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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Dec 06. 2023

이쁜 새댁


앗, 어디 계시지? 남편과 나는 너무 깜짝 놀라 후다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없다. 무조건 1층으로 달려라 달려~ 헐레벌떡 내려가 보니 아, 긴 머리 찰랑찰랑 이쁜 새댁 우리 반주자가 그 두 분과 함께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 택시가 아닌 부르미 택시. 타는 것까지도 철저히 기사님께서 안전하게 보조해 주는 택시다. 아, 너무 이쁜 새댁 아닌가. 우리 색소폰 앙상블에는 새로 합류한 시각장애인 두 분이 계시다. 한 분은 나이가 지긋하고 한 분은 꽤 젊다. 체격 좋고 젊은 분이 테너색소폰, 인상 좋고 나이 지긋한 분이 알토색소폰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우린 교회 성가대실에 모여 연습을 하는데 안쪽으로 악기실이라고 조그만 방이 또 있고 그 안에 드럼이며 시끄러운 악기들이 있다. 연습 다 끝나고 멤버 중 한 명이 드럼을 배우는 중이라며 그곳에서 드럼을 쳐 우 몰려들어갈 때 그 두 분을 깜빡했던 것이다. 갈 때 올 때 빼고는 워낙 우리와 잘 어울려 그 두 분이 시각장애인인 것조차 까맣게 잊게 된 이유도 있다. 우아 멋있다. 드럼도 배워볼까? 깔깔대며 쿵작거리다 밖으로 나와보니 그 두 분이 안 계신 것이다. 아이고 어떡하나. 모두 혼비백산하여 찾았다. 우리 모두 드럼방으로 들어갈 때 역시 새로 합류한 반주자가 마침 밖에 있었고 그때 택시가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고 그걸 본 그녀가 제가 모셔드릴까요? 하고는 일층으로 내려왔던 것이다. 흐유~ 안심도 되었지만 그 젊은 새댁이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다. 얼굴도 이쁜데 어쩜 마음까지도~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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