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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22. 2023

누나, 꼼짝말고 엄마 곁에 있어~

누나, 꼼짝말고 엄마 곁에 있어~ 엄마집에 있다가 캐나다 집으로 돌아가는 남동생은 내게 신신당부한다. 엄마가 너무 섭섭해하신다고. 그러니 누나가 엄마 곁에 꼭 있어달라고. 겸사겸사 서울에 올라온 나는 엄마와 함께 자며 살짝 이야기를 해본다. 엄마, 나 청소도 해드리고 냉장고도 정리해드리고 빨래도 해드리고 그런거 다 해드릴 건데 그런데 내일 중학교 동창들이 모이거든. 일부러 친구들이 나 서울 오는 날로 잡았는데 거기 가면 안되겠지? 엄마 많이 섭섭하잖아. 누나 어디 갈 생각 말고 엄마 곁에 꼭 있으라했거든. 아무래도 가지 말아야겠지? 중학교 동창 방에 엄마 곁에 있어야해서 못가겠다고 톡을 날리기 전에 그래도 미련이 남아 엄마에게 말해본 것이다. 90프로는 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했는데 헉! 엄마의 반응이 전혀 딴판이다. 무슨! 청소는 언제고 할 수 있는 것. 다녀와! 그런 친구들 모임은 꽤 소중한 거란다. 가. 그런 모임에 꼭 참석해. 이 나이들어봐. 함께 늙어가는 친구가 제일 소중해. 가. 꼭 가라. 오홋. 엄마, 나 다녀와도 될까? 그럼. 갔다와. 청소야 그 후에 하면 되지. 그게 모 중요하냐. 꼭 다녀와라. 엄마 혼자 괜찮겠어? 그럼. 엄마 혼자 잘 지내. 꼭 다녀와. 하하 그래서 난 쌩~ 신나게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사진:꽃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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