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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l 28. 2019

참밸리 C.C. 7월 골프

1960년대 광화문 덕수 국교를 다닌 친구들과~


<덕수 56 골프 2019년 7월 라운딩> 





오늘도 나는 덕수 56 골프에 참여하고자 SRT를 탄다. 평일에도 수서까지 가는 SRT는 전석 매진 사람이 가득가득이다. 마침 남편도 울산 C.C. 에서 공치는 약속이 있어 가는 길에 나를 울산역에 내려준다. 그래서 참 편하게 기차를 탄다.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어떻게든 짐을 줄이고 골프백도 하프백에 아이언은 5,7,9번에 A, S, P만 그리고 드라이버에 3번 우드 5번 우드 7번 우드만. 그리고 퍼터. 기본적으로 신발은 수륙양용 즉 골프장에서도 일반에서도 가능한 평평한 바닥의 골프화를 신고 짐을 아주 간소화한다. 그래야 가볍게 수서역까지 갈 수 있다. 수서역까지만 가면 된다. 윤표가 대기하다 "나왔어!" 하는 신호에 즉각 수서역 앞으로 차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한 번은 윤표, 한 번은 대영이. 한 번은 광윤이, 그렇게  내가 서울 입성할 때 세 명의 기사가 번갈아 해 준다. 그리고 끝나고 일산의 엄마 집에 갈 때는 관종이, 정현이, 광윤이, 시창이가 번갈아 맡아준다. 대영이가 말한다. "혜영인 좋겠네. 기사가 몇 명씩 돼~" 하하 그래서 나도 애들도 막 웃는다. 





오늘은 여름 땡볕이 한창인 7월! 너무 더워서 많이들 꺼리는 라운딩이다.  작년엔 7명 도무지 2조 그것도 4명 3명이었는데 그래도 이번엔 꽉 찬 3조다. 더워서 슬쩍 쉬고도 싶겠지만 그래도 총무님 고생하는 거 봐서 의리상!  씩씩하게들 참여한다. 우리는 일 년 서클이기에 꼭 해야 하는 의무 라운딩이 있기 때문이다. 8월에 빠지기 때문에 7월엔 해야만 한다. 혜원이는 지금 서방님과 함께 홍콩에 있다.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은 이 곳에 있겠죠?" 하는 내 말에 "그러잖아도 문자 왔어." 봉희 언니가 암 그렇고 말고 맞장구치며 혜원이의 마음이 얼마나 이 곳에 있는 지를 그녀의 문자 온 걸로 알려준다. 하하.




짙은 초록의 향연. 소나무도 잔디도 짙은 초록이면서 그야말로 수북수북이다. 네 조 다섯 조 뛰다가 달랑 세조가 되니 이렇게 한가할 수가 없다. 꽉 찬 다섯 조의 북적거림이 살짝 그립기도 하지만 또 꼭 그런 것 만도 아니다. 적은 인원이 주는 격한 친밀감이랄까 하하 다정한 그 무엇이 있다.





'드리'라는 골프장 근처 식당에 들어간다. 참 예쁜 아가씨가 운영하는 그곳은 의외로 아주 깔끔하고 맛있다. 대개 아주 예쁜 아가씨가 하는 곳은 그저 형식적일 뿐 맛은 별로 없었던 기억이기에 이 곳은 참 의외다. 하하 윤표와 대영이와 내가 자리 잡고 황태 해장국을 막 먹으려는 순간 재호가 들어선다. "어서 와. 이리 와." 우리 테이블 한자리 빈 곳으로 잡아끌고 주문하니 웬일일까 금방 재호 것도 나온다.  "먼저 시켰어?"  "아뇨." "모지? 젊은이에 대한 특혜?" 우린 한참 기다렸는데. 그러면서 깔깔 푸하하하. 그냥 만나면 즐거워 별거 아닌 거에도 자꾸자꾸 웃음이 터지는 덕수 56 골프 친구들. 





