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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단비 Apr 24. 2022

아기와 거리 좁히기

단비가 한별이에게 다가갔다.

까칠한 댕댕이 단비는 봄비가 달라붙거나 엄마, 아빠가 안아주는 걸 싫어한다. 다만 엄마의 무릎만은 늘 차지하고 싶어 하는 엄마 껌딱지지만 엄마인 내가 안아줘도 잠깐 안기는 척을 하다가 여코 슬그머니 품에서 빠져나가곤 한다.

과연 단비와 한별이도 가까워질 수 있을까?


단비가 한별이와 지낸지도 백일이 지났다.

그리고 단비와 한별이의 거리도 서서히 좁혀지고 있었다. 처음엔 저만치 떨어져 있거나 침대 위에서 지켜보는 정도였다.

한 달쯤 지났을까, 단비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한별이를 지켜봤다.

그리고는 한별이의 손과 발과 몸이 단비에게 자연스레 닿았지만 단비는 피하지 않고 자리를 지켜주었다.

남편과 나는 백일쯔음, 단비와 한별이가 접촉할 때마다 단비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며 단비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주었다.

한별이와 살이 맞닿는 것 역시 아빠와 엄마가 단비를 만질 때처럼 좋은 감정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한별이의 자그마한 손에 단비의 간식을 쥐어주면 처음엔 먹고 싶은데 어쩔 줄 몰라하며 한별이의 손에 입을 대지 못했다. 하지만 몇 차례 시도한 후엔 한별이의 손에 있는 간식을 꺼내먹고는 손도 핥아 주기 시작했다.

4개월이 지나고 한별이는 제법 허리와 손에 힘이 생겼다. 단비와 같은 몸무게를 찍을 쯔음, 단비를 쓰다듬기도 하고 어느 때엔 손에 힘 조절이 안돼서 단비의 털을 꼬집을 때도 있었다. 놀란 단비는 벌떡 일어나 도망가버리기도 했지만 단비가 알아듣든지, 못 알아듣든지

 "단비야 놀랬지, 한별이가 아가라서 아직 손에 힘 조절이 안돼, 한별이가 단비 좋아서 그런 거야."라고 나름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까칠한 단비는 한별이가 만질 때마다 엄마를 바라보며 어떻게 할지를 물어보는 듯했다.

"괜찮아, 단비야, 아가가 단비 좋데."

단비는 불편한 기색이었지만 한별이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고 한별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이었다.

한별이가 곤히 자고 는데 단비가 한별이 옆으로 가더니 등을 맞대고 자고 있는 게 아닌가

그 후로 단비는 한별이 옆에 누워서 자는 날들이 많아졌다. 단비와 한별이의 거리도 처음보다 제법 많이 가까워졌다.

"단비야, 지금은 단비가 한별이를 보호해줘야 되는 시기지만, 한별이가 조금만 더 크면 단비랑 공놀이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단비랑 신나게 놀아줄 거야, 우리 단비, 한별이 예뻐해 줘서 고맙고 대견해."


오늘도  한별이는 단비의 폭신한 털에 얼굴을 묻고는 부비적 거린다. 단비는 뭐 잊은 거 없냐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는 한별이의 손에 단비의 최애 간식을 담아주었다.  


*강아지 쓰다듬기 tip

> 처음엔 눈으로만 예뻐해주고 천천히 다가가기

> 강아지의 눈높이에서 대화하기

> 강아지가 좋아하는 부위 쓰다듬어주기

: 맨처음 손냄새 맡게해주기=> 귀뒤쪽, 등, 어깨부위나 배를 긁어주듯 살살 만져주기

*** 꼬리와 앞발, 뒷발, 코는 예민한 부위로 주의!!

큰소리로 다가가서나 갑자기 포옹하지 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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