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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Nov 16. 2024

엄마~ 그대로 목욕탕 가요~

올라갑니다~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전화다. 

92세 울 엄마가 주간보호센터에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 오시는 거다.


엄마~ 그대로 목욕탕 가요~


옷을 갈아입고 닦으시려는 엄마를 난

붙들어 세운다. 


목욕탕? 정말 가본 지 오래되었는데.


하시면서 무척 좋아하신다.

덜렁 집을 나서려는 나와 달리

목욕탕 간다니 엄만 챙길 게 많으시다.


엄마, 그냥 슬쩍 다녀오자고요.


대충 챙겨서 엄마 손을 단단히 잡고

근처 목욕탕으로 향한다.


남편과 함께 매일 PT를 받던

헬스클럽이 있는 곳이다. 


1층은 접수하는 곳

2층은 여탕

3층은 남탕

4층은 헬스장

5층은 주인집.


사장님 사모님과 잘 알았는데

그분이 안 계시다. 


그러나 안에 들어가니

여탕을 관리하는 분은

옛날 그분으로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신다.


엄마예요~


연세가?


92세요.


우아. 82세라 해도 안 믿겠네.


하하 점점 아는 분들이 늘어난다.


92세래요. 

어마나.


오호호호 들려오는 그 소리에

엄마는 그저 


감사합니다~


를 연발하신다.

기분이 무척 좋으실 게다.


조심조심


목욕탕에서 넘어지면 끝이야 엄마.


꼭 10년 만이라는 엄마를

모시고 목욕탕에 다녀왔다. 


탕 속에 들어가니

뜨끈뜨끈


아, 너무 좋구나.


우리 매주 토요일은 

목욕탕 가는 날 해요


그래. 그러자. 너무 좋다.


혹시 넘어지실까 손을 꼭 잡고

조심조심 겨우 목욕을 마쳤다.


나와서 몸을 닦고

머리를 말리고 하는데

곁에 계시던 어르신이 말씀하신다.


친정엄마죠?


네.


그럼 그렇지. 며느리는 그렇게 안 해.

난 딸이 없어.


저도 딸이 없어요.


며느리는 말이야 100개 잘해줘도 

딱 1개 말만 조금 못해도 싹 돌아서!


그렇다. 난 딸이 없다.

그리고 난 그냥 엄마에게 

하던 대로 하는 건데

곁에서 들 보면서 


친정엄마죠? 


라고들 한다. 

정말 무언가 다른 걸까?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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