수 있을지. 나에게 그런 재능이 있는지. 그러나 의심보다 일단 하고 본다. 일단 그게 지금으로선 답이지 싶다. 



8. 요구, 남을 기쁘게 하기 위해 무조건적인 배려를 하지는 않는가 

예전엔 무조건 배려했다 (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무조건적으로만 주는 바보 같은 기버가 되고 싶진 않고 그렇기에 되지 않을 생각이다. 어느 정도 느리지만 실천 중이다. 받는 데 익숙한 이들에겐 (살다 보니 그런 사람들 참 많이 본다. 그들 앞에서 표현만 하지 않을 뿐....)  더 이상 주지 않을 생각이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스러운 대상을 향해 조금 더 집중하리라. 




9. 혁신, 통제할 수 없는 주위 환경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은 상반기에 일터, 사업장, 커리어적인 '혁신'을 이뤄내 보고 싶다... 



10. 이동 1년 동안 다른 곳에서 산다면 어디서 살고 싶은가 

샌프란시스코.... 사실 아무런 제약(?)과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마음이 끌리는 상상만으로 이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그곳을 말하고 말았다. 그만큼 너무 좋았기 때문인 걸까... 조금 더 현실적으로 대답을 해 보자면 당장 떠날 수 있는 공간이라면 '통영' 이 문득 떠올랐다. '제주도' 도.... (그러고 보니 다 섬이네. 섬으로 숨고 싶은가 보다 내가..:) ) 




나를 인생 1순위에 놓기 위해 꼭 던져야 할 10가지 질문에 답을 해 보니. 왠지 알 것도 같았다. 

곧 모험이라도 떠날 수 있는 과감한 생각도 잠시 해 본다. 생각은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편인데, 요즘의 나는 약간 움츠려 들어있는 상태다. 그래서 실행이 참 느리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기다리기를, 주저하고 싶지도 않은 내면의 자아와 마주하면 나는 또 금세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헤븐, 너의 쇼는 계속되어야 하고, 새로운 쇼는 이제 막 시작하려 한다. 

아직도 그리움은 여전하기에...'  



그리움. 그것은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 준 동력이었다. 그렇게 그리움을 붙잡고.. 산다.. 여전히.



흔히 지금 여기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선택하라고 하는데 이게 말이 정말 쉽다. 

그렇지만 아마도 이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눈앞에 모든 것들을 마치 나의 아이들의 시선 그대로. 처음 마주하는 대상인 듯,  혹은 마지막인 양 바라보는 것처럼. 온 감각을 총동원해 느끼고 웃고 살아있는 것. 그렇게 고마워할 줄 아는 어른으로 사는 것.... 그렇게 행복으로 진전하는, 덜 후회되는 선택들의 합을 만들어 내는 것. 



후회하지 않을 방법이 있다.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당장 전화를 걸어라. 

진정한 우선순위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 분주한 일상에 묻혀버리지 않도록 하라. 

지금 당장 해야 한다. 나중은 너무 늦을 수 있으니까. 




어제의 퇴근길, 정말 반가운 벗과 잠시 문자를 주고받았다. 

의외여서 놀랐지만 (늘 먼저 연락하곤 했던 벗이었기에) 한편으론 참 고마워서 눈물이 날 뻔했다. (아직 멀었네..) 자주 보지 못해도 누군가에게 이토록 마음과 에너지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 현재 살아있다는 것이. 반대로 누군가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나 자신이라. 그래서 바라고 또 바랐다. '우리'라고 연결된 각자가, 따로 또 같이 각자의 길에서 보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를.... 그렇게 의미 있는 과거와 현재를 만들어 미래로 연결되기를. 그러니 나는 오늘도 읽고 쓴다. 기록 후 생각하고 침묵한다. 그리하여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그렇게 사랑을 주고받는다. 



나의 너희 '둘'을 위하여, 그리고 나와 당신을 위하여...  


스스로 빛이 되는, 빛이 되어줄 수 있는, 그리하여 '나' 에게도 '빛' 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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