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에게 건네는 담담한 숨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안에는 언제나 한 사람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말을 많이 하지도 않고, 앞으로 나서서 세상을 향해 외치지도 않는 존재.
그저 나라는 삶을 묵묵히 따라오며 조금은 떨리고, 조금은 외롭고,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내면의 아이.
그 아이에게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말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늘 '괜찮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잘해야 한다'고 다그쳤고, 어른이 된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것들을 스스로 삼켜왔다.
하지만 오늘은 그 아이에게 잠시 말을 걸어보고 싶다.
조용한 방 한 켠에 앉아 오랫동안 꺼내지 못했던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지나온 모든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기억 속에서 희미하게 남아 있는 상처들도, 말 한마디를 오래 붙잡던 마음도, 사람들 사이에서 조용히 버텼던 날들도, 아무도 몰라주던 노력이 쌓였던 날들도그 아이의 어깨 위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결이었다.
그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었던 그 시간들을 내면 아이는 혼자서 견뎌냈다.
울고 싶을 때도 있었고, 소리 없이 무너질 때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단 한 번도 나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그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줘도 되지 않을까.
“너 정말 잘 살아왔다.”
“지금의 너도 충분히 괜찮다.”
우리는 종종 미래의 나를 걱정하며 지금의 나를 몰아붙이곤 한다.
하지만 사실 미래의 나는 오늘의 아이가 지켜온 힘 위에서 자란다.
그러니 지금의 이 작은 존재를 조금 더 따뜻하게, 조금 더 부드럽게 바라봐도 된다.
내면 아이는 대단한 사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누군가가 “네가 있어줘서 고맙다”라고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그 말 하나를 조용히 건네본다.
“내 안의 아이야, 고맙다. 너 덕분에 나는 여기까지 왔다.”
그 말 그대로가 위로가 되고, 그 말 하나로도 삶의 결이 조금은 풀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내면 아이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나와 함께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