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의 봉사시간은 누구를 향해있는가.
장애우 친구들이 치매할머니를 도와드린다면.
13년 입사 후, 입사 전부터 하던 장애우 주일교사 봉사를 계속 했다. 총 5년정도를 매주 친구들을 만나며 주일을 보냈고 우리는 정기적으로 1박2일, 2박3일의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담당하게 된 나는, 기존과 같이 단순히 아이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아쉼움을 느꼈다. (ENTP 특성, 기존 방식을 바꾸고 싶어함)
어떤 컨셉을 할까 고민하던 도중, 1층 만남의 방에 짐을 가지러 가야할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내가 준비하는 아이들과의 여행이 누구를 위한 시간이 되어야하는가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만남의 방에는, 주일프로그램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는 어머님들의 수다와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작 3시간이지만, 그 시간동안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간의 허물없는 대화, 그리고 웃음. 나의 봉사는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믿고 맡긴 그 3시간동안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풀 수 있는 어머님들을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우리의 여행은 아이와 어머님 모두에게 감동이 되어야한다고. 그때부터 나는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어머님들이 감동을 받을까에 집중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무엇을 하던, 봉사자들과 함께라면 즐거워하기때문에!)
역시 생각을 집중하면 보인다는 말이 맞다. 그때 문득 본 기사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님의 인터뷰 기사가 있었고, 본인의 자녀가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살길 바란다는 문장을 봤다. 그때 나는 '아이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머님도 큰 힘을 받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어떤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을까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다보니, 자주 산책하지 못하는 치매할머니가 떠올랐다. 치매할머니들께서는 에너지가 부족하기때문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 그 기운을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소소한 기획을 준비했다.
발달장애 친구들이, 치매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자. 봉사자들을 모아 친구들:치매할머니:봉사자가 1:1:1로 매칭해서 프로그램을 하자. 친구들의 넘치는 에너지로 할머니들과 함께 산책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됨을 보여주자.
실제로 시행됐다. 파주 노인복지시설과 연락이 되어, 아이들과 할머니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이야기를 내가 아는 후원업체들에 연락을 돌렸고, 우리의 여행과 노인복지시설에 도움이 될 식품관련 후원을 끌어냈다. 친구들 25명, 할머니 25명, 봉사자 25명이 함께 하면서 큰 웃음과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친구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사진을 각각 찍어서 바로 인화했다. 그 인화한 곳 뒤에, 노인복지시설에서 보낸 감사의 편지를 붙였다. 이 사진엽서는 여행이 끝난 후, 아이들을 데리러 온 어머니들에게 동영상과 함께 바로 전달됐다. 아이들의 에너지가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었음을 보여드렸다.
여기서 2가지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첫째, 기대한 대로 어머님들께서 크게 기뻐하셨고 일부 어머님은 눈물도 흘리셨다. 둘째, 노인복지센터장과의 전화에서 치매할머니들께서 애들이 있는 시간동안 굉장히 상태가 안정되었었고 확실히 기운을 얻었다는 것이다.
단순한 봉사프로그램이었지만, 조금의 변형을 넣어서 나의 봉사는 누구를 향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그 결과 지금도 생각하면 뿌듯한 그런 경험을 만들었다.
* 당시 프로그램은 기사에도 실렸다. 조직명과 사진이 너무 강조되어있어서, 기사는 생략.
TITLE : 서울시00 장애우 학교, 저희가 받은 사랑, 어르신들과도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