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다. 그 환자가 내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지만. 면역질환이란 쉽게 말하면 몸에 염증이 많다는 뜻이다. 면역체계가 무너져서, 바이러스와 싸워야 할 내 면역들이 쓸데없는 과민반응으로 정상적인 몸을 공격한다. 그 결과 염증이 늘어단다. 그 염증은 몸 곳곳을 돌아다니며 통증을 유발하고, 나처럼 척추로부터 시작되어 척추 뼈를 녹이고 굳게 만든다. (그래서 엑스레이상 통나무처럼, 척추와 척추사이가 녹아 붙어있는 형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은 '약'으로 어느 정도 잡히기 때문에, 정말 다행히도 생활하는데 통증자체가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진통제로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통증은 없다.
다만 매일이 너무 피곤하다. 잠을 부족하게 자거나 과도한 활동을 하면 이겨낼 수가 없다. 5년 전과 지금의 활동에너지를 비교하면 100: 35 정도이다. 100 정도 활동하던 내가 35만 되어도 쓰러질 듯 피곤하다.
피로함은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에 대한 뇌의 반응은 '우울'을 만든다. (책에서 본 내용에 따르면, 뇌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감을 만들어 혼자 있게 만든다고 한다. 이는 혼자 있을 때 안전했던 수만 년 전의 유족민들의 DNA라 한다.)
즉 강직성척추염을 비롯한 많은 면역질환은 곧 '극심한 피로'를 의미한다. 몸에 생기는 에너지가 대부분 몸의 염증과의 싸움에 쓰이고 있고, 그 싸움에서 남은 에너지로 살아가게 된다. 정상적인 사람에 비해 생활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적다고 한다.
극심한 피로 → 짜증 → 우울 → 혼자 있게 함 → 성향에 안 맞음 → 다시 으쌰으쌰 해보려 함 → 하지만 힘이 없음 → 좌절 → 비난 → 우울 →....
모든 질병은 받아들여 인정하는 그 단계에서 분노와 좌절을 반복해서 느낀다고 했는데 내가 딱 그랬다. 에너지가 넘쳐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고, 달리기를 했던 나는 그 모든 것을 하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니, 우울감과 분노의 날들이 늘어났다. 적어도, 그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로 채우기 전까지는.
2. 유전자 검사상, HLA-B27 유전인자가 있는지. (유전인자 있는 사람의 5% 정도만 통증 발생)
3. 피검사상, 혈중 염증 CRP 지수가 높은지 (난,, 정상인의 50배 이상)
난 상기 3가지를 한 번에 클리어하면서, 다행히 확진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덕분에 빠른 약을 찾아 통증은 잡을 수 있었으나, 이미 염증으로 인한 골변형이 많이 진행되어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혈중 염증이 너무 높아 합병증을 항상 조심해야 한.......(크론 합병증 이야기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