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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un 16. 2024

자매인가요?

나의 오른손엔 시장 볼 때 가져가는 작은 카트. 왼손엔 엄마의 오른손. 오른손으로 잡는 게 편하시다 하여 언제나 나의 왼팔 왼손은 엄마 차지다. 오늘 저녁은 무얼 해 먹을까? 하다가 가자! 엄마! 시장에 가서 엄마 드시고 싶은 것 골라! 하면서 모시고 나왔던 것이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뚱뚱한 아저씨가 우리를 잡아 끈다. 오늘 서른네 박스나 팔았다며 이동식 좌판에 한 무더기씩 놓고 2,000원이란다. 막아서서 하는데 안 살 수가 없다. 마침 오이도 떨어졌다. 그리고 시장에서 할머니들께 물건 값 깎지 말라하던데. 네네 받아서 카트에 넣는다. 조금 가니 예쁜 아가씨가 또 불러 세운다. 오늘 저녁 반찬으로 딱이에요. 고등어 열기 가자미를 막 튀겨놓았다. 그치. 생선은 먹고 싶은데 냄새는 싫고. 저거 괜찮겠다 엄마. 아가씨도 네네네네 정말 좋아요. 그래서 또 카트에 쏙. 아 양파 떨어졌다. 햇양파도 쏙. 우아 파프리카 저 한 무더기가 오천 원이래. 싸다 해서 또 카트 속에 쏙. 남편이 좋아하는 시금치가 또 한 무더기. 그것도 쏙. 앗. 집에 가서 절이기만 하면 된다는 알타리무가 아주 얌전히 다듬어져 있다. 그래. 알타리김치! 그것도 쏙. 당근도 떨어졌다. 맛있게 생긴 당근도 쏙. 맨 처음 산 생선은 다 찌부러졌겠다. 그래도 이제 카트를 뒤적일 수도 없어. 어쩌자구 이렇게 많이 샀을까? 작은 카트가 미어터질 지경이다. 게다가 무겁기는 얼마나 무거운지  나는 오른팔로 낑낑 카트를 끌고 왼손으론 엄마 손을 꼭 잡고 시장 한가운데를 걸어 이젠 집으로 간다.  바구니 바구니 들고 나온 아지메들이 하는 말. 자매인가요? 하하 같은 초록색 티를 입고 손을 꼭 잡은 모습이 그렇게 보였나 보다. 뒤를 돌아다보며 이야기해 주었다. 엄마예요~ 하하        

                  

(사진: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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