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속 미니멀리즘, ​인간관계 정리를 시작하다

- 인간관계 정리는 더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한 시작

by 운율

“넌 인간관계가 참 넓다.”

“주변에 친구가 많아서 좋겠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늘 칭찬으로 들렸던 이 말이 어느샌가 내게 부담감으로 느껴졌다. 인간관계란 것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아닌 꼭 지켜내야만 하는 의무감, 책임감처럼 무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나이가 한 살씩 먹어갈수록 지금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는게 때론 버거운 일이었음에도 '사람들이 나의 가치를 나의 인간관계로 평가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실제로 나는 내 인생에 있어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히 여겼다. 그만큼 사람을 좋아하기도 했고, 그런 내가 좋은 사람이고 정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감과 압박감은 날 행복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다. 인간관계가 좋아야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마음 한 구석은 공허했던 날 위한 합리화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인간관계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과시로 여긴 것은 아니었을까.


실제로 나는 안쓰는 물건도 쉽게 버리지 못해 집에 옛날 물건이 가득가득하고 아무 약속 없는 주말은 뭔가 불안해 약속을 잡곤 했다. 미련없이 물건을 못버린 것도, 반드시 주말에 누군가를 만나야할 것 같은 것도 나도 모르는 허한 마음의 공간을 채워준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다 지난 연말 나의 인간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난 고등학교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오랜 친구와의 마찰 때문에 오랫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었다. 친한 사이라 날 편하게 생각해준건 좋지만 날 만만하게 보고 대하는 듯한 행동과 언행에 상처를 받은 적이 많았다. 때론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그 친구의 태도에 지치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오랜 친구인데 관계가 나빠지면 나의 어린 시절 추억을 다 잃는 걸까봐 겁이 났고 그래도 친구인데 내가 이해하자, 솔직히 말하면 고쳐지겠지란 생각으로 몇 년을 지내왔다. 그런데 내 속을 들여다보니 그 친구로 인한 상처가 내게 많이 곪아있었고, 과연 이런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진짜 의미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내게 또다른 친구는 엄격하게 조언해주었다.


“모든 인간관계를 다 유지하려고 애쓰지마라. 정신적으로 힘든 인간관계를 끊어낼 용기도 필요하다.”


수많은 고민 끝에 올해 초 나는 오랜 그 친구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관계를 정리했다. 내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고, 이것은 인간관계 정리의 첫 시작이었다. 오랜 친구와의 관계를 끊는 것은 내 신체의 한 조각을 도려낸 것처럼 힘든 시간이었다. 괜히 그랬나 후회가 되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크고 이런 과정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 속에 정리하고 나니 지금은 오히려 후련하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분명히 살다보면 난 또 누군가와 관계를 정리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 난 또 두렵고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인간관계 정리를 시작함으로써 이제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끊는 것, '시작'이란 단어와는 모순되는 말 같다. 하지만 나에게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도 늘 고민이기도 한 인간관계에서의 정리는 '끝'이 아닌 더 좋은 관계를 위한 '시작'이다. 인간관계 정리의 시작은 내 주변 사람 한명한명을 다 끊어내기가 아닌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물건을 정리할 때 꼭 버려야만 정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잘 닦고 잘 가꾸는 것도 필요한 것 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 곁에 있는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일지라도 진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란걸 깨달았다. 그러기위해 나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다만 예전보다는 인간관계에 대한 무거운 짐과 거품은 덜어내고, 조금은 가볍게 살기로 했다.


내 인생의 미니멀리즘을 위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천 년의 역사가 담긴 경주, 핫플레이스로 정복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