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이나 좋지. 남들이 무슨!

by 꽃뜰
올리지 마!


그는 말했다. 나의 글을 최종 감수하는 나의 남편 그는 올리지 말라한다. 공 친 너희들이나 좋지 남들이 무슨! 상관이냐는 거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다. 그렇게 남들이 상관있는 글만 따져서 올린다면 올릴 수 있는 글이 얼마나 될까. 이 글은 이래서 안되고 저 글은 저래서 안되고. 그러다 보면 글쓰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며 자신있게 올릴 수는 더더욱 없으리라. 맞다. 이것은 하나의 기록이다. 이런 걸 올리겠다고? 그런 저런 생각없이 나의 생활의 기록. 그렇게 쓰고 싶은 걸 쓰고 자유롭게 올려야 한다. 매달 라운딩을 할 때마다 써왔는데 이달만 쏙 빠트리라고? 그건 아니지. 하여 그냥 올렸다. 그리고 잤다.


그런데 밤새 남편의 그 말이 떠오르며 뒤척이게 한다. 올리지 마! 너희들이나 좋지. 남들이 무슨! 그런가. 그렇지? 코로나로 힘든 때 나 뭐하는 거지? 이런 걸 글이라고 올리고? 그래. 올리지 말아야해. 그렇게 마음이 뒤죽박죽되어 일어난다. 살짝 거실로 나와 노트북을 켠다. 발행취소를 누를까? 두 명의 라이킷이 있다. 그 뿐이다. 역시 남들은 상관없는 이상한 글인가보다. 남편 말대로 올리지 말 걸 그랬어. 편집으로 누르고 그 글속으로 들어가 이것저것 쓸데없어보이고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을 삭제한다. 그리고 다시 본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발행 취소? 발행 숨김? 일단 그런 걸 누를까?


다시 글을 들여다 본다. 이건 글도 아니다. 뭐냐. 이건 이래서 빼고 저건 저래서 빼고 다 빼고 나니 그렇다. 우리 서클의 이야기는 많은 사진과 함께 밴드에 기록한다. 거기서 일단 다른 사람들도 보는 거니까 인물 사진을 다 빼고 글도 대충 정리하여 브런치에 기록을 남기는 것이다. 왜냐하면 라운딩하면서 그래도 힘들게 찍은 사진들이니까. 이것도 나의 삶의 일부요 기록이니까. 그냥 없애기엔 나의 골프이야기 중 하나인데 아까우니까.


어쨌든 이리 빼고 저리빼고 그것도 이상해 또 들어가 몽땅 빼고 글만으로 하고 사진을 밑으로 작게 모으고 빼고 이리저리 하다보니 갑자기 너무 복잡해진다. 아. 나 지금 모하고 있는 거지? 모르겠다. 이런 글도 있는 것 아닐까? 열심히 찍은 사진을 올리고 싶어서 살짝 멘트를 다는 그런 글도 필요하지않을까? 아, 어떤 글이 필요할까. 그걸 일일이 따져서 어떻게 올려. 그래도 남편의 그 말이 걸린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 이리저리 해보지만 아, 없애기는 아깝고 놔두기엔 자꾸 남편의 말이 걸린다. 올리지 마.


난 왜 남편에게 감수자리를 주어 이 고생일까? 내 멋대로 하지? 그러나 내가 정성껏 글을 쓴 후에 여보~ 올려도 되겠나 봐줘~ 하면 와서 자리잡고 정말 신중하게 꼼꼼하게 읽어주는 그. 오케이 통과! 하면 나도 자신있게 신나서 올린다. 그러나 어째 좀 이상하다. 무언가 주는 게 없어. 강렬함이 없어. 등등 이상하다 지적되면 난 글을 이리저리 고쳐 다시 감수받는다. 글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하면서도 내가 봐달라하면 신중하게 읽어준다. 그래도 여보가 짚어주는 것만 고치면 싹 문제가 해결되던데? 여보는 쪽집게인가봐. 이런 식이었기에 난 그의 내글 감수를 무척 좋아한다. 그는 그러나 내가 올려주는 글만 읽을 줄 알지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나의 브런치로 들어와 모든 나의 글 읽기는 못한다. 하하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어쨌든.


나의 골프 참석기를 읽어보니 정말 형편없기는 하다. 그래도 사진이 아깝다. 매달 하는 기록인데. 그것대로 의미가 있지않을까. 아, 그는 왜 올리지 마! 해서 나로하여금 이렇게 편치 못하게 할까. 안돼. 룰은 깨지라고 있는 거구 나도 가끔은 그의 말에 거역. 그래. 그가 올리지말라했지만 난 올렸다. 없애지않는다. 나의 매달 라운딩 기록이다. 흥! 글을 쓰고 나니 좀 후련하다. 아 그래도 발행취소할까? 그래야 될까? 에잇 모르겠다. 그냥 둔다. 이제 더이상 생각 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