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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22. 2022

이천으로 매달 백! 지렁이

주식투자 매매일지

으힉 깜짝이야 지렁이!  난 너무 놀라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땅에 호미질을 하고 있는데 어마어마하게 큰 지렁이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 징그러. 오늘 남편과 나는 해마다 봄이면 열리는 상설 나무시장에 가서 대봉과 사과대추와 왕대추 나무를 사서 심었다. 다양한 나무를 심으려 했으나 이미 나무들이 다 팔려 감나무는 대봉 밖에 남지 않았다. 요즘 너무 추워 나무 심을 엄두도 못 냈는데 봄은 이미 저만치 와있었고 사람들도 여전히 봄맞이 나무 심기에 부지런했던 것이다. 에고 


나무 시장엔 빨간 조끼 입은 나이 든 아저씨들이 나무 관리를 한다. 무언가 직접 나무를 심고 가꾸는 나무 전문가일 듯한 기운이 퐁퐁 풍기는 분들이다. 그러니 나는 그분들께 많은 질문을 한다. 


여기 나무는 크기도 비슷한데 왜 저 안의 것보다 이렇게 많이 비싸요?
그건 마 땅이 있는데 그냥 그 땅 그대로와 집을 다 지을 수 있게 해 놓은 땅 어느 게 더 비싸겠수? 그 차이라 보면 됩니더. 


아하. 크기는 비슷해 보여도 비닐이 쳐진 실내에 있는 건 묘목이고 밖에 있는 건 이미 뿌리를 잘 내려 뿌리 부분을 흙으로 감싸 둔 그대로 심기만 하면 당장 내년부터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는 거란다. 묘목은 적어도 3년은 지나야 열매를 먹을 수 있단다. 그런데 가격 차이가 꽤 크다. 실내의 묘목은 8,000 원인데 밖의 준비가 잘 되었다는 나무는 35,000원이다. 대추를 딱 한 그루씩만 샀기에 망정이지 아주 여러 그루를 샀다면 돈이 제법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감나무를 샀는데 이 감나무는 너무 인기가 있어 밖에 준비 잘 된 감나무는 다 팔려 단 한 그루도 없고 안에 있는 묘목도 단감은 다 팔리고 오로지 대봉만 몇 그루 남아있었다. 게다가 묘목임에도 불구하고 15,000원씩이나 했다. 그래도 감나무가 제일 관리하기 쉽다 하니 네 그루를 샀다. 사과대추냐 그냥 대추냐 왕대추냐도 고민했지만 그냥 본래 대추보다 병충해에 강하게 개량된 거라 하여 나무 심기 초보인 우린 그걸 택했다. 비록 딱 한 그루씩이어도. 


자동차 뒷좌석에 뿌리만 잘 포장된 나무들을 싣고 우리 밭으로 왔다. 일단 삽으로 땅에 깊은 웅덩이를 파고 둥근 나무 밑동을 집어넣고 호미로  흙을 잘 다듬어 끝에 둥글게 둔턱을 만들어 물이 새지 않도록 하고 충분히 물을 주었다. 그것으로 나무 심기는 끝이다. 이제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계곡에서 물 퍼 나르는 것 호미질 등등으로 기진맥진해 집에 왔다. 게다가 날은 또 얼마나 추운지 온 몸을 쪼그라들게 했다. 그래도 몸은 피로에 절어 엉망이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그게 바로 몸을 바삐 움직여 일하는 것의 매력인 것 같다. 




추정자산. 1315만 원. 685만 원 손실 중.

카카오 뱅크. 19만 원 수익중.

LG생활건강. 156만 원 손실 중.

이제 난 어떤 원칙을 근거로 여기서 탈출해야 할까? 길게 음봉이 나와 이제야 정신 차리고 보니 그래도 26프로의 수익을 냈다. 이 정도면 됐다 라는 관점으로? 하하 아니 기왕 낙폭과대라고 들어온 것 일봉에서만 긴 음봉이지 주봉 월봉은 살아있다. 올라가기 위한 굴곡이려니 생각하고 조금 더 지켜보자. 내려간다 해도 전고점 테스트는 한번 하고 내려가지 않을까? 잘 지켜보고 그나마 수익 챙기는 걸 신경 쓰도록 하자. 파이팅!

갈 길이 멀다. 그냥 하염없이 기다려주리라. 힘내라 힘!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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