금방 또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정현이랑 관종이. 밖에서 만나는 우리 식구는 더욱 반갑다. 맛있게도 냠냠 신나게 먹고 윤표 대영이 나의 기사님 관종이 정현이도 기사님 재호도 "누님 누님 제가 뫼시게씀돠"  하는 것 보아 하하 미래 기사님. 그렇다면 기회는 요때닷 계산하려고 일어나니 관종이가 "혜영아 왜!  지난번에 냈잖아. 오늘은 내가 낸다."  하며 나를 저지한다. 그때 등장하는 재호  "이미 냈습니다." "하이고 언제?" "주문하면서 재빨리요." "아, 그래서 밥을 빨리 줬나?" 하하 그래서 우리는 또 한바탕 웃음. 이래저래 웃음바다. 따뜻한 친구들. 나의 기사님 두 분, "제일 먼 곳에 계신 누님이 제일 먼저 오시네요." 재호가 말했듯이 우리 팀은 제일 먼저 도착해 로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그다음 도착한 봉희 언니, 숙경 언니, 회장님 대신 빵을 맡은 숙경 언니는 아침 일찍 워커힐에서 빵을 찾아와 지금 골고루 카트마다 넣어줄 빵을 나누는데 여념이 없다. 4 조인 줄 알았던 숙경 언니는 넉넉히 빵을 준비해와 많이 남는다며 끝나고 엄마 집에 가는 나에게 엄마 드리라고 빵을 몇 개 미리 챙겨주신다. "아내가 챙겨주더라. 친구들 먹으라고." 슬그머니 내게 봉투를 내미는 윤표. SBS 생활의 달인 떡 집에서 사 온 맛있는 인절미와 팥 절편을 카트마다 전한다. 아니 쑥스러워 그것도 못해 내가 카트마다 "윤표 와이프가 준비해준 거야." 하면서 나누어 준다. 하하





오늘은 겨우 3조밖에 안되기 때문에 모두 줄줄이 퀸즈 코스에서 시작한다. 제일 먼저 관종이, 대영이, 윤표, 동언이가 치고 가운데 우리 여성팀 봉희 언니, 숙경 언니, 영림이, 나. 그리고 맨 끝으로 우리를 보호하며 오는 완주, 재하, 정현이, 재호. 회장님이 홍콩 출타 중이라 안계서 군기가 빠진 걸까. 우린 단체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캐디의 재촉에 퀸스 코스로 그 발길을 서두른다. 후다다닥


단체 사진을 못 찍고 출발하기에 나는 보이는 대로 팡팡~ 요기를 보세요~ 한다. 그 바쁜 와중에. 나도 참. 상용이는 분명히 찍지 마! 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활활 불타는 사명감이다. 난 왜 그럴까?  이 무더운 여름에 말이다. 그래도 그 바람에 운전 잘하고 공 잘 치고 애 잘 키우는 감히 애 넷 아빠 정현이의 멋진 사진을 건졌다. 하하





저 꼭대기까지 구비구비 올라갔다 내려오는 라운딩을 우리는 이제  시작한다. 파란 잔디가 그 절정을 이루고 있다. 삐뽀삐뽀~  우리 맨 앞 조가 막 티샷을 하려는 순간 요란하게 달려오는 카트가 있었으니 바로바로 요즘 업무가  바쁜 동언이~ 모두들 달라붙어 그의 채를 꺼내 라운딩  카트에 실어주고  헐레벌떡 서두르는 동언이에게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해."라고  자꾸 말해준다. "모야, 매스컴 타고. 쫌 일찍 다녀!"  헤헤 영림이가 지각생 동언이를 따끔하게 훈육. 푸하하하 단체 사진 못 찍어 카트에 들이밀고~ 완주, 재하, 정현, 재호가 나를 보며 활짝. 우리 덕수 56 골프 세 팀이 나란히 앞뒤로 공을 치니 모두 제각각. 엇둘엇둘  몸도 풀고 어드레스도 해보고 모두들 바빠요 바빠~





쉿! 윤표 티샷!  덕수 모든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어드레스 중.  쉿 쉿 쉿!  그러나 그 쉿 쉿! 이 잘 지켜질 리 없는 덕수 56 골프. 차가 너무 막혀 늦었다는 동언이. 뒤늦게 친구들과 악수 인사하느라 정신없다. 야, 빨리 와 빨리. 우리 단체사진 안 찍었으니 여기서 찍어야 한다고. 그래도 뒷팀이 좀 서둘러 준다. 모여라 모여라 우리 친구들아~ 아, 티샷 하는데 쉿 쉿 조용. 동언이 샷 한다. 조용 빨리 와 빨리. 대충 치고 오셔. 우리는 단체 사진을 찍겠다고 모여서 동언이 빨리 치고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샷 하는 애에게 어서 오라고 소리친다. 하하 우리들 지금 매너 빵점. 





