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리모델링 이야기 (1. 적산)

금액의 흥정은 '적산'을 알아야 한다.

by 히브랭

적산이란 개념을 몰랐다. 그러다 보니 견적서를 여러 곳에 받아도 비교가 안된다. 비교를 하려 하면 업체마다 항목을 다르게 표현하고 제품명을 애매하게 넣어둔다. 왜 어느 곳엔 철거비용이 이렇게 큰데, 다른 곳은 적을까. 부엌은 한샘/리바트급이라고 쓰여있는데 가격은 또 왜 이렇게 다른가. 화장실은 비슷한 가격인데 타일비용은 왜 별도 표기인가. 기준이 없으니, 견적서끼리 비교할 수가 없다.

(적산이 모든 견적비교의 시작임을 꼬마빌딩 공사를 통해 배웠다.)



적산이란, 쉽게 말하면 우리 집 공사를 위해 어떤 품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혹은 어떤 공정이 들어가는지 기준을 잡는 것이다.

예를 들면

1. 샤시 브랜드가 아니라, 해다 브랜드에 어떤 제품이 들어가는지

2. 바닥 난방공사 공정 비용은 서로 어떻게 다른지

3. 타일이 들어가는 범위와 가격대는 어떻게 다른지 등 모든 항목에 대해 기준을 잡아야 한다.

쉽게 말하면 여러 곳에서 받은 견적서를 내가 만든 기준표대로 가격을 다시 찢어서 비교하는 것이다.



이게 당연해 보이지만, 단순히 견적서를 받아놓고 비교하면 어렵다. 그 이유는

1. 업체마다 표기방법이 다르다. (구분하는 방법이 다르다.)

2. 제품명을 끝까지 안 알려주는 업체도 있다. (걸러야 한다)

3. 인건비, 노무비, 공임비 등 제 멋대로 중복으로 곱해지기도 한다. (어느 업체는 같은 항목에 3번을 곱한다)

4. 끝까지 엑셀로 안 주고 pdf만 주는 업체도 있다. (다 옮겨서 계산했다.)

5. 살면서 큰 리모델링은 대부분 처음이기 때문에 그냥 어렵다.


[예시 - pdf로만, 제품명 다 빼고 준 업체 vs 제품명 모두 기입하고 항목별로 명확하게 쓴 업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기준 잡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는 아래와 같은 스텝으로 했다.


1. 온라인 2곳을 비롯, 총 7곳의 견적을 받았다. 단지 내 4곳, 단지 외 1곳, 인터넷 유명한 곳 2곳

2. 각 견적서를 노려봤다.

3. 주로 가격의 큰 비중이 들어가는 샤시, 부엌, 화장실, 난방 부분을 특히나 노려봤다.

- 샤시브랜드 대리점에 전화해서 제품과 가격대를 대충 익혀뒀다.

- 부엌도 브랜드 업체(와이프 소원이라)를 방문해서 따로 부엌만 견적을 받았다.

4. 계속 노려보다 구역으로 깔끔하게 구분된 한 업체의 기준으로 표를 다시 만들었다.

- 난방, 샤시, 부엌, 화장실, 붙박이장/도어, 도배/바닥, 철거, 타일, 인건비, 기타.

5. 새로운 기준표에 다른 업체 내용을 붙여넣었고, 각 업체에 제품명과 새로운 기준표대로 금액을 기입해 달라 요청했다. (일부는 이 과정에서 거절했다.)

6. 수식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꼼꼼히 봤다. 재료비, 공임비, 노무비 등이 중복 곱해진 곳은 전화해서 이유를 물어봤고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하는 곳도 있었다.




이 적산의 과정이 끝나면 기준점이 명확하게 보인다. 같은 자재를 쓰는 데도 가격이 2천만원씩 차이가 났다. 차이점을 물어보니 자신들은 더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공사한다고 한다. (이건 또 무슨 아름답고 추상적인 답변인지!)

최초계약서가 7.2천~1.1억까지 있었는데, 이 과정을 거쳐 표준을 7.5천으로 잡을 수 있었다. 이 기준점부터 시작으로 흥정을 시작했고 가장 마음에 드는 업체와 6.7천에 계약했다.


※ 적산의 과정은 가격의 흥정 결과 보다,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하게 함으로써 인테리어업체와의 신뢰가 높아졌고, 공사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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