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삶이 흔들리기 시작하다.
얼핏, 2년이 지났다.
2년 전. 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고,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2년 전.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고, 운동을 시작했다.
나를 위한 시간. 오롯이 내 마음과 몸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가면서 기분 나쁜 두근거림은 잦아들었고, 눈물도 서서히 멈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치유되었다.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랐다.
매일 아침. 20년 가까이 반복하는 '매일 아침'인데도, 어느 순간부터는 집을 나서기 위해 대단한 용기를 내야 했다.
모든 준비를 마쳤음에도, 현관문을 나서지 못하고 침대 모서리에 멍하니 걸터앉아 시계만 바라보기 일쑤였다.
한 번, 두 번, 세 번....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심호흡은 부지불식간에 점차 열두 번, 열세 번으로 횟수가 늘었다.
일을 하다가, 길을 걷다가, 그냥 평범한 일상을 이어 가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며 가슴이 답답했다. 목구멍에 돌덩이가 들어앉은 것처럼.
어르신들이 화병에 가슴을 탁탁 치시는 이유가 이거였나 보다. 굳이 알고 싶지는 않았는데...
어느 날에는... 또,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통곡. 2년 전과 같다. 어린아이처럼. 숨을 헐떡거릴 만큼. 몇 시간이나 펑펑 울다가 지쳐 잠든 그날. 우울증이 재발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재발? 아니, 애초에 낫지 않았던 건지도 모르겠다.
무서웠다. 삶이 버거울 때마다, 이렇게 우울증에 빠져야 하는 걸까? 평생을?
나는.... 왜 또 우울할까?
나는 원래 우울한 사람인 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릿속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다.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일들. 사실 별것도 아닌 것을. 그럼에도 가벼이 넘기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다. 치졸하고 나약한 내가 싫다.
겨우 이 정도 일에 무너지다니. 견디고 싶은데, 견딜 수 없다. 나란 인간은 겨우 이 정도인가. 마음이 지옥이다.
"힘들지? 고생했어."
"잘하고 있어. 다른 누구도 더 잘할 수는 없을 거야."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당연한 거야. 자책하지 마."
가족과 동료들의 따뜻한 위로를 받으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나를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가 한심해 보이겠지?'
속이 배배 꼬인 채, 한껏 예민해져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며.
내가. 지금 정상이 아니라는 걸 인정해야 했다.
다시. 상담을 시작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