알았어. 알았어. 내 대충 쳤다. 달려라~ 하하 마구 달려오는 동언이. 어서어서. 휙휙 눈썹이 휘날리도록 달려와~ 그리하여 출발 때 못 건진 단체 사진을 도리어 초록의 잔디 위에서 더 멋지게 건진다. 관종이의 우렁찬 목소리 "얘들아~ 단체사진 촬영이야. 어서 모여~" 거기에 자동 빵으로 모여주는 우리 친구들. 다만 '우린 안 찍어.' 숙경 언니와 봉희 언니만이 자꾸 내빼려 한다. 오늘 인구도 적은데 어딜! 아니 되옵니당. 남동생 여동생 우리들이 극구 붙잡아 결국 촬영에 성공한다. 하하 사진 찍는 게 영 못마땅한 봉희 언니. 오늘은 우리 참석자가 너무 적어 빠지면 아니 되옵니당~ 그렇게 밋밋하게만 찍으실 거예요? 쭈빗쭈빗 서 있는 우리에게 예쁜 캐디가 무언가 포즈를 요구, 어떻게 할까. 재하가 손가락 사랑해~ 를 하는데 일괄적으로 안되자 캐디가 파이팅! 하여 우리 모두 파이팅! 주먹을 불끈 쥐고! 하하 저~ 끝에까지 전달이 아니 되었는가, 관종이는 여전히 손가락 사랑해~ 중. 하하





자, 날씨도 괜찮고 초록 잔디는 절정이고 이제 티샷을 모두 마친 제1조 쎄컨 샷을 향해 돌진~ 잘 쳐~ 그래 너희도 잘 쳐~ 파이팅! 있는 대로 구호를 서로서로 외쳐주며 저 멀리 가 있는 공을 향해 달려라 달려~ 우리 제2조는 캐디 언니 지령 따라 엇둘엇둘 준비 체조를 시작하고 제3조 우리 덕수 56 골프는 그러는 우리를 지긋이 미소 지으며 구경하고. 하하 우리는 덕수 덕수 60년대 광화문을 주름잡던 덕수 국민학교 제 56회 동기 동창들이랍니다. 






우아아아아아  딱 한 바퀴만 더 굴렀어도!  숙경 언니가 빵~ 한 샷이 완전 홀인원! 할 뻔. 지난번 윤표보다 더 극적이야. 와우~ 그렇게 잘 붙인 숙경 언니. 줄줄이 봉희 언니도 나도 그린에 안착한다. 볼 세 개가 나란히~ 홀인원 하면 어쩔 뻔했어? 하하 우리는 그래도 너무너무 잘 붙였다고 감탄하며 난 언니 인증숏~ 하기 바쁘고 아니, 사진은 아냐! 여전히 숙경 언니는 도망가기 바쁘고 그래도 불타는 사명감 나는 인증숏을 남기려 이리저리 카메라 들고 설치고 하하




땡그랑~ 가볍게 버디 성공. 앗 그런데 나란히 볼 세 개 중 두 번째에 있던 나도! 땡그랑 언니보다는 꽤 긴 펏이 성공하며 버디! 와우 우리 쌍 버디!  와 아아 아 하이파이브를 신나게 해대며 우린 기뻐한다. 언니, 우리 둘이 버디 했으니 어떡할까? 내가 만원 먼저 줄 테니 너는 나중에 끝나고 팁으로 줘. 아니, 언니 나도 버디 팁 줄래. 주려면 지금 미리 주지모. 그래그래 미리 주는 게 낫다. 해서 우리는 언니~ 요기 쌍 버디 팁! 하면서 캐디에게 2만 원을 건넨다. 캐디는 함박 웃으며 우리들 모자에 옛날 사물놀이패가 쓰던 모자에 깃털까지 달린 어여쁜 것을 달아준다. 언니에겐 빨간 모자 내겐 핑크빛. 하하 그래서 우리들 카트에선 다시 웃음꽃이 활짝. 




영림이는 맛있는 체리를 예쁘게 플라스틱 컵에 담아 와 카트마다 돌리고~ 봉희 언니에게서도 먹거리가 줄줄 나왔으니 맛있는 귤에 자그마한 웨하스까지. 인코스 들어가기 앞 서 우리는 숙경 언니가 준 고급스러운 워커힐 빵에 윤표가 준 생활의 달인이 만든 맛있는 인절미에 영림이 체리에 봉희 언니 귤이랑 웨하스에 그리고 커피까지! 배가 그득하고 먹고 마시며 즐겁게 수다한다. 하하 푸하하하






그렇게 즐겁게 먹고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차례. 캐디가 부른다. 모두들 잘 쳐~ 클럽하우스에서 뒷팀 인사하고 이번엔 밸리코스에서 첫 샷. 빵~ 아 초록 잔디는 그 절정을 이루고. 정말 한여름의 잔디는 기가 막히다. 이 멋진 곳에서 어릴 때 친구들과의 라운딩이라니  아 좋아라 얏호





