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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y 30. 2024

효도  많이 하세요 같이 보고 운동 할 시간은 많아요

'안녕하세요. 우리 총무님 회장님 힘든데 도움이 못되어 죄송합니다. 저는 엄마 눈수술을 받고 홀로 계실 수 없어 제가 모시고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엄마 간호 중입니다. 계속 여기서 간호를 해야 하기에 6월에도 참석이 힘들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두 보고 싶어요. 공치고 싶어요.'


4월에도 참석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엄마 눈 레이저 시술을 해야만 하기에 못 갔고 5월에도 간다고 했다가 엄마 병원 날짜가 그때로 잡히는 바람에 가지 못해 6월엔 미리 못 간다고 했던 것이다. 초등 동창들의 골프서클에 이렇게 글을 올렸더니 답글이 주르륵 올라왔다. 일일이 답을 하면 너무 길어져 단톡방에 쓸데없는 주제로 피해가 될 것 같아 난 그냥 하트모양의 표정으로만 답했다. 모두 그렇게 하트 모양 표정으로 답했는데 딱 하나! 에만은 최고! 표정으로 답했다. 왜냐!


'수술 후 회복 중에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속히 완쾌되어 건강한 모습을 되찾으시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하루속히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님.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머님께서 거뜬하게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엄마와 함께 간호하며 좋은 시간 많이 보내시고 빠른 쾌유를 바라~~'

' 효도하고 있구나! 어머님이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대부분 이런 내용이었는데 딱 하나! 가 나를 뜨끔하게 했기 때문이다.


'효도  많이 하세요 ᆢ^^  같이 보고 운동 할 시간은 많아요'


솔직히 말해 빨리 엄마가 회복돼 어서어서 공치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나 그 애 말대로 엄마와의 시간은 짧을 수 있고 친구들과 운동할 시간은 많을 수 있다. 엄마에게 집중해라. 같이 보고 운동할 시간은 많다는 그 애 말이 나의 가슴에 경종을 울렸다. 그래. 이것도 행운인 게야. 언제 엄마랑 이렇게 가까이 하루종일 보내겠어. 느긋하게 엄마와의 시간을 즐기리라. 하하 파이팅!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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