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

by 꽃뜰


나에게는 4명의 각 나라에 사는 초등 동창 친구가 있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고기 잘 굽는 아이, 시애틀에 있는 사진 잘 찍는 아이, 시카고에 있는 글 잘 쓰는 아이, 서울에 있는 산 잘 타는 아이, 그중에 시카고에 있는 글 잘 쓰는 아이가 글을 써보자는 나의 독려에 가끔 글을 써서 올린다. 난 그 애가 계속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도록 이 곳에 올려서 보여준다. 카톡에 두두두 쓴 글과는 무언가 모양새가 다르니까. 그 애가 오늘 또 톡을 보내왔다. 그래서 나는 또 옮겨온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여러 사람과 마주치면서 살게 되어있다. TV에 가끔 나오는 자연인이 아닌 이상은 말이다. 여러 사람들과 공생하다 보면 좋은 사람. 나쁜 놈. 평범한 사람. 미친놈... 등등을 접하게 되는데 그 기준은 내가 정한 기준에 맞추게 된다. 그런데 그 기준이란 게 아전인수격이 되게 마련이라 이해관계에 얽히게 되면 나는 정당한 피해자고 상대는 사악한 가해자로 몰고 가게 된다.


나 역시도 60년을 조금 넘게 살면서 나름 선하게 살아왔고 지금 이 나이에 고전하는 것도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사악한 인간들 때문이라고 운명을 원망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럼 난 피해만 받고 착하게만 살아왔나? 혹 거꾸로 나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은 없었나 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조심스레 되짚어보니 생각보다는 여러 사람이 떠오른다.


얼핏 생각나는 건 아주 어린 시절(아마 국민학교 4~5학년 때쯤) 사촌동생 수동이와 함께 막 개봉한 영화를 보러 동네 극장에 갔는데 율 부린너. 토니 커티스 주연의 대장 부리바라는 영화였다. 근데 입장료가 올라서 가져간 돈으로는 한 사람만 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돌아와야 했지만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영화라 수동이한테는 나중에 형이 얘기해준다고 하며 집으로 가라고 하곤 나 혼자 영화를 보았다. 발걸음을 돌리며 힘없이 가는 동생의 뒷모습을 보고 맘이 편치 않았지만 난 비겁하게도 혼자만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돌아가던 수동이의 속마음이 어땠을까. 참 나쁜 형이었다. 50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얼굴이 뜨겁다.


그 후에도 군고참시절 딱 한번 후임인 이성진 일병을 구타한 적이 있는데 이유는 구체적으로 생각나지 않지만 나 혼자 괜히 심통이 나서 만만한 이일병을 구타했다. 평소에 친형제처럼 잘 지냈어서 그런지 묵묵히 맞으면서도 무척이나 서운한 눈빛을 띄고 있던 이일병이 생각난다. 제대 후에도 자주 만나고 지금은 대기업 상무로 정년퇴직해 잘살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제일 맘이 안 좋고 따라다니는 건 지금부터 얘기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1부 끝) ㅎㅎㅎ 눈과 마음이 아파서 쉬고 며칠 후 2 부간다.



그리고도 톡에서 계속되는 대화...


이방에 있는 친구들도 본인 때문에 힘들거나 상처 받은 사람들은 없었는가 곱씹어보고 떠오르면 마음으로나마 사과하길... 혹 연락이라도 된다면 카톡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식사. 술 한잔이라도... 병기하고 현일인 서로서로 많이 사라..ㅎㅎ옛써! 푹 쉬고 써라 급할 것 하나도 없으니 2편 기다려지지만 기다리는 기쁨도 있다더라. 현일이가 나에게 5배는 더 사야 될 거다. 네 글 기다릴게.. 수갑아! 그래... 재미있는 얘기가 아니지만 이 세상 모두가 한 번쯤은 짚어봐야 하지 않나 싶다. 2부 얘기는 죽을 때까지 묻고 가고 싶었던 얘기다.. 재미는 없다.. 나만의 너스레니깐..




그렇게 나의 괜찮은 친구들은 이 세상을 열심히 살면서 서로서로 기다려주며 격려해준다. 지구 곳곳에 흩어져 있으면서도. 하하 제2탄까지 기다려서 함께 올릴까 했지만 그 애가 올리는 대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그대로 올린다. 그래야 빨리 2탄 쓰라는 압박도 될 테니까. 하하 세월은 그렇게 오늘도 흘러간다. 아주 재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