숏홀에서 우리 팀 싸인 주어 기다리고. 어디 누가 그린에 안착시키나 보자~ 마지막 볼이 그린에 안착. 누구 거? 정현이 볼이다 애넷 아빠 우리 막내 최고~ 하하 지난달에 분명히 시들해져 너무 흉측하던 꽃들이 다시 활짝 피어난다. 그때와 다른 꽃들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다시 예쁜 꽃들의 향연이다. 초록 잔디와 알록달록 꽃들 그리고 파란 하늘과  좋은 친구들  그야말로 소확행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앗 노랑나비가 바로 내 옆에 있는 꽃에. 온갖 곤충들의 짝짓기 계절인가 보다. 나비도 커다란 벌들도 모두 모두 짝짓기 중이다. 너무 많다. 공 위에도 앉는다. 분명 지난달에 시들었었는데 다시 피어나고 있는 꽃. 분명 시들시들 그 꽃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거기에 이름 모를 예쁜 꽃이 더해진다. 여하튼 여름은 꽃과 나무의 계절이다.




길 따라 활짝  피어있는 꽃들. 우리는 꽃길을 걷고 있다. 하하 나무 뒤에 공을 피해 숨어있는 영림이 또 한 송이 꽃이랄까 너무 예뻐 잠깐!  정지시켜놓고 찰칵. 숙경 언니도 너무 예쁘지? 빨리 찍어주라 해서 넵 내가 후다닥 카메라를 들고 하하 회장님이 안 계셔 우리 맹 총무 홀로 너무 바쁘다. 그래도 싱글싱글 웃으며 계산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맹렬한 맹 총무님이시다. 하하



오늘은 좀 특별하다. 도무지 3조밖에 안되기 때문에 항상 두 분단으로 나뉘던 식사자리가  단 한 분단으로 밀착되어 모두 함께 보며 이야기한다. 더욱 특이한 것은 혜원이가 없는 관계로 숙경 언니와 봉희 언니 주류가 운전 때문에 철저히 비주류가 되어 정말 맥주 한 모금도 안 마시고 도리어 영림이랑 내가 시원한 맥주를 한 컵 씩 했다. 하하 주류와 비주류가 완전히 바뀐 날이다. 





아무리 주류가 차 운전 때문에 안 마신다 해도  라운딩 후의 시원한 맥주 한 잔을 포기할 순 없지? 그래서 도착한 시원한 매주. 앗 그런데 오프너가 없다. "아, 누님 이리 주세요." 재호가 맥주병을 들고 폼나게 빵~ 숟가락으로 빵빵 맥주병을 아주 쉽게 잘도 연다. 하하 빵빵 너무 쉽게 병뚜껑 여는 모습에 동언이도 빵! 웃음이 터져 버린다. 하하, 잘하네~ 회장님이 안 계셔서 시상식도 우리의 맹 총무님 홀로 실시. 발표도 홀로. 인사말도 홀로. 회장님 안 계시니 우리 총무 모든 걸 혼자 해야만 한다. 두 분단으로 나뉘지 않고 함께 앉아있으니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가 많다. 참가 인원이 적을 땐 이렇게 소곤소곤 다정한 맛이 있다. 모두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정권 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요렇게 조렇게 오밀조밀 모여 앉아 이야기꽃 활짝. "모든 게 다 잘 풀릴 거야. 덕수 56 기운을 팍팍 받아가니까 말이야." 요즘 갑자기 일이 바빠진 동언이에게 우리는 토닥토닥 하하 격려와 파이팅. "뭐 잘 안되면 돈으로 메꾸면 돼!" 별 일 아니라는 듯 호탕하게 웃어젖히는 동언이. 음하하하 저 기세면 잘 안될 일 하나도 없으리라. 파이팅!!! 드디어 시상식, 대영이가 니어리스트~ 오늘 숙경 언니가 지난번 윤표처럼 무척 가깝게 붙였는데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곳은 니어리스트를 뽑는 홀이 아니었다. 에고~ 롱기스트 재호~ 장타 빵빵~ 지난번에 샷이 무너졌다고 툴툴대더니 모두 엄살이었네~ 



계산하랴 발표하랴 시상하랴 바쁘다 바빠 우리 총무님. 회장님의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그래도 즐겁게 총무님 발표만 기다리는 우리 덕수 56 골프 회원들. 하하 얼굴에는 누구나 방글방글 함박 미소~ 매우 즐거운 거다. 하하

준우승 정현이. 우리 막내. 아이 넷 아빠. 하하 운전을 좋아해 어디고 달려간다는 정현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 곳곳에서 공을 치고 있다. 선배 따라 친구 따라 하하 그래서 항상 상위권. 서먹서먹하게 첫 등장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능숙한 우리 팀이 되어있는 완주. 덕수 56 골프의 완전 선임 폼이다. 여유만만~ "우승! 오 대영~" 하면서 우리 박수도 치고 시상식도 하고 사진 촬영도 했는데... 하하  그런데...


