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이 보던 책
혹시... 있을까?
어느새 삼십 년이 지나버렸다. 우리 애들이 어릴 때 학습만화가 유행이었고 일거양득이라고 만화를 좋아하는 애들에게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득이 되라고 이렇게 학습만화를 사주었던 기억이다. 분명히 1권부터 사주었을 텐데 삼십 년 동안 나의 책 버리기에 걸려들지 않은 건 4편 5편 딱 두 권뿐인 것 같다. 아마도 나 자신도 헷갈리는 사자성어가 꽤 있어 제대로 공부를 해보려고 남겨두었던 것 같다. 만화가 참 재미있으면서도 사자성어의 핵심을 꼭 집어 아주 이해가 쉽게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아, 이 책이 남아있어서 참 좋다. 그러면서 폭풍처럼 드는 후회. 미니멀 라이프를 하겠다고 그 많은 책들을 얼마나 많이 버렸던가. 그러지 말걸. 이렇게 다시 애타게 찾아지는 책이 있지 않을까. 음.
다행히 이 책이 남아있어 좋다. 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맘 가는 대로 맘껏 보고픈 책을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신나는가. 이 책에 있는 사자성어를 하나씩 익혀 가리라. 번호를 붙일까? 아니 번호는 의미 없다. 제목은 무어라 할까? 사자성어가 아무래도 많이 낯이 익다. 그러므로 난 사자성어라고 하련다. 그런데 사자성어, 한자성어, 고사성어 그것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뒤적뒤적 위키백과를 찾아본다.
한자성어(漢字成語) 혹은 고사성어(故事成語)는 비유적인 내용을 담은 함축된 글자로 상황, 감정, 사람의 심리 등을 묘사한 관용구이다. 간단히 성어(成語)라고도 한다. 주로 4글자로 된 것이 많기 때문에 사자성어(四字成語)라 일컬키도 한다. 일상생활이나 글에 많이 사용된다.
오호. 그러니까 한자성어나 고사성어나 사자성어나 거의 같은 말이구먼. 됐다. 난 사자성어로 제목을 하리라.
성어는 대부분 주로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한다. 중국어에만 약 5,000개의 성어가 있으며, 일부 사전은 20,000개 이상의 성어를 나열한다. 한국어권에서 쓰인 속담이 한자성어로도 쓰이는 경우도 있는데, 그 예로 ‘제 논에 물 대기’가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쓰이는 것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 시대의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상을 빗대어 풍자적으로 유행하는 사자성어도 있다.
사자성어 한자성어 할 때 성어는 주로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한다고? 오호. 그렇다면 고사가 무엇일까? 어릴 때 매해 가을이면 엄마가 뒷마당에 가마솥을 내걸고 장작 불로 오래오래 쪄내던 팥시루떡을 고사떡이라고 했던 기억인데 바로 그때의 그 고사인가? 히히 위키백과를 다시 뒤적뒤적
고사(告祀)는 주로 가족의 평안과 재앙의 회피를 빌고 집안의 가호(加護)를 기원하는 일종의 제로서 그 대상은 가내에 거주한다고 믿어지는 신체(神體)이다. 이때 제주는 주부(主婦)가 된다.
됐다. 이제 궁금한 것은 다 풀렸다. 그럼 이제부터 그리운 나의 아들 둘이 어릴 때 읽던 낡은 책을 하루 한 장씩 다시 읽으면서 이 곳에 써서 사자성어를 익히리라. 하하 시험 볼 일 없는데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다. 여고시절 방학 때 사자성어를 가득 외워야만 했었다. 방학 끝나고 한자 시험을 위한 것이었다. 아, 그때 그것이 왜 그렇게 안 외워지고 공부하기 싫던지. 시험이라는 압박감 때문이었을까. 아니 입시에서 없어져서일까.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했다. 그때 그것만 선생님 말씀대로 딸딸 외웠으면 한자실력이 꽤 되었을텐데 말이다. 이젠 시험 걱정도 없겠다 룰루랄라 즐겁게 익히리라. 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