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도착했는데 리무진은 도착 안 했다.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그래도 리무진은 안 온다. 사람들이 조금 더 기다린다. 줄이 길어진다. 그 줄 맨 앞에 꽤 많은 신문이나 책을 분리수거하기 위해 집에서 들고나갈 때나 쓸 것 같은 카트에 제 멋대로 모양의 커다란 박스 세 갠가를 동여맨 좀 나이 든 아줌마인지 젊은 할머니인지가 서있었다. 그 뒤에 역시 바둑판 만한 상과 시커먼 가방을 든 아저씨. 그리고 새 열차에서 내려 잽싸게 합류한 내가 있었다. 그 뒤로 줄줄이 열차에서 내리는 사람들로 길고도 긴 줄이 형성되고 있었다.
드디어 리무진 도착 맨 앞의 그 나이 든 아지메 또는 약간 젊은 할머니가 그 카트를 차 위에 들어 올리느라 낑낑댄다. 그녀 뒤의 아저씨가 남편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전혀 돕지 않는다. 그녀는 낑낑 카트를 들어 올리는데 입구부터 난관이다. 그녀 짐이 너무 커서 버스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녀 뒤에 바둑판같은 밥상 든 아저씨 그 뒤에 나. 아저씨도 서있고 나도 서있다. 줄줄이 내 뒤에도 서 있다. 맨 앞의 나이 든 아주머니 혼자 낑낑 낑낑. 기사님도 보고만 있다. 무거운 가방이 있었고 또 몇 시간 열차 안에서 힘들었고 리무진 기다리느라 피곤도 했기에 나 역시 방관자 되어 그냥 마냥 서서 기다렸다.
모야? 왜 그래? 왜 앞으로 못 나가? 기사님도 그녀 뒤 아저씨도 내 뒤의 버스 타려는 긴 줄의 사람들도 모두 모두 모야? 왜 못타? 그 눈길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 나 역시 그 무리에 섞여있는 게 편했다. 나도 피곤했으므로 또 바로 내 앞이 아니라 앞의 앞이므로 뭇사람들의 대열에 합류해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녀 혼자 왕따랄까 모두에게 불편을 제공하는 불편한 자가 되어있었다.
꼼짝을 못 하니 안 되겠는지 뒤에서 보고만 있던 바둑판같은 밥 상든 아저씨가 자기 짐을 내려놓고 거칠게 그 카트를 들어 두 번째 의자 위에 턱 올려놓는다. 첫 번째 의자는 기사님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무도 앉지 못하도록 사슬 모양의 플라스틱 줄이 쳐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기사님이 소리친다. 너무 시간이 지체되므로 모두가 짜증 나기 일보직전이다. "의자 위에 짐 놓으면 안 돼요. 내려요! 내려요!" 아지메 놀래서 다시 낑낑 "내려요 내려. 아래 실어요." 그 아저씨는 이미 자리에 앉아버렸다. 내 뒤의 사람들이 버스로 올라타기 시작한다.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는다. 그렇게 한 아이 왕따 시키듯 사람들은 몰라라했고 그녀는 리무진 타려는 모든 사람을 짜증 나게 하는 왕따 받아야 할 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얼굴이 벌게져 겨우 의자에서 내린 커다란 박스 세 개가 든 카트를 끌고 내리려 하고 사람들은 줄줄이 올라타고. 아 이건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모두가 하는 그 편한 대열에서 벗어나 미움 털 박힌 사람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뻗기는 힘들기도 하다. 덩달아 왕따 받아야 할 어나더 일인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난 가까운 자리에 나의 무거운 가방을 내던지고 그녀를 돕기 시작한다. "이리요 이리." 난 그녀 카트를 붙들고 올라타는 사람 들을 역행하는 그녀의 보호자 되어 "잠깐만요 잠깐. 이리요 이리." 그녀를 잡아주고 길을 터주려 애쓴다. 버스 안으로 줄줄이 들어오는 사람들로부터 방어하는 자세로 말이다.
그러자 기사님이 이제야 자리에서 일어난다. "감당도 못할 걸 왜 들고 타요?" 소리는 쳤지만 우스개 비슷한 호응의 자세다. 사람들도 길을 터주고 카트를 들어주고 했다. 싸늘했던 눈길이 급 도움의 형태로 바뀌었다 할까? 그 묘한 흐름의 전환을 느낄 수 있었다. 짐을 기사님과 함께 짐칸에 싣고 온 그 나이 든 아지메 또는 젊은 할머니 같은 그녀는 내 옆자리에 덜컥 앉더니 고맙다고 몇 번이고 인사한다. "할메~ 내릴 때 아래 문 열어달라고 하셔. 깜빡하지 말고." 기사님이 웃으며 크게 말한다. 버스 안 모두에게 미소가 번진다. 흐름을 바꾸는 건 단 한 사람이어도 되었다. 그 단 한 사람이 된듯한 이 뿌듯함. 하하
사진 1. 추정자산. 1713만 원
사진 2. 삼성전기. 62만 원 수익중
사진 3. 현대차. 10만 원 손실 중.
5일선이 20일선 위로 올라서도 내려가는 중의 것을 사면 이렇게 좀 더 내려가던데. 그러나 이것저것 따지려면 복잡하니 내가 기억할 건 딱 하나.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5일선이 20일선 위로 올라오니 매수했고 아래로 내려갈 때 매도하면 된다. 그래. 그것만 기억하면 돼. 파이팅!
5일선이 20일선 위에 있으니 내가 걱정할 것도 매매할 것도 없다. 파이팅! 하하
(사진: 꽃 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