아뿔싸! 이럴 수가. 총무의 실수가 있었으니 이제 우리 나이가 60을 넘어 눈도 가물가물 그러나 캐디가 준 점수표는 글자가 아주 코딱지 크기. 딱 붙어있는 대영이랑 영림이랑 착각. 우승은 영림이었던 것이다. 와우. 영림이도 놀라고 총무님도 놀라고 하하 푸하하하 우리는 웃음을 쏟아내고. 대영이는 맨 처음에 니어리스트를 받았다. 우리 덕수 56 골프는 절대 중복 시상은 안 하고 있다. 니어 이면서 우승이다? 그럴 때는 니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식이다. 그런데 대영이도 총무도 모두 모두 깜빡. 시상식까지 했던 것. 뒤늦게 후다다닥 바로 잡는다. 영림이 우승! 왔다 갔다 한 통에 더 큰 박수를 받는다. 축하축하 영림이 우승! 





끝나고 나왔으나 아직 해가 중천에~ 는 아니지만 아직 환하다. 커피타임을 갖자. 커다란 파라솔 아래 벤치에 모인다. 아직 헤어지기는 너무 일러~ 그러나 오늘은 주류가 주류 아닌 걸. 하하 모두들 정신이 말~짱. 우리에겐 즐거운 용평이 기다리고 있다. "요것 봐. 용평 회비 이렇게 많이 걷혔다. 이 돈을 보셔~ "하하 관종이가 막 돈을 펼치고 자랑한다. 동언이가 용평 회비를 즉석에서 현금으로 준 것이다. 부채표로 쫙 펼쳐서 자랑. 하하 자, 우리 모두 용평 원정을 위하여 파이팅!!! 이젠 절대 신입생 아닌 완주가 베테랑 모습으로 커피잔으로 파이팅을 주도. 우리 모두 커피잔으로 용평 파이팅!!!  하하


"아, 나 쵸코렛 가져왔어." 동언이가 차에서 맛있는 쵸코렛을 들고 와 아쉬움에 헤어지지 못하고 앉아있는 우리들에게 가져왔는데 하하 다 녹았다. '차 트렁크에 두었더니 땡볕에 다 녹는구나. 쵸코렛 트렁크에 두면 안 되는구나.' 중얼중얼 그 동언이를 놓고 "동언아, 인증숏,  쵸코렛과 포즈~ "나의 불타는 사명감. 하하 그 와중에도 얼른 표정 고치고 포즈 멋지게 취해주는 우리 젠틀맨 동언이~


녹았지만 영림이가 착 펼쳐 들고 한 명 한 명 앞으로 다가가니 모두 한 입씩 덥석덥석. 맹 총무는 쵸코렛 먹을 때도 맹렬. 하하 그런데 아무래도 너무 많이 녹아 한 두 개씩만 먹고는 물러난다. "이거 냉동실에 넣으면 고대로인데." 여기서 다시 나의 엄마가 거론되며 "혜영이 엄마 갖다 드려." 해서 남은 걸 내가 들고 간다. 숙경 언니도 나만 보면 엄마 갖다 드리라며 내게 빵을 주고 하하 난 엄마 덕분에 먹을 거 복 터지네~ 하하 

도무지 3조이니 정말 조촐하다. 이렇게 저렇게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떠날 줄을 모른다. "그런데 너희 둘. 재하랑 영림이 모야. 커플 룩이냐? " 뒷모습에 파란 줄무늬 셔츠와 원피스. 짝 맞춰 입은 듯한 모습에 친구들이 막 놀린다. "그래. 영상이 올 때까지 내가 기사님이야." 하하 맞아. 영상이 빨리 합류해야 하는데. 건강하게 잘 회복하고 있겠지? 그럼. 아주 많이 좋아지고 있어. 항상 마무리는 영상이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현이도 영상이도 빨리 와야지~ 어서 와라. 우리가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아쉬운 발걸음을 드디어 떼어 놓는다. 집으로 집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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