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불안하지 않지만, 나는 불안하다.

지워지지 않기 위한 몸부림

by 도영

AI는 책임지지 않는다.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 말이 누구의 형태를 닮았는지,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 따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쉽게 말한다. “어디서 오긴, 그냥 비슷한 거 아냐?”, “AI가 만든 거니까 AI만의 것이지.”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AI에게 학습시키고 요청하는 것이 이미 ’다른 사람의 작품‘이라는 걸. 우리는 점점, 나를 대신할 존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우고 있다는 걸 잊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경계하고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불안에 떨게 될 테니까.

AI는 불안하지 않다. 불안은 불완전함에서 생긴다. 나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불안’하다. 누군가 내 문장을 가져다 쓰진 않을까. 내가 만든 이야기를, AI가 토막내서 다른 사람 손에 쥐어주진 않을까. 그럴 때, 책임지는 건 아무도 없다. 창작자는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며, 결과물만 떠돌 뿐이다.

그럼 우린 이렇게 무너져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불안하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불안은 나약함을 보여주는 일이 아니다. 지켜내려는 의지다. 내 언어가,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쉽게 소비되고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는 의지.

창작자는 늘 불안을 품고 살아간다. 홀로 키워드를 만들고, 그것을 꾸며나간다. 그리고 바로 그 불안이, 내가 진짜 쓰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AI는 이 감정을 감히 흉내 낼 수 없다.

그렇기에 내가 쓰는 이 글은 하나의 경고다. AI는 불안하지 않지만 나는 불안하다. 그건 우리의 약점이 아니라,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창작자는 그 불안 속에서 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그 불안의 주인에게 ‘책임’과 ‘이름’을 남겨야 한다.

이건 명백한 경고다. 오늘도 누군가의 창작을 가져다 다른 사람에게 학습시키는 누군가에게, 나는 이 글을 띄운다. 창작은 창작자의 것이며, AI는 도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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