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선생님의 전화다.
92세 울 엄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 오시는 거다.
엄마~ 그대로 목욕탕 가요~
옷을 갈아입고 닦으시려는 엄마를 난
붙들어 세운다.
목욕탕? 정말 가본 지 오래되었는데.
하시면서 무척 좋아하신다.
덜렁 집을 나서려는 나와 달리
목욕탕 간다니 엄만 챙길 게 많으시다.
엄마, 그냥 슬쩍 다녀오자고요.
대충 챙겨서 엄마 손을 단단히 잡고
근처 목욕탕으로 향한다.
남편과 함께 매일 PT를 받던
헬스클럽이 있는 곳이다.
1층은 접수하는 곳
2층은 여탕
3층은 남탕
4층은 헬스장
5층은 주인집.
사장님 사모님과 잘 알았는데
그분이 안 계시다.
그러나 안에 들어가니
여탕을 관리하는 분은
옛날 그분으로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신다.
엄마예요~
연세가?
92세요.
우아. 82세라 해도 안 믿겠네.
하하 점점 아는 분들이 늘어난다.
92세래요.
어마나.
오호호호 들려오는 그 소리에
엄마는 그저
감사합니다~
를 연발하신다.
기분이 무척 좋으실 게다.
조심조심
목욕탕에서 넘어지면 끝이야 엄마.
꼭 10년 만이라는 엄마를
모시고 목욕탕에 다녀왔다.
탕 속에 들어가니
뜨끈뜨끈
아, 너무 좋구나.
우리 매주 토요일은
목욕탕 가는 날 해요
그래. 그러자. 너무 좋다.
혹시 넘어지실까 손을 꼭 잡고
조심조심 겨우 목욕을 마쳤다.
나와서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하는데
곁에 계시던 어르신이 말씀하신다.
친정엄마죠?
네.
그럼 그렇지. 며느리는 그렇게 안 해.
난 딸이 없어.
저도 딸이 없어요.
며느리는 말이야 100개 잘해줘도
딱 1개 말만 조금 잘 못해도 싹 돌아서!
그렇다. 난 딸이 없다.
그리고 난 그냥 엄마에게
하던 대로 하는 건데
곁에서 들 보면서
친정엄마죠?
라고들 한다.
정말 무언가 다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