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련은 마음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가능성들을 하나둘씩 깨우는 시간이 되었다.
수요일엔 온라인임에도 불구하고
바카아사나 시도 당시,
"잘했어. 은수." "어때, 되지?"
그 한 마디가 나의 온갖 에너지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분이 들었다.
그 이후로는 바카아사나를 할때마다
머릿속에 타라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바카아사나를 버티는 초 단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일요일 타라선생님의 Mindful Vinyasa 수련에서는
유독 따뜻한 핸즈온을 자주 느꼈다.
그리고 그 손끝 덕분에 닿지 않던 곳에
처음으로 닿아 보곤했다.
내가 내 몸을 ‘여기까지’라고
단정 지었던 경계가, 무심코 먹었던 겁이
그 순간 조금 더 넓어졌다는 것을 느꼈다.
와일드 띵에서 바닥 짚고 다누라아사나로 전환이라니..
이건 분명, 수련 초반의 나는 상상도 못 했다.
이 모든 흐름을 자연스럽게
열어주신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시르사아사나1을 이제야 하기 시작한
나는 시르사2 시도가 내심 두려워서
요가원에서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괜히 실패했을 때 남들에게 피해주는 게 싫은 마음도 크다.
그렇게..시도하는 느낌으로 시늉만 하다가,
수련 후 집에 돌아와서 시르사아사나 2
(트라이팟 헤드스탠드)를 스스로 시도해보았는데…
성공했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고, 무엇보다 그 성공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인 내 자신이 기특했다.
그렇게 또 한 걸음, 내 안의 힘을 믿게 되었다.
금요일 하타시간에는
지은 선생님의 도움으로는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에서
드디어 첫 컴업을 경험했다. 그 순간의 뜨거운 숨과 흔들리는 팔, 그리고 올라온 가슴 위 합장.
분명 내 몸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엔 혼자서도 해낼 수 있을 거란 확신으로,
오늘도 뜨겁고 꾸준히 수련에 나선다.
티티바아사나는 아직 멀었지만
드디어 바닥에서 엉덩이가 들린 날!
작고 진한 성취들이 내 발밑을 다져주고 있다.
몸은 느리지만 정직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그 정직한 몸 위에 매일 진심을 올리다 보면
가능성은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다.
그렇게 수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마다
나의 몸은 항상 땀에 젖고, 마음은
오늘 수련에 대한 평가로 가득차 있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넘어진 끝에 잠깐 일어선 그 한순간이
왜 그렇게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지 모르겠다.
나는 오늘도 매트 위에서 작게 성공했고, 작게 흔들렸다.
그 작은 순간들이 쌓이면, 언젠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다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들뜬 기분은 결국…
비공개 계정을 하나 만들게 했다.
처음엔 요가 실력이 훌륭하지 않아서, 할줄 아는 것도 몇 없는데 담아서 무엇하리..
하는 마음으로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손끝으로 영상을 잘라내고, 배경음악을 얹고,
작은 화면 속에서 오늘의 나를 다시 바라보다보면
낯설지만 기특하고, 서툴지만 조금씩 단단해지는 나.
남에게 보이기 위해 시작한 게 아니라,
내 안에 일어나는 변화가 너무도 소중해서
나조차 놓치고 싶지 않아서 남겨두는 기록.
요가를 사랑한다고,
스승님께 감사하다고 진심을 담아 매일 속으로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