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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끝 Feb 05. 2021

'나'를 잃지 않기 위하여

글을 쓰는 사유에 관하여

저는 마음이 강하지 못하여, 작은 것 하나에도 쉽게 상처를 받고 흔들려 왔어요. 모나지 않게, 둥글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마도 상대방으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으려는 그런 심리가 행동 하나하나에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이죠.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처럼 상처를 받는 게 두려우면서도, 저를 드러내기 위해 계속 글을 쓰고 있어요. 바로 이 공간에요. 상충되는 것들이죠.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은 게 있어요. 앞으로도 글과 글의 간극이 길어질지언정,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진 않을 생각이에요. 이게 저니까요. 글을 쓰지 않는다는 건, 제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요. 강원국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글을 쓰는 이유는 나의 글로써 무엇인가를 움직이고 변화시키고 이루고 이바지하기 위해서다. 적어도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투명인간으로 살기 싫어서다"라고요. 저도 그래요.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어서라도, 모난 말에 상처 받지 않고, 약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그런 것들에 무뎌지고, 중심을 지키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이것은 저를 잃지 않기 위한 행동이기도 해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처절한 몸부림, 앞으로도 늘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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