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들께 - 근황 2

by 박쥐마담

공유 작업실이 사무실을 겸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1번 이유는 부가세 환급입니다. 한국에 태어나 월세를 내며 살아본 적은 있습니다만, 그건 20년 전이었고 당시에는 부가세를 내지 않았습니다. 지금 얻은 작업실 월세가 부담스러워 나눠 낼 두 사람을 구했는데, 부가세까지 내야 한다니 그야말로 부담 더블샷이 되었습니다. 하여, 급히 사업자등록을 하고 부가세를 환급받기로 했습니다.


저는 친가를 잃어버린 사람이라 ‘집안 내력’을 말할 때 외가에 기댑니다. 제 외가는 장사꾼 집안이고, 친정 어머님은 음식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셨습니다. 돈과 고객에 대한 감각은 제 무의식 어딘가에 깃들어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그 감각이 발동하곤 합니다. 대안학교에서 시간강사로 다섯 학기 동안 국어를 가르치면서 ‘국어’와 ‘교육’을 재활성화시킨 결과, 내 자식과 내 자식의 친구들, 그리고 동네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무시하기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작업실은 사무실로도 쓰일 예정입니다.


홈택스 사이트에 접속해 사업자 등록 신청을 하다가 사리가 나올 뻔했지만(국세청에 직접 갔으면 30분이면 될 일을, 인터넷 환경과 보안 프로그램 충돌, 그리고 공인인증서 내보내기라는 방해물 3종 세트에 막혀 3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뻘짓’), 90분 만에 개인 사업자 번호를 발급받았습니다. 돈도 많고 인품도 훌륭하신 건물주님을 만나 무료로 전기 공사도 하고, 그 공사를 하러 오신 동네 전기 사장님께서 한 번도 여닫은 적이 없는 화장실 창문을 힘과 기술로 열어주셔서, 모레 잔금을 치르면 저의 ‘글 작업 공간’이 손에 들어 올 예정입니다. 보이지 않는 독자님들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년 동안 글을 쓰면서 목욕, 중2 아들, 의식주에 관해 쓰면서 글을 짓고 싶으나 밥을 짓는 사람으로 사는 저의 정체성이 얼추 정리되었습니다. 집이 감옥이 되었던 대과거가 있었습니다. 그 감옥 탈출을 꿈꿨던 과거도 있었습니다. 집에 머물되 집에 갇히지 않는 상태의 현재 진행이, 집 밖 도보 3분 거리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9월의 새 연재는, 드디어 ‘학교에서의 글쓰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저의 교학상장을 기대해 주시길.


(사진 : 인왕산 일몰.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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