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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자성어

개과천선 改過遷善

by 꽃뜰

고칠 개

허물과 지날 과

옮길 천

착할 선


改過遷善 改過遷善 改過遷善

지난날의 허물을 고쳐 올바르고 착하게 됨.




진 혜제 때 양흠 지방에 주처가 살았다. 동오 파양 태수였던 아버지 주방이 일찍 세상을 떠 가르침과 보살핌을 못 받아서일까 주처는 점점 외곬으로 빠지더니 방탕한 생활을 한다. 몸이 거대한 그는 걸핏하면 사람들을 두들겨 패 마을 사람들은 몹시 두려워한다. 그런 주처가 철이 들며 자신이 얼마나 못되게 살았는가를 깨닫고 지난날 허물을 과감하게 고쳐 새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싫어한다. 참다못해 마을 사람들에게 말한다.


지금 세상이 태평한데 왜 나를 보면 찡그리오?
세 가지 해로움도 제거하지 못했는데 어찌 태평을 논할 수 있겠소!
세 가지 해로움이라니요?
남산에 있는 사나운 호랑이, 장교 아래 있는 교룡. 그리고 주처 자네.
제가 그 세 가지 해로움을 반드시 제거하겠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두 호랑이가 싸우면 하나는 상할 테니 비록 셋은 다 없애지 못해도 한 두 가지 해를 없애는 게 어디인가. 짝짝짝 박수를 치며 주처를 격려한다. 이에 힘을 얻은 주처는 남산에 휘잉 올라가 맹호를 즉시 때려잡는다. 그리고 장교 아래 물속으로 뛰어들어 교룡과 싸움을 벌인다.


그런데 사흘 밤낮이 지나도 안 나타나자 마을 사람들은 그가 교룡에게 잡아먹혔다며 좋아한다. 그러나 주처는 악전고투 끝에 교룡을 죽이고 살아 돌아온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별로 반기지 않는다. 주처는 아직도 마을 사람들이 자기를 미워함을 깨닫고 허물을 고쳐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힌다. 고향을 떠나 동오에 가서 대학자 육기와 육운 두 형제를 만난다.


저는 지난날 나쁜 짓을 많이 했습니다. 착한 사람이 되려 하나 너무 늦은 감이 있어 두렵습니다.
자네는 아직 젊네. 굳은 의지로 지난 허물을 고쳐 착한 사람이 되면 자네의 앞길은 무한하네.


이들의 격려에 힘을 얻은 주처는 뜻을 세워 학문과 품성을 갈고닦아 이 십여 년 후 마침내 유명한 대학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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