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시 출발

일본여행1

by 꽃뜰

새벽 세시반에 알람을 해놓았다. 서방님들이 일제히 고생이다. 88년생인 작은 아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이니 어느새 20년이 되어간다. 그때 아이들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된 우리는 긴긴 세월 가족같이 정이 들어버렸다. 나에겐 작은 아들이지만 대부분 큰아들이라 내가 나이가 제일 많다. 대빵언니인 나는 그리하여 우리 모임의 영원한 회장이 된다. 일이 힘든 총무는 돌아가면서 한다. 그렇게 맺어진 인연 8명이 함께 여행을 떠난다. 십여 년 전 밤배를 타고 갔던 일본에 다시 가는 거다. 제주도에서 시작한 나의 환갑잔치에 이은 막내의 환갑잔치다. 노트북을 가지고 갈까 말까 망설이다 여행에만 집중하리라 과감히 뺐다. 바지도 두세 개 넣을까 하다 아니 간단히 딱 한 개로 짐을 줄이는 데 애썼다. 10킬로 가방이 넉넉하다. 일본에서 사 올 게 있다. 병아리 만주. 해외 다녀온 선물을 무얼로 해야 하지? 누가 일본 다녀왔다며 병아리 만주라는 것을 함께 모여 커피랑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개개인에게 선물하는 것보다 모두 모였을 때 함께 먹는 걸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깜깜한 새벽 남편이 태화교 아래 김해공항 리무진 타는 곳에 데려다준다. 혹시나 하여 일찍 나왔더니 너무 일찍 도착이다. 새벽 네시 15분 밖에 안되었는데 우아 사람이 많다. 4시 40분 출발 버스라 4시 반까지 만나기로 했더니 우리 팀은 아무도 안 왔다.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8명의 자리를 잡아놓는다. 어서들 와라. 하나 둘 다 모이고 드디어 출발. 불도 꺼준다. 너무 새벽이니 모두 잠을 자라는 이야기 같다.


(사진: 동생 Y)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